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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시약 원료 대부분 수입···바이오도 소부장 국산화해야“

분자진단 전문 기업 씨젠의 천종윤 대표이사가 15일 서울 송파구 씨젠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천 대표는 생활검사가 보편화되면 질병 예방과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자진단 검사의 보편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분자진단 전문 기업 씨젠의 천종윤 대표이사가 15일 서울 송파구 씨젠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천 대표는 생활검사가 보편화되면 질병 예방과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자진단 검사의 보편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외국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이 직접 편지나 전화로 “지금 도와주지 않으면 우리 국민 다 죽는다”며 지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요구를 다 들어주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 K바이오를 빛낸 대표주자 씨젠의 천종윤(63) 대표를 3개월 만인 지난달 15일 송파 씨젠 본사 사장실에서 다시 만났다. 2월 말 국내 언론 첫 인터뷰에서 “씨젠의 진단시약은 160종이 넘지만,  다른 건 일단 접고 전직원이 코로나19에만 매달리고 있다. 적자를 각오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생각한다”고 하던 그였다. 

천종윤 씨젠 대표 단독 인터뷰
건강검진처럼 아프기 전 진단검사
코로나 이후 생활진단 시대 올 것

 
당시는 대구를 중심으로 국내 확진자가 977명, 사망자는 11명일 때였다. 씨젠은 국내에서 사용하는 진단키트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었다.  이후 코로나19는 유럽과 미국으로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지난 3월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 진단키트 지원을 부탁하고, 이튿날  문 대통령이 직접 서울 송파 씨젠 본사를 찾아 생산독려를 하면서 씨젠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당시 문 대통령은 씨젠에 이른 시일내로 월 1000만 테스트까지 생산량을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대표는 당시“남들은 부럽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태어나서 이렇게 압박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기자에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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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떤가. 여전히 바쁜가.  
“다르지 않다. 최근까지 2000만 테스트를 생산했다. 그래도 여전히 물량이 달린다. 초기 생산량의 절반을 수출했다면, 이젠 98%가 수출이다. 유럽과 브라질 중심으로 세계 62개국에 보내고 있지만, 주문의 70% 정도만 겨우 공급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확진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브라질로부터 1000만 테스트 주문이 들어왔지만 절반밖에 보내질 못했다. 현재 월 생산규모가 2000만 테스트인데 연말까지 5000테스트까지 늘릴 계획이다.(씨젠은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생산량 늘리기에 애를 쓰고 있다. 본사 옆건물을 새로 임대해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회의실과 창고마저 용도를 바꿔야 했다. 경기도 하남에 토지를 매입해 별도의 생산공장을 세우고 있다. )  
 
예상대로 1분기에 놀라운 실적이 나왔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월등할 듯 하다.  
  "1분기 매출은 3월 한달에 몰려있다, 그것도 그의 국내와 해외가 고루 섞여있다. 4,5월은 거의 다 수출이다. 매출은 액수로 표현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3000만 테스트 이상 수출될 것으로 생각하면, 아마 1분기의 몇배, 굉장히 큰 파격적인 매출이 나올 것이다.  (씨젠의 기록적 성장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4일 밝힌 1분기 영업이익 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매출액은 818억원으로 같은 기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코로나19 특수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2분기(4~6월) 실적은 1분기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덕분에 씨젠의 주가도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 1월 3만원대이던 주가는 최고 14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미국 FDA에 이미 수많은 외국 업체들이 등록돼 있는데 K진단키트가 경쟁력이 있을까. 
“한국 진단키트 기술은 이미 세계적이다. 특히 씨젠은 최근 들어서 4개 유전자까지 동시에 검사하기 시작했다. 바이러스 변이가 자꾸 일어나니 3개만으로도 부족하다. 전세계에서 4개 유전자를 진단하는 곳은 우리뿐이다. 향후 변이가 일어나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
  
 코로나19는 일시적인데, 국내 진단키트업체들의 생산설비가 과잉은 아닐까.
 “업계에서 비슷한 우려를 제기한 적이 있다. 내 판단은 다르다. 코로나19는 신종플루나 사스와 다르다는 걸 목격하고 있지 않나. 확진자가 주춤하더라도 코로나19 검사는 계속될 것이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내 예측이 맞다면 앞으로 검사 수요는 더 많아질 것이다."
 
그렇게 하면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을까. 
 "분자진단의 가장 큰 장점이 조기진단과 정확성이다. 무증상자를 찾아내는 것은 분자진단 밖에 없다. 지금도 조용한 무증상 감염자가 곳곳에 있을 것이다. 이들도 모두 검사받지 않으면 코로나19 재확산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검사체계를 제도적으로 강화해 증상 의심자가 나오면 언제든 주변 사람들을 모두 검사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2차, 3차 대유행이 오더라도, 또 다른 감염증이 돌더라도 물리칠 수 있다. 확진자 한 명 나왔다고 직장을 폐쇄하고 도시를 봉쇄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고 경제도 살릴 수 없다.”
 
 급증하던 K진단키트의 수출이 최근 주춤하다고 들었다.
 “사실이다. 생산량이 급증하다보니, 최근에 원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진단키트 제조사들도 마찬가지다. 시약 원료 핵심은 거의 수입하고 있다. 플라스틱 튜브도 공급받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봉쇄된 곳이 많다 보니 수출도 수입도 힘들다. 기존에 3주 걸리던 게 지금은 두 달 걸린다. 진단키트는 물론 바이오 전체 분야에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국산화가 돼야한다. 그래야 바이오 산업이 미래 한국의 주된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진단키트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자면.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게 됐다. 이번을 계기로 머잖은 미래에 대규모 ‘생활진단’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아니, 열려야 한다. 바이러스뿐 아니라 세균과 기생충도 분자진단키트로 검사할 수 있다. 지금은 증상을 보고 의사가 처방을 하지만, 건강검진처럼 아프기 전에 진단하면 사회적으로도 의료비용이 크게 떨어질 거다. 씨젠은 하반기에 코로나19와 함께 독감 등 17개 호흡기 질병 검사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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