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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北 291억 찾아낸 웜비어가…美정부 더 집요해질 것"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오른쪽)와 어머니 신디가 지난해 11월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주최로 열린 ‘납북ㆍ억류 피해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오른쪽)와 어머니 신디가 지난해 11월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주최로 열린 ‘납북ㆍ억류 피해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가문의 ‘북한 자산 찾기’ 복수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조슈아 스탠튼 美대북제재 전문 변호사 인터뷰
'오토 웜비어법', 향후 외국은행 간접 제재 가능

 
미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자국 금융기관 JP모건 체이스ㆍ뉴욕 멜론ㆍ웰스파고 3곳에 보관된 북한 관련 의심 자금 2379만 달러(약 291억원)에 대해 소유주와 계좌번호 등을 웜비어 가족에게 제공하도록 허가했다. 이를 두고 법적인 절차를 거쳐 북한 자금이 실제 웜비어 가문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와 관련 미 대북제재 전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17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금의 성격에 대해서는 더 규명이 필요하다”면서도 “오토 웜비어법 시행 등으로 미 정부는 북한 자금을 더 집요하게 찾아낼 것이고 동결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튼 변호사는 이번 웜비어 소송을 직접 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 대북제재 강화법 제정에 동참하는 등 미국 내에서 북한 제재 문제와 관련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웜비어 가문 소송의 의미와 향후 전망 등을 물었다. 
 
-미 은행이 보유한 북한 관련 자금의 성격은 무엇이고, 실제 웜비어 부부가 받을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이 은행들이 보유한 자산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사람을 시켜 돈을 직접적으로 입금한 건 아니다. 예를 들자면, (대북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의 해운사인 원양해운관리회사(OMM)와 같이 북한 정권의 영향 아래에 있는 회사들이 선박을 고치기 위한 물품 구매 비용이나 보험을 들기 위한 돈이 필요할 수 있다. 
 
이때 북한 정권이 송금을 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구매처는 달러로 송금받기를 원하고, 미국의 은행으로 곧바로 송금하기보다 중국 등 외국 은행을 거쳐 미국 내 대리 은행으로 송금하게 된다. 
 
미 은행들은 제재 위반을 피하기 위해 고객확인제도(KYC·Know Your Customer Rule) 등을 통해 이 돈을 누가 보냈는지, 왜 보냈는지를 자체적으로 조사한다. 이때 출처가 의심되는 자금들을 미 정부에 신고하고 동결해둔 것들이다. 
 
단, 지금 의심을 받는 몇몇 계좌는 북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증명을 웜비어 가족이 법원에서 재차 해야 한다. 이 중에 몇 퍼센트가 해당할지는 아직까진 아무도 모른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018년 기준 이런 방식으로 동결한 북한 관련 자산이 7436만 달러라고 의회에 보고했다.)
 
-지난달부터는 미 은행을 거쳐 간 외국 금융기관에 대해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강화한 ‘오토 웜비어법’이 시행되고 있는데.
 
"관련 법안과 재무부의 새로운 규정 도입으로 미 정부는 더 많은 북한 관련 거래들을 중단시키고, 북한 자금을 더 집요하게 찾아내 동결시키려 할 것이다. 다만 중국을 대상으로 페널티를 부과하지 않는 이상, 가장 강력한 압박이라고 볼 수는 없다. 현재로써는 중간 강도의 압박을 계속해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적 절차를 거쳐 실제 '북한 자금'으로 판명이 나 웜비어 가족에게 전달되더라도, 해당 송금에 연루된 금융기관들을 제재할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한다. 여기서부터는 백악관과 재무부의 ‘정무적 판단’의 영역이라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웜비어법 도입 때부터 이 법안은 중국 대형은행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고급 리무진에서 내리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유엔 대북제재 결의는 고급 리무진을 사치품으로 분류, 북한으로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보고서 캡처, 연합뉴스]

고급 리무진에서 내리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유엔 대북제재 결의는 고급 리무진을 사치품으로 분류, 북한으로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보고서 캡처, 연합뉴스]

 
-미 정부가 압류한 와이즈 어니스트호 등 유형 자산과의 차이는.
 
“미 정부 내에도 북한에 투자를 조장하는 몇몇 금융기업과 관광회사 등 짐작 가는 곳들이 있지만, 유형 자산은 확보하는 과정이 더 어렵다. 대부분은 금융거래와 관련한 북한 자산들이 될 것이다. 현재로써 5억 달러(웜비어 가족이 2018년 12월 승소한 손해배상액)를 전부 받아낼 가능성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지만 웜비어 가족은 끝까지 쫓겠다고 했고, 이번 동결 등의 절차로 인해 많은 당국이 소송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북한과의 관계를 끊어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일이다.”
 
스탠튼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을 위험하게 보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자신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관점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한·미 간에 북한 문제를 둘러싼 시각차가 점점 더 커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의회, 워싱턴DC의 싱크탱크 등에서는 웜비어 가족에 대한 공감대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를 필요한 만큼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으며 한국 정부는 유엔(UN)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들을 위반하려 한다는 생각이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귀 기울이는 사람들은 북한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내놓기도 전에 대북제재를 완화하려 시도하려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국 업체가 북한산 석탄을 구입하려 했다는 의혹이나 부산항을 통해 고급 차량이 북한으로 갔다는 의혹 등 제재 위반 의심 사례들에 주목하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적어도 ‘문 정부가 의도적 위반까지는 아니더라도, 또 다른 위반 사례가 더 나오지 않겠느냐’는 인식은 퍼져 있는 것 같다. 이런 인식이 많아지면 장기적으로 한·미 간에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내 입장에서) 한·미 관계는 적어도 북한 문제만큼은 지금도 프레너미(Frenemy·적이면서 아군인 관계)라고 보인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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