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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97명에 "검사받아" 문자···중대본이 극찬한 학원장의 대응

서울 휘트니스 전웅배 원장이 지난 20일 고3 수강생에게 보낸 문자. ‘접촉자’를 ‘접촉차’ 로 오기한 문자가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준다. [전웅배 원장 제공]

서울 휘트니스 전웅배 원장이 지난 20일 고3 수강생에게 보낸 문자. ‘접촉자’를 ‘접촉차’ 로 오기한 문자가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준다. [전웅배 원장 제공]

 
“선생님 비전프라자 다녀오긴 했는데 무증상이에요. 오늘 수업 가야 할까요?”
 
지난 19일 오후 서울 휘트니스 연수점 전웅배(39) 원장은 수업을 앞두고 수강생 A군(18)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A군은 매주 3차례 이 학원에서 체대 준비 수업을 듣는 학생이었다. 그는 “6일 친구랑 비전프라자 2층의 코인노래방에 갔는데 ‘이곳을 방문했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전 원장에게 말했다. ‘이태원 클럽 발’ 확진자인 학원 강사와의 접촉으로 감염된 수강생이 A군이 다녀간 코인노래방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 원장은 A군에게 “수업에 올 생각하지 말고 바로 보건소로 가서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다음 날 오전 6시쯤 A군의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전 원장의 전화가 울렸다. 미추홀구 보건소였다. 보건소 관계자는 “A군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A군이 다닌 이 학원도 감염 확산 우려가 있으니 접촉자를 빨리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체 문자 보내고, 출석부 파악해 전달

전웅배 원장은 수강생 A군이 확진 판정을 받자 학원 교사들에게도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전웅배 원장 제공]

전웅배 원장은 수강생 A군이 확진 판정을 받자 학원 교사들에게도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전웅배 원장 제공]

 
전 원장은 당황했지만 서둘러 조치에 나섰다. 우선 A군과 같은 시간에 수업을 들었던 고3 학생 97명에게 ‘등교하지 말고 검사를 받으라’는 단체 문자를 4차례에 걸쳐 보냈다. 20일은 전국적으로 고3 학생의 등교수업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전 원장의 머릿속엔 ‘등교 수업 전에 A군과 접촉한 수강생들이 검사를 받게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확진자라는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 ‘학원 내 코로나 접촉자가 있다’고 문자를 보냈다가 ‘다시 확진자가 있다’고 정정 문자를 보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전 원장은 A군이 코인 노래방에 다녀온 이후 학원에 방문했던 7, 9, 12일 수강생 출석부를 신속히 정리했다. 이어 A군과 같은 시간대에 운동했던 학생 90여명과 교사 16명의 명단을 보건 당국에 전달했다. 다행히 전 원장을 포함해 A군의 모든 접촉자가 검체 검사 결과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전 원장은 26일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간 수강생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신속한 조치로 집단감염 막았다”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은 일주일에 3번씩 서울 휘트니스를 찾아 운동을 한다. [전웅배 원장 제공]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은 일주일에 3번씩 서울 휘트니스를 찾아 운동을 한다. [전웅배 원장 제공]

 
전 원장의 신속한 대처가 알려지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은 모범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수강생을 포함해 접촉자들이 검체 검사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한 전 원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도 25일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학교로, 학생들의 감염이 지역사회로 퍼지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 한 분, 한 분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집단 감염을 막은 전 원장의 대처를 언급했다.
 
앞서 인천시 교육청은 20일 오전 A군 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을 통보받고, 총 5개 구 66개 학교의 고3 학생 전부를 귀가 조치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20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은 A군 등이 다니는 학교에는 등교 중지 조치를 했다. 그런데 등교 이후 공개된 확진자 동선이 연수구 등까지 퍼져있어서 선제 대응 차원에서 추가로 귀가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서울 휘트니스 연수점과 비전프라자를 이용한 학생들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자 시 교육청은 논의를 거쳐 25일부터 등교수업을 재개했다. 고광필 공공의료지원단 부단장은 “검사 결과 현재까지 학생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만에 하나 확진자가 일부 발생하더라도 방역 당국에서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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