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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망신’ FC서울 ‘리얼돌’ 논란, 중징계로 마무리

FC서울이 관중석에 설치한 마네킹. 일부가 성인용품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연합뉴스]

FC서울이 관중석에 설치한 마네킹. 일부가 성인용품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FC서울이 촉발한 ‘리얼돌 논란’이 무거운 징계와 함께 마무리됐다. 전세계가 대한민국 프로스포츠를 주목하는 ‘K스포츠’ 시대에 한국 프로 구단의 역할과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일깨운 해프닝이다.

관중석에 리얼돌 배치했다 철거
외신 "관중석에 리얼돌? 기괴해"
제재금 1억원, 역대 최고액 부과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광주FC의 K리그1(1부리그) 경기를 앞두고 서울 구단이 관중석에 가져다 놓은 마네킹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경기에 앞서 서울은 “N석(경기장 북측)에 사람의 모습과 거의 일치하는 ‘리얼 마네킹’ 20여 개를 설치해 다양한 응원 현수막과 함께 마치 서포터즈가 진짜 응원을 펼치는 듯한 모습을 만든다”고 홍보했다.
 
FC서울이 관중석에 설치한 마네킹. 일부가 성인용품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연합뉴스]

FC서울이 관중석에 설치한 마네킹. 일부가 성인용품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연합뉴스]

 
현장의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해당 마네킹이 착용한 머리띠와 티셔츠, 손에 든 응원 피켓에 성인용품 판매사의 이름과 제품명이 노출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더불어 일부 팬들이 “경기장에 등장한 마네킹의 몸매가 과하게 부각된 게 부자연스럽다. 리얼돌을 갖다놓은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자 서울은 전반전을 마친 뒤 서둘러 마네킹을 치웠다.
 
의혹은 사실이었다. 관중석에 등장한 마네킹 30개 중 10개가 성인용품이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대해 마네킹 제작 업체는 “마네킹 중 일부는 성인용품사에 납품했다 되돌려받은 제품이 맞다. 관중석에 더 많은 마네킹을 설치하면 보기 좋을 것 같아 함께 가져다놨다. 모든 제품에 의상을 입혔기 때문에 외형은 리얼 마네킹과 다를 바 없다”고 변명했다.
 
성인용품이 프로스포츠 경기장 관중석을 ‘점령’한 사건을 두고 전 세계 축구팬들이 조소를 보냈다. 영국 더 선은 “FC서울이 미성년자가 이용할 수 없는 리얼돌을 관중석에 놔뒀다가 황급히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야후스포츠는 “관중을 마네킹으로 대체하려는 K리그의 기괴한 발상이 리얼돌을 관중석에 설치하는 무리수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K리그가 전세계 37개국에 생중계 되며 글로벌 콘텐트로 떠오른 상황인 만큼, ‘리얼돌 해프닝’이 세계적으로 이슈가 됐다.
 
이종권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이 FC서울에 대해 제재금 1억원 징계가 내려진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이종권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이 FC서울에 대해 제재금 1억원 징계가 내려진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안팎의 징계가 이어졌다. 서울 구단은 자체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업무 책임자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했다. 20일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긴급 상벌위원회를 열고 서울에 제재금 1억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지난 2016년 전북 현대가 심판을 매수한 사건에 대한 징계(제재금 1억원+승점 9점 감점)와 같은 액수다. 승부조작에 맞먹을 정도로 K리그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건으로 판단한 결과다.
 
연맹은 “서울 구단이 리얼돌을 고의로 관중석에 배치한 게 아니라는 점은 확인했지만, 성인용품일 가능성에 대해 확인을 게을리 한 책임이 인정된다”고  중징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리얼돌은 이미 지난해부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성상품화의 매개체로 우리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성을 도구화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는 비판과 국민적인 우려가 함께 모아지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리얼돌 수입을 허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시위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리얼돌 수입을 허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시위하고 있다. [뉴스1]

 
연맹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함께 호흡해야 할 프로스포츠 구단이 리얼돌의 정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이를 경기장에 전시한 것은, 설사 고의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있어서는 안될 행위”라고 꼬집었다.
 
FC서울은 마네킹 제공 업체에 대해 법적 조치에 나섰다. 구단 관계자는 “해당 업체가 마네킹 뿐만 아니라 리얼돌도 생산한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해 여러 차례 확인했고 주의도 줬다. 업체 대표가 ‘경기장에는 백화점 납품용 프리미엄 마네킹만 가져올 예정이니 걱정말라’고 거듭 강조해 믿었던 게 잘못이었다. 결과적으로 구단과 K리그 팬들을 기망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해당 업체를 부당 이득과 사기,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말했다.
 
관련 논란은 성상품화 논란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사단법인 한국 여성의 전화는 21일 논평을 내고 “관중석 마네킹 대부분(30개 중 28개)을 여성으로, 심지어 일부를 ‘리얼돌’로 구성해 세워둔 FC서울은 여성 팬들을 어떤 존재로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여성에 대한 멸시와 모욕을 ‘재미있는 요소’로 만들고자 했다는 변명을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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