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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에 접어든 혼성그룹, 유재석의 미션은 성공할 수 있을까?

놀면뭐하니

놀면뭐하니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꺼내 든 새 프로젝트는 혼성그룹의 결성이다. 이미 ‘유산슬’이라는 부캐(부캐릭터)로 가요(트로트)계에서 재미를 봤던 유재석을 중심으로 혼성그룹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가요계에서 혼성그룹이 빙하기를 맞이한 탓이다. 

 
한때 가요계에서 차지하는 혼성그룹의 위상은 지금과 매우 달랐다. 특히 대중가요가 황금기를 맞이했던 1990년대는 혼성그룹의 전성기였다. 특히 ‘X세대’ 담론이 절정에 달했던 1994년에는 마로니에(‘칵테일 사랑’), 투투(‘일과 이분의 일’), 룰라(‘비밀은 없어’) 등이 김건모나 신승훈 같은 거물과 경쟁하며 가요순위 정상을 차지했다. 룰라와 투투는 이 해 막 데뷔한 신인이었다. 이외에도 쿨, 잼(ZAM), 자자, 영턱스클럽, 코요태 등이 현재의 K팝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가요계의 한 축을 이뤘다.
 
M21(KMTV의 전신)'총출동! 우리는 신세대'에서 MC를 보고 있는 룰라의 모습 [중앙포토]

M21(KMTV의 전신)'총출동! 우리는 신세대'에서 MC를 보고 있는 룰라의 모습 [중앙포토]

하지만 한 세대가 지난 지금 혼성그룹은 사실상 멸종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악동뮤지션이나 어반 자카파 등 남녀로 구성된 그룹이 활동하지만 팬덤문화와 거리를 둔 이들을 과거의 혼성그룹과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다수다. 각 기획사에서는 남성 혹은 여성 등 동일 성별로 구성된 보이그룹이나 걸그룹을 잇달아 내놓는 반면 과거 룰라처럼 남녀가 섞인 혼성그룹을 만들지 않고 있다. 실제로 SMㆍJYPㆍYG 등 주요 기획사 관계자들은 혼성그룹 구성 계획에 하나같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왜 혼성그룹이 어려워졌을까.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은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지난해 10월 개설된 유튜브 채널 '어게인 가요톱 10'의 한 장면. 1994년 6월 출연한 듀오 투투의 ‘일과 이분의일’ 방송 동영상으로 조회수 419만회를 기록 중이다. [사진 유튜브 캡처]

지난해 10월 개설된 유튜브 채널 '어게인 가요톱 10'의 한 장면. 1994년 6월 출연한 듀오 투투의 ‘일과 이분의일’ 방송 동영상으로 조회수 419만회를 기록 중이다. [사진 유튜브 캡처]

①팬덤 문화의 변화=가장 큰 요인은 과거와 달라진 팬덤 문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현재의 팬덤 문화는 아이돌에게 ‘이성친구’라는 판타지 연인의 역할까지 기대한다. 그래서 연애 같은 사생활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개입하려 하는 것”이라며 “혼성 그룹은 이런 판타지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데다 팬덤 자체도 단일 성별로 구성된 그룹에 비해 응집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기획사의 한 관계자도 “지금은 음악성이나 대중적 인기보다 팬덤이 가수의 인기와 생명을 결정하는 시대”라며 “팬덤 파워가 약한 혼성 그룹은 기획사 입장에선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사실상 유일한 혼성그룹이라고 평가받는 카드(KARD)는 혼성그룹의 처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남녀 2명씩 4인조로 구성된 KARD는 한국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으며 기대를 모았다. 정식 데뷔 전 내놓은 ‘오나나’(Oh NaNa), ‘루머’(RUMOR) 등이 유튜브 조회 수 1000만 건을 돌파하고, 2017년 데뷔 후 발표한 두 번째 싱글 ’Don‘t Recall’은 아이튠스 차트 25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25위 안에 진입한 K팝 가수는 방탄소년단(BTS)뿐이었다. KARD는 영국, 아일랜드, 칠레, 브라질 등 유럽과 남미에서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팬덤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ARD [사진 DSP미디어]

KARD [사진 DSP미디어]

②사라진 음악 다양성=대중가요의 다양성도 지적되는 문제 중 하나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1990년대는 차트 1위곡의 장르가 다양했다. 댄스, 발라드뿐 아니라 트로트, 힙합, 레게, 일렉트로닉 등이 골고루 섞였다”며 “그런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조합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댄스+칼군무’가 압도적 대세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할 만한 공간이 좁다”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노래를 듣기 위해 음반을 구매했는데 지금은 소장용 굿즈로써 소비하는 시대”라며 “마로니에 ‘칵테일 사랑’처럼 좋은 노래가 나오더라도 과거처럼 대중의 주목을 받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너원의 완벽한 칼군무 [중앙포토]

워너원의 완벽한 칼군무 [중앙포토]

③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세대적 특징도 영향을 줬다는 의견도 있다. 혼성그룹의 전성기는 X세대가, 보이그룹·걸그룹의 전성기는 밀레니얼 세대가 자리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X세대는 기존 질서와 연계하면 정의하기 어려운 세대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즐겼다. 반면 밀레니얼은 주택 마련 문제로 결혼을 포기했고, 그 대신 SNS 등으로 자기표현 욕구가 강하고 자기 만족도를 중시하는 세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밀레니얼의 특징 중 하나로 '덕질'을 꼽았다. 밀레니얼 '덕질'의 대상으로 보이그룹과 걸그룹 등이 선택되고 있으며, 결혼이 늦어지면서 '덕질'의 유효기간도 연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90년대 큰 인기를 얻었던 스웨덴 출신 4인조 혼성그룹 '에이스 오브 베이스'의 앨범 재킷 [중앙포토]

90년대 큰 인기를 얻었던 스웨덴 출신 4인조 혼성그룹 '에이스 오브 베이스'의 앨범 재킷 [중앙포토]

한편 혼성그룹이 어려움을 겪는 건 해외도 비슷하다. 90년대 등장해 큰 인기를 누린 에이스 오브 베이스(Ace of base), 아쿠아(Aqua), 에이틴스(A-teens), 블랙 아이드 피스(The Black Eyed Peas) 같은 대형 혼성그룹들이 나오지 않는 추세다. 
 
다음은 대중음악 전문가 2인이 고른 90년대 혼성그룹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추천곡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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