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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법에 끼어든 인가제 폐지 꼼수"···통신비 인상 논란

‘n번방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자법 개정안에 통신 요금 인가제를 폐지하는 조항이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대안)은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해 20일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민생경제연구소, 오픈넷, 소비자시민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은 19일 국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금 인가제 폐지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민생경제연구소, 오픈넷, 소비자시민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은 19일 국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금 인가제 폐지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시민단체, '법안 끼워 넣기·꼼수' 반발   

19일 시민단체 등은 전기통신사업자법안에 통신요금에 대한 이용약관을 현행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는 내용을 포함시킨 데 대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법안에는 점유율 1위 사업자가 새 요금제를 출시하거나 요금을 인상할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가’를 받도록 하는 현재의 조항을 ‘신고’로 전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1위 사업자(현재 SK텔레콤)가 요금을 인상할 때 과기정통부에 신고만 하면 되고 과기부는 신고를 받은 후 15일 이내 접수 또는 반려를 결정하게 된다.     
 
시민단체는 개정안의 인가제 폐지는 '전형적인 법안 끼워 넣기' '꼼수'"라는 입장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ㆍ민생경제연구소 등 7개 통신ㆍ소비자ㆍ시민단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금 인가제 폐지 법안을 반대한다"며 "국회와 정부가 n번방 방지법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도 하루 전인 18일 논평을 통해 “중요한 법안에 이통사들의 오랜 민원이자 통신 소비자들에게 요금 인상 부담을 줄 우려가 매우 큰 요금인가제 폐지 조항을 슬쩍 끼워 넣었다”며 “취지도 내용도 제안자도 다른 두 내용을 한 법안에 담은 꼼수는 용납 못 한다”고 지적했다. 
  

"인가제 덕에 5만 원대 5G 요금제 출시돼"   

지난해 4월 5G 요금제 출시 당시 이통 3사 5G 요금제.

지난해 4월 5G 요금제 출시 당시 이통 3사 5G 요금제.

 
시민단체들은 인가제가 폐지되면 통신 요금 인상을 막을 제동장치가 사실상 없어진다고 우려한다. 요금 인가제는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통신사업자가 새 요금을 출시하거나 요금을 인상할 때 정부의 인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그동안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새로운 요금제를 만들어 정부의 인가를 받으면 2ㆍ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인가 내용을 참고해 요금제를 신고하는 구조였다.  
 
실제로 지난해 처음으로 5G 요금제가 출시되기 전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에 7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요금제의 인가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했다. SK텔레콤은 5만 원대 요금제를 포함해 재신청해 인가를 받았고 이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 역시 5G 요금제에 5만 원대 요금제를 포함했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ㆍ오픈넷 이사는 “당시 인가제가 없었다면 소비자는 5G 서비스를 제대로 누리지도 못한 채 7만원 이상의 비싼 요금제만 써야 했을 것”이라며 “인가제가 폐지되면 통신 요금을 낮추도록 유도하는 통로가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웅래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웅래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국회, "인가제 폐지로 요금 경쟁 유도"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요금 인가제가 오히려 통신 요금 인하를 가로막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 과기정방통위 소속 박선숙 의원(민생당)은 “신고제 도입은 정부안에 담긴 내용대로 통과 된 것”이라며 “그동안은 사실상의 요금제 담합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정부가 인가해 준 사안이다보니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할 수 있는 명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측도 “시장의 경쟁 상황이 변화한 점 등을 고려해 정부가 추진하는 것이라 인가제가 폐지되면 이동통신 시장 요금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내에서는 인가제 폐지가 통신 요금 인하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사전 규제를 사후 규제로 바꾼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5G 투자비와 선택약정 할인율이 증가해 이통사들의 요금 인하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요금제를 인가받아야 하는 지금도 요금을 인하하지 않는데, 신고제로 바뀐 뒤 요금 경쟁이 일어난다는 건 꿈같은 얘기”라며 “n번방 방지법은 즉각 처리하되, 논란의 여지가 많은 인가제 폐지법은 다음 국회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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