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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통합당 이대론 만년야당···민주당도 자만하면 훅 간다”

21대 국회에 바란다 - 김영우 의원

김영우 미래통합당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영우 미래통합당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가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다’는 헌법 46조 2항을 늘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중앙일보-국회미래연구원 공동기획]

3선을 끝으로 국회를 떠나는 김영우(53, 포천-가평) 미래통합당 의원은 후배 의원들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로 ‘양심’을 꼽았다. 그는 “현재의 국회는 당 지도부의 지침이나 당론, 또 진영논리 등으로 인해 소신과 양심에 따라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12년간 몸담았던 통합당엔 주로 쓴소리를 했다. 그는 “우리 당 출신 대통령이 두 분이나 감옥에 가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자고 한다. 심판할 자격이 없는 이런 밉상을 누가 찍어주느냐”고 말했다. “물론 나도 그러질 못했으니 누워서 침 뱉기”란 자기반성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몸담았던 20대 국회에 대해 김 의원은 “대화와 타협이 사라진 정치의 포기, 정치의 실종 상태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에선 개원 초부터 여야의 중진의원들이 나서 “막힌 정치를 뚫어주는 ‘신사협정’을 맺으라”고 제안했다. 인터뷰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진행됐다. 국회를 떠날 준비가 끝난 휑한 사무실에서 덥수룩한 머리에 노타이 차림, 면도하지 않은 그와 마주 앉았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지난해 4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선거제 패스트트랙 지정 저지 농성을 벌이는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바닥에 누워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해 4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선거제 패스트트랙 지정 저지 농성을 벌이는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바닥에 누워있다. 김경록 기자

 
20대 국회 어떻게 평가하나.
정치의 포기, 정치의 완전한 실종이었다. 여야가 딱 편을 갈라 ‘내 이야기는 항상 옳고 상대방 이야기는 틀린 것’으로 규정했다. 결국 20대 국회에서 어떤 일이 있었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서로 백여명의 국회의원을 고소·고발했다. 정치가 이렇게 양극화되면 결국 국민도 반으로 나뉜다.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
 
총선에서 국민은 민주당이 아닌 통합당을 심판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고 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을 겪었지만, 이후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세상이 변하고 민심이 변했다. 국민들 마음엔 보수가 법치를 무너뜨리고 국정을 농단한 세력으로 각인돼 있는데, 우리는 ‘문재인 정부 독재 타도’를 외쳤다. 이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세상에 어딨나.
 
통합당의 가장 큰 문제는?
당내 토론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불만이었다. 어떤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선 굉장히 치열하게 토론해야 하는데, 이런 토론을 두고 ‘내부 총질’ ‘배신자’ 등의 프레임을 걸어 암묵적인 입막음을 시킨다. 의원총회도 너무 형식적이다. 본회의 전 30분 동안 여는 의총에서 무슨 열띤 토론이 오가겠나. 그 30분 중에서도 당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 한마디씩 하면 20분은 훌쩍 지나간다. 돌이켜보면 토론은 고사하고 집회만 했다. 나도 12년 동안 정치하면서 우리 당이 더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했어야 한다. 누워서 침 뱉기다.
 
통합당이 회생하려면.
지금처럼 하면 만년 야당을 못 벗어난다. 12년 의정활동하면서 우리 당 이름이 한나라당으로 시작해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계속 간판만 바꿔 달았지, 우리가 파는 음식은 똑같았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면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보기 싫은 사람이 계속 잘못했다고 하면 질린다. 다행히 21대 당선인 가운데 괜찮은 사람들이 제법 들어왔다. 능력 있는 초선에게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김 의원은 국민들이 보기 싫어하는 당내 인사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대신 서울의 김웅(송파갑)·배현진(송파을), 영남의 최형두(창원 마산합포)·박수영(부산 남갑) 당선인을 기대하는 초선 의원으로 꼽았다.
 
2016년 9월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 당론에 맞서 국정감사 출석의사를 밝힌 당시 김영우(새누리당) 국회 국방위원장이 같은 당 의원들로부터 사실상 국방위원장실에서 감금 당했다가 상황이 마무리 된 뒤 위원장실을 떠나고 있다. [중앙포토]

2016년 9월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 당론에 맞서 국정감사 출석의사를 밝힌 당시 김영우(새누리당) 국회 국방위원장이 같은 당 의원들로부터 사실상 국방위원장실에서 감금 당했다가 상황이 마무리 된 뒤 위원장실을 떠나고 있다. [중앙포토]

‘수퍼여당’이 된 민주당에 바라는 모습은.
지금처럼 하면 민주당도 훅 간다. 우리도 ‘수퍼여당’ 해봤다. 의석 숫자로 자신감을 갖는 건 중요하지만, 그 자신감이 자칫 자만으로 빠지는 순간 망하는 길로 간다. 여당이 야당 되고 야당이 여당 되는 건 순식간이다. 정말 한 번에 훅 가기 때문에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쫄딱 망한다.
 
21대 국회는 어떻게 전망하나.
훌륭한 분들이 많이 당선됐지만 양극단의 진영논리가 여전하다. 범여권이 밀어붙인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에 양정숙·윤미향 등 검증되지 않은 인사들이 비례대표로 대거 국회에 입성했다. 또 ‘전사(戰士)’들이 많이 뽑혔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여당과 끌어내려야 한다는 야당의 목소리가 강 대 강으로 부딪칠 것 같아 굉장히 걱정된다.
 
해결 방안이 있을까.
몸싸움도 안 좋지만, 더 기분 나쁜 건 세 치 혀로 상대방을 인격 모독하고 품위를 훼손시키는 일이다. 상처가 더 깊이 남는다. 21대 국회에선 여야 다선 의원 중심으로 모여서 인격모독과 막말을 하지 않도록, 품위 있는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게 서로 신사협정을 맺으시란 부탁을 하고 싶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중앙일보-국회 미래연구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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