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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이용수 할머니 얘기대로 젊은세대 교류 우리부터 해보자”

이용수. [뉴스1]

이용수. [뉴스1]

“30년 동안 이용당했다”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절규는 단순히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의기억연대만을 겨냥하지 않았다. 과거가 아닌 미래와 맞닿은 화두를 던졌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미래 세대가 더 활발히 교류하며 올바른 역사를 알게 하자는 게 이 할머니가 제시한 새로운 인권운동의 방향이다. “학생들이 귀한 돈과 시간을 쓰지만 (수요)집회는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5월 7일 기자회견)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일본 젊은이들이 한국의 사죄 요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몰라서 그렇다”, 그런 생각을 바꾸려면 “서로 친해져야 속엣말도 할 수 있다”고 했다(5월 25일 기자회견).
 

한·일 대학생 6명에 들어보니

이런 제안이 한·일 간 역사 갈등을 풀기 위한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양국의 젊은이들에게 물었다. 한·중·일 교육부가 주관하는 교류 사업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에 참여, 각기 일본과 한국에서 유학한 여섯 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손수민 (동서대 4년) ’일본 친구와 역사토론 수업, 자료 찾아 연구 좋은 기회“

손수민 (동서대 4년) ’일본 친구와 역사토론 수업, 자료 찾아 연구 좋은 기회“

역사 문제에 대한 양국 젊은이들의 인식 차를 묻자 손수민(22·여·동서대 4년)씨는 일본인 친구들과 함께했던 역사 토론 수업을 예로 들었다. 국적과 관계없이 무작위로 팀을 나눠 일본의 사죄·배상 책임을 두고 찬반 토론을 벌였다. 손씨는 “처음에는 일본이 나쁘고 우리가 피해국인데 왜 일본의 입장에서 주장을 해봐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일본이 사죄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토론을 준비하다 보니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사과한 과거 기록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고 돌아봤다.
 
또 “토론 수업에서 자신이 아는 것과 달라 괴리감을 느끼는 일본 친구도 있었는데, 그 친구들도 토론을 준비하며 한국의 자료를 찾아보고 연구한 게 좋은 기회가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민씨는 “새로운 한·일 관계를 위해 아베 총리가 역사교육에 정말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에다 미쿠 (리쓰메이칸대 2년) ’식민지배 배운 적 별로 없어...상대 역사 알려고 노력해야“

우에다 미쿠 (리쓰메이칸대 2년) ’식민지배 배운 적 별로 없어...상대 역사 알려고 노력해야“

우에다 미쿠(上田未来·20·여·리쓰메이칸대 2년)는 “중·고등학교 때 식민 지배에 대해선 별로 자세히 배운 기억이 없다”고 했다. 그는 “나라마다 각기 다른 역사 인식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하지만 자국 역사뿐 아니라 서로의 역사 인식도 알아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에다는 이 할머니와 관련해선 “뉴스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 할머니 말씀대로 우리도, 우리 이후 세대도 교육을 통해 서로 이해를 깊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한·일 관계가 좋지 않을 때 한국에서 유학해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는데, 실제로 만난 한국 사람들은 모두 착했다. 약간의 인상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제대로 알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현 (동서대 4년) ’위안부 관심 많은 일본 친구, 방한 때 수요집회 참석도“

이승현 (동서대 4년) ’위안부 관심 많은 일본 친구, 방한 때 수요집회 참석도“

이승현(23·여·동서대 4년)씨는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아는 일본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리쓰메이칸대에서 공부할 때 한·중·일 공동수업이 있었는데, 일본인 친구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많이 물었다. 한국에 왔을 땐 수요집회도 참석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제2차 세계대전 등에 대해 일본이 잘못한 것이라고 명확히 인식하는 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승현씨는 “우리와 생각이 다른 친구들도 물론 있다”며 “우리와 똑같이 생각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우리끼리라도 이야기를 많이 하며 바뀌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카 세이야 (고베대 국제대학원 2년) ’금전적 보상으로 갈등 해결, 감정·화해 측면 무시한 것“

오카 세이야 (고베대 국제대학원 2년) ’금전적 보상으로 갈등 해결, 감정·화해 측면 무시한 것“

고려대 국제대학원에서 유학한 오카 세이야(岡清矢·24·고베대 국제대학원 2년)는 일본 젊은이들이 한국의 사죄 요구에 피로감을 느끼는 현상에 대해 “사과란 개념에 대한 인식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전적 보상을 한 것으로 역사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고, 감정이나 화해의 측면은 무시한 것”이라면서다.
 
그는 “한국에서 생활하며 역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역시 어렵다고 느꼈다. 한국 친구와 역사 문제를 화제로 대화하는 것도 망설이게 되고, 역사 문제를 언급하는 게 곧 인식의 대립을 뜻한다고 시사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오카는 “문제는 각기 상정하는 ‘올바른 역사’가 다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방적 이해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인식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교류가 이뤄진다면 역사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담 (고려대 국제대학원 2년) ’일본 학생이 강제징용 논문, 나도 몰랐는데...발표 인상적“

김기담 (고려대 국제대학원 2년) ’일본 학생이 강제징용 논문, 나도 몰랐는데...발표 인상적“

김기담(27·여·고려대 국제대학원 2년)씨는 “친구들끼리도 서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생각을 모르듯이 교류의 경험이 양국 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본 유학 중 경험을 소개했다. “한 일본인 학생이 강제징용 피해 한국인들에 대해 논문을 준비한다고 했다. 같은 한국인인 나도 잘 몰랐던 사실이라 좀 놀랐다. 한국인인 내 앞에서 이런 주제를 발표하는 것 자체가 그 친구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었을 텐데,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기담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본이 한국인에 대한 사증(비자) 발급을 제한하며 일본에 가지 못하고 한국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하루아침에 한·일 관계가 좋아질 순 없겠지만, 이번 같은 경우만 해도 적어도 학업이나 사업을 위한 교류는 예외로 해줄 정도의 배려는 서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마이 코코로(리쓰메이칸대 3년) "역사 문제, 시야 넓혀 타국 입장에서도 봐야"

이마이 코코로(리쓰메이칸대 3년) "역사 문제, 시야 넓혀 타국 입장에서도 봐야"

이마이 코코로(今井志彩ㆍ21ㆍ여ㆍ리쓰메이칸대 3년)는 “이 할머니 말대로 한국과 일본이 서로 이해를 높이려면 사람과 사람이 직접 교류하는 게 필요하다는 걸 한국 유학 생활을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수업할 때 한국의 역사 교과서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일본의 교과서보다 식민지 지배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어 놀랐다”며 “지금도 한ㆍ일 간에 역사 관련 문제는 있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국의 입장에서만 보는 게 아니라 시야를 넓혀 타국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본에는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한국에도 일본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한다. 민간 차원으로 보면 정치적 관계보다는 양국 사이가 양호하다고 생각하고, 이대로 더 친해지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유지혜 국제외교안보에디터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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