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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자율차 이끌 두뇌 비메모리, 한국 점유율은 4%뿐

포스트 코로나 한국 산업의 길 ① 반도체 세계대전 〈하〉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를 놓고 맞붙으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입지가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특허·장비·기술을 사용해야 하고, 중국의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 동시에 미국의 기술을 따라잡아야 하고, 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중 간 신냉전 시대를 맞아 메모리는 ‘반도체 코리아’의 아성을 지키고, 동시에 비메모리로 보폭을 내딛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반도체시장서 비메모리 비중 70%
비메모리는 미국이 기술 장벽 쌓고
메모리는 중국이 턱밑까지 추격
반도체 한번 무너지면 재건 어려워

먼저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매출 기준)은 4183억 달러(약 516조5586억원), 이 중 메모리 반도체가 26.7%(1116억 달러), 비메모리 반도체가 73.3%(3067억 달러)를 차지했다(시장조사업체 가트너). 대략 메모리 30%, 비메모리 70%의 비중이다. 우리는 이 중 30% 시장의 강자일 뿐, 70% 시장의 점유율은 4%에 불과한 도전자다.
  
메모리, 기술전쟁 치열하고 가격 부침 심해
 
한국은 D램과 낸드플래시 위주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44.1%)와 SK하이닉스(29.3%)의 점유율을 합치면 70%가 넘는다. 적어도 메모리 분야에서만큼은 현재 한국을 위협할 나라가 없는 게 분명하다.
 
그러나 비메모리 시장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에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CPU)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디지털 사진기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 등 종류가 다양하다. 비메모리 시장은 이런 제품을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으로 양분된다. 한국은 비메모리 시장 어느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반도체 시장 규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2019년 반도체 시장 규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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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는 미세공정 기술 경쟁이 치열하고 가격의 부침이 심하다. 2018년처럼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폭등해 수퍼 호황을 누리지만 지난해처럼 시장이 침체하면 가격이 급락한다. 지난해 메모리를 앞세운 삼성전자가 64조9000억원(전체 반도체 시장 규모의 약 12%)을 쓸어담았지만, CPU를 앞세운 인텔(매출 약 80조9000억원·15%)에 반도체 기업 1위 자리를 내준 이유다.
 
반면에 설계(팹리스)와 위탁생산(파운드리)으로 양분되는 비메모리는 기술 장벽이 높고 가격도 안정적이다. 비메모리 분야는 5G 통신과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의 등장에 따라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 위주로 형성된 이유는 1970년대 반도체 산업 초기 일본을 따라 메모리에 집중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투자 비용도 많고 기술 장벽이 높은 비메모리에 뛰어들지 못한 결과가 지금까지 이어진다.
 
미·중의 반도체 패권 충돌로 우리의 메모리 1위 입지는 갈수록 불안한 상황이다. 중국이 우선 메모리 반도체 자급자족을 외치며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며 맹추격해 오고 있다. 중국 창신 메모리 테크놀로지(CXMT)가 지난해 상반기에만 D램(8GB DDR4) 생산 자주화를 위해 34조원을 투입한 것이 한 사례다.  
 
또 우리가 도전장을 낸 비메모리 시장에서는 미국이 기술 장벽을 높이고 있다. 미국이 미국 장비나 설계 기술이 담긴 제품의 대중국 수출을 규제하기로 한 것은 기술 장벽의 단적인 사례다.  
 
하지만 비메모리는 한국 반도체가 가야 할 길이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반도체 비전 2030’을 내걸고 2030년까지 10년간 130조원을 투자해 비메모리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포했다. 삼성의 전략은 파운드리 시장을 우선 공략하는 것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중 설계 분야에선 CPU와 AP 설계 1위 기업인 미국 인텔이나 퀄컴을 단번에 따라잡는 게 쉽지 않지만 그나마 파운드리 분야의 경쟁력은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메모리 파운드리 분야선 그나마 경쟁력
 
삼성이 파운드리 시장 공략을 위해선 대만의 TSMC라는 커다란 산을 넘어야 한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올 1분기 삼성의 점유율은 15.9%지만 TSMC는 54.1%로 절반이 훌쩍 넘는다. 삼성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7나노 이하 미세공정 기술에 기대를 걸고 있다. 7나노 기술을 보유한 TSMC의 유일한 경쟁자가 삼성이다.  
 
한국이 반도체 강국 입지를 다지려면 메모리와 비메모리에 대해 균형을 잡고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재 양성은 필수적이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메모리 분야에서 생산능력을 늘리는 초격차 전략을 내세운다면, 비메모리 분야에선 우수한 인재를 많이 길러내 ‘신격차’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는 IT의 기간산업이고 한번 무너지면 재건이 매우 힘들다”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반도체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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