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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집유' 지적한 법조계 "선의로 받으면 감경? 납득안돼"

하늘색 수의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재판장에 들어선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1심 재판부로부터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12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지 5개월여 만에 유죄 판결을 받은 채 석방됐다. 법조계 일각에선 "뇌물액수에 비해 형량이 적다"는 분석도 나왔다.
구속되기 전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 사진 공동취재단

구속되기 전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 사진 공동취재단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22일 뇌물수수·수뢰후부정처사·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벌금 9000만원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추징금 4221만2224원도 부과했다. 검찰이 지난달 22일 유 전 부시장에 대해 구형한 형량은 징역 5년이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과 부산시 경제부시장 시절인 지난 2010~2018년 금융업체 대표 등 4명에게서 4956만원 어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유 전 부시장이 대통령 전화를 "재인이 형"이라고 부르며 받았던 사이란 건 금융권, 관가에 많이 알려진 얘기다.
 

직무 관련성·대가성 있지만 "친분 가능성도"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의 금품 수수 행위에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이 금품 공여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서로 이동할 수 있고 해당 부서 공무원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며 직무 관련성을 인정했다. 또 "금품 공여자들에 대한 대가성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검찰이 유 전 부시장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해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검찰이 유 전 부시장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해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금품 공여자에게 표창장을 준 혐의(수뢰후부정처사 혐의 등)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친동생 취업 청탁과 아들 인턴십 수수 혐의 역시 "이익이 확실치 않다"며 무죄로 봤다.
 
이날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과 공여자들의 사이에 사적 친분도 이익 수수의 큰 이유"라며 집행유예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처음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의 뇌물범죄가 공무원 직무 행위의 불가매수성(공무원의 직무행위를 돈으로 매수해선 안 된다는 것)을 침해해 책임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다만 유 전 부시장으로서는 사적인 친분이 있는 공여자들에게 선의로 금품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개별 뇌물 액수가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유 전 부시장이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다는 점이 유 시장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가중처벌 사유는 빠졌다" 법조계 일각 지적

법조계 일각에서는 "일반 뇌물죄 사건보다 형량이 적게 나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가중처벌 사유보다는 감경 사유에 치중한 판결"이라며 "양형기준에 따르면 3~5년 정도의 유기징역인 뇌물 액수가 인정됐는데 1년 6개월이 된 것은 두 번이나 감경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 전 부시장의 감경 사유인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은 판결에 포함했지만, 가중처벌 사유인 3급 이상 공무원인 점, 반성의 모습이 없는 점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감경 사유 역시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뇌물은 당연히 호의로 주는 것"이라며 "친분이 없는 사람에게 어떻게 뇌물을 줄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뇌물 수수 건별 액수가 적더라도 2년 이상 장기간 수수한 점은 오히려 가중처벌 사유"라고 덧붙였다.
서울동부지법. 연합뉴스

서울동부지법. 연합뉴스

유재수 측 "항소할 것"  

 
유재수 측 변호인은 선고 이후 취재진과 만나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유죄 부분에 대해 유 전 시장 본인과 논의한 뒤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금품 수수에 대가성이 없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유 전 부시장은 재판장에서 “서로 정을 주고받았던 것이 이렇게 큰 오해로 번졌다”며 “특정인에게 이익이 될 만한 부정행위를 하거나 그 대가로 이익을 준 사실은 없다”고 진술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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