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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최전선 권영진의 코로나 넉달 "겪어보니 전쟁보다 무서운놈"

권영진 대구시장은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비해 진단검사 역량과 시스템을 유지하고 감염위험성이 높은 집단을 상대로 적극적인 검사를 진행하자"고 역설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비해 진단검사 역량과 시스템을 유지하고 감염위험성이 높은 집단을 상대로 적극적인 검사를 진행하자"고 역설했다.

대구 시내 거리에 내걸린 현수막. 다른 지역과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다. 장세정 기자

대구 시내 거리에 내걸린 현수막. 다른 지역과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다. 장세정 기자

"우리가 직접 겪어봐서 잘 안다. 코로나19는총성 있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놈이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코로나 사태는 끝나지 않을 테니 그전에는 누구도 믿으면 안 된다. 경각심을 놓지 말고 철저하게 2차 유행에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 4개월 권영진 대구시장 인터뷰]
대구시민들이 전국 확산 막아내
"낙동강 방어선" 위기극복 DNA
적극 검사로 감염원 계속 찾아야
경증·중증 환자 신속 분리 절실
중앙-지방, 공공-민간 협업 중요
가족도 믿지 말고 서로 조심해야
2차 유행 대비 거리두기 잘하자

 첫 확진자 발생(1월 20일)을 기점으로 코로나 사태 만 4개월을 맞은 권영진(사진) 대구시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지난 2월 18일 대구에서 신천지 여성 신도가 확진(31번)되면서 신천지는 국내 코로나 사태의 핵심 진원지로 꼽혔다. 2월 20일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충격파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전쟁과 난리가 따로 없었다.
 대구의 코로나19 사태를 기준으로 보면 난리 통에 3개월이 지났다. 이제 대구는 하루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날이 많을 정도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집단감염이 터지면서 대구가 상대적으로 더 안전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의료진들과 대화하고 있다. 권 시장은"시민과 의료진의 희생과 기여를 높게 평가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의료진들과 대화하고 있다. 권 시장은"시민과 의료진의 희생과 기여를 높게 평가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대구의 의료인과 병원이 힘을 합친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역할이 컸다. 2004년 KTX 개통을 계기로 의기 의식을 공유한 지역 의료진이 단결하면서 출범했다. 매월 정기모임 장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대구의 의료인과 병원이 힘을 합친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역할이 컸다. 2004년 KTX 개통을 계기로 의기 의식을 공유한 지역 의료진이 단결하면서 출범했다. 매월 정기모임 장면.

 하지만 권 시장의 얼굴에는 여전히 긴장하는 표정이 가시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봤다.
 "조금만 방심하면 이태원처럼 된다. 무증상 환자는 숨어 있다가 어디서든 튀어나올 수 있다. 확진자가 줄어들더라도 기존의 검사 역량과 기능은 유지해야 한다. 진단 검사에 돈(예산)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적극적 검사를 계속해야 감염 경로를 모르는 확진자를 찾아낼 수 있다."
 권 시장은 시민들에게 "거리두기를 계속해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지난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했지만, 대구는 아직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이유는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권 시장은 "저도 가족에게 '나를 믿지 말라'고 말하고 서로 조심하자고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지난 19일 0시 기준 1만1078명이 감염돼 263명이 숨졌다. 대구에서는 6871명이 감염돼 178명이 숨졌다. 메르스 사망자(38명)의 약 7배다. 한국과 여러 조건이 가장 비슷한 대만보다는 피해가 컸고 일본보다는 선방했다.
 그나마 희생자를 이 정도로 막은 데 대해 권 시장은 "중앙과 지방, 공공과 민간의 연대와 협력이 바탕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코로나 1차 위기를 잘 막았다면서 대구는 잘못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자기모순이다. 누구의 책임이나 누구만의 공으로 돌리는 것은 수준 낮은 인식이다. 정부도 잘했고 대구가 놀라운 시민 정신을 발휘해 전국적으로 더 큰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2월 29일 하루 741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병상을 못 구해 집에서 대기 중에 숨지는 시민이 나왔을 때 권 시장은 "왜 하필 대구에 이런 엄청난 고난을 떨어뜨렸나 하늘을 여러 번 원망도 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어딘가에서 겪어야 한다면 '메디시티'인 대구가 용기와 지혜로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은 "대구는 일제 때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났고 6·25전쟁 때는 수많은 학도병이 낙동강 방어선에서 자유대한민국을 지킨 마지막 보루였다. 이번에 사재기나 '탈대구' 현상 없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격리하고 상점문을 닫았다. 시민 정신 속에 공동체를 지키는 위기 극복 DNA가 있는 것 같다. 메디시티 대구의 인적·물적 자원도 큰 힘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 논란과 관련 권 시장은 "우리 모두가 코로나19의 피해자다. 특히 신천지로 인해 대구가 피해를 봤다. 신천지의 특성을 고려하면 대구에서 일주일만 늦게 사태가 터졌다면 다른 도시에서 대구 같은 고통을 겪었을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고 말했다.
 대구의 뼈아픈 경험을 토대로 권 시장은 다른 지자체에 "환자가 속출할 때 신속한 경증·중증 환자를 분류해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 옆에 시민들의 마음을 담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전쟁과 많은 대형 참사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시민 의식 속에 위기 극복 DNA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세정 기자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 옆에 시민들의 마음을 담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전쟁과 많은 대형 참사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시민 의식 속에 위기 극복 DNA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세정 기자

대구 시내에 자리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대구시민이 최강 백신입니다'란 현편이 세워져 있다.

대구 시내에 자리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대구시민이 최강 백신입니다'란 현편이 세워져 있다.

 장세정 논설위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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