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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전망 줄 잇는데···KDI "0.2% 성장" 이례적 낙관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2%로 예상했다. 국내·외에서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낙관론이다. 다만, KDI는 최악의 상황이 될 경우 성장률이 -1.6%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최악 시나리오는 -1.6% 예측
"정부의 돈 풀기는 신중해야"

KDI는 이런 내용의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20일 발표했다. 평소와 달리 이번에는 경제성장률을 기본ㆍ상위ㆍ하위 3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전망했다. 불확실성이 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상황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본 기본 시나리오에선 지난해 11월 2.3%로 예상했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2%로 2.1%포인트 낮춰 잡았다. 3~4월 바닥을 친 경기가 5월부터 회복하기 시작하고, 하반기 국내 경제 활동이 정상 궤도에 들어선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한다. 내년 성장률은 3.9%로 제시했다.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연합뉴스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연합뉴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와 3분기를 기점으로 한국과 해외 경기가 빠르게 살아나는 상위 시나리오에선 올해 1.1% 성장도 가능하다는 '초 낙관론'을 폈다. 

 
대신 최악의 상황이 닥친다면 성장률이 -1.6%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더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내수ㆍ수출 부진이 연말까지 이어져 기업·가계가 파산하고 대규모 실직이 발생하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한국 경제 성장세는 큰 폭으로 위축할 것으로 예상하며, (성장) 경로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본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하면 KDI의 전망(0.2%)은 매우 낙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2%로 제시했고, 3대 국제신용평가사 모두 마이너스 성장(-0.5~-1.2%)을 점치고 있다. '낙관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한국금융연구원의 전망치도 -0.5%다. 플러스 성장 예측은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다음 달 초 기획재정부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수정 경제 전망을 해야 하는데,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이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기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주요기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KDI "증세 논의 시작해야"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KDI의 제언은 재정 정책은 ‘신중하게’, 통화 정책은 ‘과감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되, 추가적 재정 지출의 규모와 구성은 향후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재정 적자가 오히려 국가 경제 위기를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임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고착화될 수 있는 성격의 지출 증가는 면밀한 검토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DI는 고착화할 수 있는 지출로 복지 정책을 꼽았다. 정규철 실장은 “중장기적으로 복지 수요가 상당히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다수의 전망에서 국가채무가 상당히 빠르게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재정 지출 확대 수요가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증세가 필요하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리 낮추고 국채도 매입해야"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오른쪽)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KDI 제공]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오른쪽)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KDI 제공]

통화정책에 대해서 KDI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와 물가 하방 압력에 대응해 가급적 이른 시기에 기준금리를 최대한 인하한 후, 국채매입 등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인하했다. 0%대 역대 최저인 기준금리를 더 내리라는 요구다.  
 
실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여력이 있다”고 말하며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했던 것처럼 대규모 국채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DI는 “향후 경기 회복이나 농산물, 국제유가의 상승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일부 반등하더라도 통화정책 정상화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상승한 이후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에 충분히 안착할 때까지 인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더했다.
 
한편 KDI는 올해 실업률은 3.9%, 소비자물가 상승률(이하 전년 대비)은 0.4%, 수출과 수입 증가율은 -15.9%, -18.6%로 예상했다. 민간 소비는 2.0% 줄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0.9%, 1.4% 증가하겠다고 봤다.
 
세종=조현숙·허정원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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