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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 29일까지 합당 결의…정상화 시동 건 통합당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내정자(왼쪽)가 22일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오른쪽)와 면담하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내정자(왼쪽)가 22일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오른쪽)와 면담하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이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때까지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당을 운영하기로 22일 결정했다. 이날 열린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다. 진통을 겪던 미래한국당과의 합당도 이달 중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총선 패배 후 37일 만에 당 내부 정비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주호영, 당선인들 잇단 물밑 설득
‘내년 4월 재보선까지’ 압도적 찬성
다음주 상임전국위 의결만 남아
통합 압박에 한국당 지도부 투항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워크숍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박사를 내년 재보궐 선거 때까지 비대위원장으로 모시기로 압도적 찬성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결정은 찬반 표결을 통해 이뤄졌다. 우선 주 원내대표가 지금까지 진행 상황을 설명한 뒤 당선인 8명이 찬반 및 절충안을 두고 토론을 벌였다. 토론에선 “임기를 연말까지로 하자” “비대위 대신 의원 선수별로 대표를 뽑아 원탁회의를 구성하고 천막당사를 운영하자”는 등의 아이디어도 제시됐다고 한다.
 
하지만 표결은 ‘재보궐 선거가 예정된 내년 4월 7일까지 김종인 비대위를 운영하는 것에 대한 찬반’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찬성이 압도적이었다. 한 참석자는 “찬반을 각각 나눠 투표 용지를 쌓았는데 두께가 한눈에 봐도 크게 차이가 날 정도로 찬성이 많았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와 김 내정자의 사전 협의도 있었다고 한다. 복수의 참석자는 “표결에 앞서 주 원내대표가 ‘임기를 내년 3월 말까지로 연장할 경우 김 내정자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당선인들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임기의 경우 3월 31일까지로 정하면 재보궐 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비대위 임기가 끝나게 되므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4월 7일까지로 변경해 표결했다.
 
압도적 찬성 배경에는 주 원내대표의 적극적인 물밑 조율이 있었다고 한다. 한 당선인은 “주 원내대표는 당초 ‘연말까지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구상이었는데 연말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후 주 원내대표가 내년 3월 말 안을 들고 당선인들과 선수별로 식사하며 사전 설득에 나섰고 그 결과 압도적 찬성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은 관문은 앞서 한 차례 무산됐던 상임전국위원회다. 현재 당헌에 8월까지로 돼있는 비대위 임기를 늘리려면 상임전국위에서 당헌을 개정해야 한다. 통합당은 다음주 중 상임전국위를 다시 소집해 비대위 임기 연장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미래한국당과의 통합도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한국당 지도부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오는 29일까지 통합당과 합당할 것을 결의하면서다. 원유철 한국당 대표의 임기 연장을 위해 열기로 했던 26일 임시 전당대회도 취소했다. 통합을 압박하는 당 안팎의 여론에 당 지도부가 사면초가에 몰리면서 사실상 ‘백기 투항’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부터 긴박하게 움직였다. 원 대표는 국회에서 당 소속 비례대표 당선인들과 2시간가량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당선인 대다수는 29일까지 합당해야 한다는 뜻을 원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원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현역 의원들과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나눈 뒤 최고위를 열었다. 최고위는 29일까지 합당할 것을 결의하고 26일 전당대회를 취소하는 대신 현역 의원 및 당선인 합동 연석회의를 개최한다는 두 가지 결론에 합의했다. 당대표 임기를 8월 말까지로 연장하기 위해 예고됐던 전당대회가 취소되면서 원 대표 임기도 29일 종료된다.
 
한국당 지도부는 전날까지만 해도 ‘조속한 합당’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지난 21일 통합당 당선인 워크숍을 찾은 김기선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통합당 당선인들 앞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그 증거인 한국당이 사라지면 안 된다”며 “9월 전까지는 합당이 어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같은 날 염동열 한국당 사무총장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9일까지 합당은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한국당 지도부 입장이 급선회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선 당 지도부에 대한 당내 반발이 가장 큰 원인이란 시각이 많다. 한국당 당선인들은 지난 21일 모여 “29일까지 합당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당시 일부 비례대표 당선인이 ‘합당 반대파’로 분류된 정운천 의원에게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러면서 결국 정 의원도 ‘29일 전 합당’에 동의했다고 한다. 84명의 통합당 당선인들도 같은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고, 한국당 사무처 당직자들도 업무를 전면 거부하며 통합당과의 조속한 합당에 힘을 보탰다.
 
합당 지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한 데다 집권 여당도 통합당과 한국당의 통합을 강하게 압박해 들어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꼼수 위성정당에 불과한 한국당과는 어떠한 협상도 없을 것”이라며 21대 원 구성 협상에서 한국당을 배제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다만 통합당 내에선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한국당 최고위가 ‘29일 합당’을 결의하긴 했지만 “전당대회 대신 현역 의원 및 당선인 합동 연석회의를 개최해 총의를 모아 결의한다”는 단서를 달았다는 점에서다. 원 대표도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29일 합당을 결의한다는 건 쉽게 말해 ‘추진한다’는 것”이라며 “절차적으로 계속 구성원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다. 이런 절차를 거쳐 26일 합당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정민·김기정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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