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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환경 두마리 토끼"···당정청 힘 쏟는 '그린 뉴딜' 실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그린뉴딜'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그린뉴딜'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정의 키워드는 ‘그린 뉴딜’(Green New Deal)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요즘 그린 뉴딜이 화두”라며 4개 부처에게 관련 사업 보고를 지시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김태년 원내대표가 “(그린 뉴딜은) 경제와 환경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전략으로 21대 국회에서 그린 뉴딜을 힘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당·정·청이 모두 그린 뉴딜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아직 그린 뉴딜의 실체는 모호한 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13일 “그린 뉴딜이라는 것은 저탄소 경제를 뜻하는 것은 분명하다”는 수준으로만 설명했다. 20일엔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개념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차이점으로는 디지털화와 성장보다는 지속가능성에 찍힌 방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이 발표되기 전이어서 그린 뉴딜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미국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가운데)이 그린뉴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

미국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가운데)이 그린뉴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

금융위기 극복 위해 제안된 개념

그린 뉴딜이라는 개념이 처음 언급된 건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7년이다. 당시 기후변화 문제와 함께 경제 위기의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등장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책 『코드 그린』으로 대중에게도 그린 뉴딜이 알려졌는데, 프리드먼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뉴딜을 통해 대공황을 타개한 것처럼 21세기에는 깨끗한 에너지산업에 투자해 경제를 부흥하자고 제안했다.
 
2009년엔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글로벌 그린 뉴딜’이라는 정책 보고서가 공식 발표됐다. 유엔환경계획은 보고서의 목적을 “2008년 글로벌 위기(연료·음식·금융)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밝히며 각국 정부에게 재정의 상당 부분을 녹색 산업에 할당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면서 정책 목표를 ①경제 회복 ②빈곤 타파 ③탄소 배출과 생태계 파괴 감소로 제시했다. 요약하면 녹색 산업에 투자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자는 주장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12년 5월 10일 오전 서을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2012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명박 대통령이 2012년 5월 10일 오전 서을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2012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오바마, 그린 뉴딜을 일자리 창출 도구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유엔환경계획의 권고를 정책적으로 실현했다. 그는 2009년 ‘미국 경기 회복과 재투자법’에 서명했는데, 거기엔 경기부양책으로 7870억 달러를 풀고 그 중 12%를 녹색산업에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녹색산업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도 폈다. 대체연료 설비와 전기차에 대한 세제 혜택을 크게 늘렸는데, 이때 전기차 생산 기업 테슬라 모터스도 빠르게 성장했다.  
 
오바마 정부는 특히 그린 뉴딜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에도 관심이 있었다. 2009년 가정집의 단열을 강화하는 등의 내후화사업을 진행했는데 여기에 들어간 비용이 50억 달러였다. 미국 에너지국(DOE)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업으로 창출된 일자리가 8500개였다. 2017년 기준 저탄소 배출 발전과 에너지효율 관련 산업에 고용된 미국인 수는 각각 80만명, 225만명에 달했다.
 
국토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바마 정부는 프리드먼이 그린 뉴딜 성공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제시한 정부규제와 가격정책에 따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재생가능 에너지와 전기차 산업을 육성했다”며 “오바마 정부 기간 석탄발전이 2008년 48%에서 2016년 30%로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박진희 정의당 그린뉴딜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9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그린뉴딜경제위원회 발족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진희 위원장은 "그린뉴딜경제는 밑으로부터의 참여 민주주의, 성숙한 에코시민의 사회연대라는 정의로운 전환 원칙에 따라 수립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박진희 정의당 그린뉴딜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9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그린뉴딜경제위원회 발족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진희 위원장은 "그린뉴딜경제는 밑으로부터의 참여 민주주의, 성숙한 에코시민의 사회연대라는 정의로운 전환 원칙에 따라 수립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정의로운 전환”

미국의 오바마 정부와 한국의 이명박 정부는 그린 뉴딜 정책을 추진하면서 탄소배출 감소라는 환경 목표와 함께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목표에 집중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그린 뉴딜은 그 자체로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그린 뉴딜을 내놓은 이유가 일자리 창출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린 뉴딜을 다룬 많은 보고서는 그린 뉴딜의 3대 지향 목표로 온실가스 감축, 일자리 창출과 함께 사회 불평등 해소라는 사회적 목표도 언급하고 있다. 진보 진영에선 그린 뉴딜 정책의 혜택이 신에너지 개발을 할 만큼 자본력이 큰 대기업에 주로 쏠릴 것을 우려한다. 전기차 등 그린 뉴딜의 결과물이 부유층에게 독점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때문에 그린 뉴딜이 사회 불평등을 오히려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녹색산업으로의 구조적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업은 이미 현실화된 문제다. 기존 탄소 중심 산업에서 일하던 이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독일은 2018년 ‘탈탄소위원회’를 구성해 석탄발전소를 줄이면서 타격을 입는 석탄광산 노동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과정을 거쳤다. 진보 진영은 이를 ‘정의로운 전환’이라고 부르며 그린 뉴딜 정책에는 ‘정의로운 전환’ 예산이 필수적으로 배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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