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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점심은 없다…KDI "성장률 최악땐 -1.6%, 증세 논의해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응과 복지 지출 등으로 인해 재정 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긴급 대응을 위한 지출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공짜 점심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규철 KDI경제전망실장(오른쪽)이 19일 상반기 KDI 경제전망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규철 KDI경제전망실장(오른쪽)이 19일 상반기 KDI 경제전망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KDI "증세 논의 시작해야 하는 단계"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0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 발표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제시하고, 최악의 경우 -1.6%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가장 큰 부담은 재정 적자를 지목했다.
 
정 실장은 “중장기적으로 복지 수요가 상당히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다수의 전망에서 국가채무가 상당히 빠르게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재정 지출 확대 수요가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증세가 필요하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마지노선'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40% 내외인데 당장 채무 상한선을 초과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현재보다 재정지출 증가율을 높게 가져가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내년 재정지출 규모가 올해와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확장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채의 규모와 증가 속도 모두를 지적한 셈이다.

 

韓 부채증가 속도, OECD 6번째…"결국 갚아야 하는 것" 

국가채무 추이(중앙·지방정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국가채무 추이(중앙·지방정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의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2001~2018년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중앙·지방정부 부채에 비영리공공기관 부채를 더한 것) 증가율은 연평균 1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여섯번째로 높다. 
부채 규모의 경우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까지 고려한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와 관리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4대 보장성기금)는 각각 48조7000억원과 89조2000억원 적자로 역대 최대 규모다.

 
KDI는 다만 추가경정예산안 등 재정지출의 경기 부양 효과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 실장은 "23조 9000억원 규모의 1·2차 추경으로 인해 올해 성장률이 0.5%포인트 정도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3차 추경에 대해서도 불가피성을 인정했다. 그는 "내년 성장률이 3.9%라 하더라도 올해 성장률(0.2%)을 고려하면 연평균 성장률은 잠재성장률(2.4%)을 하회한다"며 "재정 확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채무나 재정적자는 결국 나중에 갚아야 하는 것"이라며 "지금 재정적자 확대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이것이 고착화하고 향후 재정적자가 확대하는 모습으로 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은 국채 매입도 주문…"재정 정책, 신중해야"

주요기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주요기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추경 과정에서 발생하는 국채 발행 일부를 한국은행이 매입할 것도 주문했다. 구축효과(정부 지출이 증가하면 이자율 상승으로 민간투자가 감소되는 현상)을 고려한 것이다. 정실장은 "기준금리 인하 수준이 0%인지 0%보다 소폭 플러스(+)인지 말하기 쉽지 않지만, 가급적 이른 시기에 기준금리를 최대한 낮춘 다음 차례로 비전통적 통화정책인 양적완화를 도입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채를 발행하면 시중의 유동성이 상당히 흡수된다"며 "유동성 부족으로 기업·가계가 파산하면 경기회복이 더 지체되기 때문에, 한은이 국채를 일부 받아줄 수 있다면 유동성 제한이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재정 정책은 더 신중하게 펼 것을 제언했다. KDI는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되, 추가적 재정 지출의 규모와 구성은 향후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임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고착화될 수 있는 성격의 지출 증가는 면밀한 검토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착화할 수 있는 지출로는 복지 지출을 꼽았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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