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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작은 '슈퍼전파자'···감염자 10%가 80%에 병 옮겼다

태국 방콕의 슈퍼마켓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라인을 표시해놓은 모습[AP=연합뉴스]

태국 방콕의 슈퍼마켓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라인을 표시해놓은 모습[AP=연합뉴스]

 
문제는 결국 ‘슈퍼 전파자’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원지인 중국 우한을 넘어 세계적 팬데믹(대유행)까지 이르게 된 데는 슈퍼 전파자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체 감염자의 10% 수준인 슈퍼 전파자가 2차 감염자의 80%에게 바이러스를 옮겼다는 연구 결과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연구진
감염자 10% 가 슈퍼전파자 역할
대부분 감염자는 확산에 기여 안 해

 
과학 저널 사이언스는 19일(현지시간)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LSHTM) 등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과학자들은 과거 발생한 감염병보다 코로나19가 슈퍼 전파자에 의한 감염이 많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슈퍼 전파자로부터 감염된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차 감염자를 10명 이상 발생시킨 감염자를 슈퍼 전파자로 정의하고 있다. LSHTM은 이달 초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에 중국 밖에서의 감염사례를 수학모델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대부분 감염자는 감염병이 확산하는데 기여하지 않는다”며 “10%의 감염자가 전체 환자 80%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집단 발병 많은 이유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자 현미경 이미지 [AP=연합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자 현미경 이미지 [AP=연합뉴스]

 
보통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비교할 때 많이 거론되는 게 ‘기초감염재생산지수’(R)다. 코로나19의 경우 R은 3이다. 평균적으로 환자 1명이 다른 3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실제 전파 양상을 보면 이 수치가 모든 것을 설명하기 힘들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제이미 로이드-스미스 미국 UCLA 교수는 사이언스에 “코로나 19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서 보이는) 일반적인 R은 0”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감염자는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신 이와 함께 살펴봐야 할게 있다. 바로 ‘분산 인자’(dispersion factor)인 ‘K’다. 이는 질병이 얼마나 집단으로 발생하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K값이 작을수록 소수의 슈퍼 전파자가 많은 사람을 감염시킨다는 뜻이다. 로이드-스미스 교수는 2005년 연구에서 사스의 K는 0.16이라고 계산했다. 동일한 공식을 적용했을 때 메르스의 K는 0.25였다. LSHTM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의 경우 K는 0.1에 불과하다.
 
필리핀의 한 성당에서 성가단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요일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신자들의 사진을 놓고 노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필리핀의 한 성당에서 성가단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요일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신자들의 사진을 놓고 노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실제 각국에서 코로나19의 슈퍼전파 사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에서는 지난 3월 초 합창단 연습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61명 중 54명이 코로나19에 걸리고 2명이 사망했다. 이후 보건당국은 합창단 연습이 슈퍼 전파자 역할을 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지난 2월에는 유명 스키 리조트가 있는 오스트리아 이쉬글에서 수백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많은 사람이 지역 명물인 키츠로크 술집을 찾아 입을 이용해 탁구공을 던져 맥주잔에 넣는 ‘비어퐁’ 게임을 즐긴 게 원인으로 지목됐다. LSHTM은 싱가포르의 이주 노동자 숙소에서 감염된 800여명과 일본 오사카의 음악회에 참석했다가 코로나에 걸린 80명, 국내 줌바 학원 감염자 65명도 슈퍼 전파자에 의한 감염 사례라고 분석했다.
 

"전체 봉쇄 보다는 실내 집단 발병 위험 장소 막아야" 

이런 점 때문에 실내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는 게 과학자들의 조언이다. 중국 연구진이 지난 4월 공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후베이성 밖에서 발생한(1월 4일~2월 11일)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 318건은 단 1건을 빼고 모두 실내에서 일어났다. 
 
따라서 무조건 사회 전체를 봉쇄하기보다는 집단 발병이 일어나기 쉬운 곳을 막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이언스는 육가공업체처럼 바이러스에 취약한 낮은 온도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곳이 대표적인 집단 발병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가대나 클럽, 댄스 학원 등 큰 소리를 내거나 깊고 빠른 호흡을 하는 곳들도 바이러스가 퍼지기 쉽다. LSHTM 연구진은 “봉쇄 정책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딘 방법”이라며 “상대적으로 적은 슈퍼 전파 사례만 막으면 코로나19 재생산지수(R)는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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