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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보다 비싼 독립·예술영화관? 코로나19 대책 사각지대

영화 커뮤니티 사이트 '익스트림무비'에는 지난 16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를 위해 영화관이 선보인 안내 로봇 '체크봇'에 관한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웹캡처]

영화 커뮤니티 사이트 '익스트림무비'에는 지난 16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를 위해 영화관이 선보인 안내 로봇 '체크봇'에 관한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웹캡처]

“극장에서 혼자 앉아있는데 뒤에서 누가 말 걸기에 보니까 CGV로봇(?)이 도와드릴 거 없냐며….”

지난 16일 한 영화 커뮤니티 사이트엔 텅 빈 극장을 모처럼 찾아준 관객에게 말을 걸었다가 쓸쓸히 돌아선 안내 로봇의 사연이 관심을 모았다. 이 로봇은 멀티플렉스 CGV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비대면(언택트) 서비스 일환으로 선보인 극장 안내 로봇 ‘체크봇’.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5월 극장 관객 수가 90% 급감한 가운데 등장한 신기술다.  
 
규모가 작은 독립‧예술영화들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매일 방역, 좌석 띄어 앉기,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등 안전을 위한 노력에 힘쓰고 있지만, 이런 첨단설비는 엄두도 못 낸다. 그런데 이런 영세 극장들이 정부의 코로나19 지원대책에서도 소외돼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립·예술영화관 "영진위 전화 한 통 없다" 

'생활 속 거리 두기' 시행 첫날 6일 문을 연 부산 <br>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띄엄띄엄 앉아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활 속 거리 두기' 시행 첫날 6일 문을 연 부산 <br>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띄엄띄엄 앉아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술영화관에 할인권 배포한단 얘긴 못 들었어요.” “클린존이요? 연락 받은 것 없는데….”

13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방역소독을 철저히 한 극장은 ‘클린존’ 마크로 인증하고 관람료 6000원 할인권 133만장(약 90억원)을 배포해 극장가를 재활성화한다는 방안을 발표한 뒤 대다수 독립‧예술영화관들이 보인 반응이다. 영진위 영화산업 코로나19 대책위원회가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대형 멀티플렉스와는 수시로 화상회의 등 연락을 취해온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로 타격 입은 영화산업 구제를 위한 이번 영진위 지원금(총 170억원)은 영화발전기금(영화관 티켓값 3%)에서 마련했다.
 
독립‧예술영화관들은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설계했다”는 영진위의 극장별 할인권 배분 방식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영진위 김혜준 코로나19 대책본부장은 “비계열사 중소영화관엔 작년 시장점유율보다 더 높은 5% 분량의 할인권을 이미 배정했고, 나머지 95%를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씨네Q 4개 회사에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독립‧예술영화관 관계자들은 “영진위는 코로나19 이후 독립예술영화관에 대한 생각조차 안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13일 영진위 발표 이튿날 독립‧예술영화 전용관과 감독, 수입‧배급사 등이 영진위와 자문회의를 했지만 이렇다 할 방책이 나오진 못했다. 
오영우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를 방문해 코로나19 관련 방역체계 및 대응상황 점검에 앞서 영화관 입구에서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인디스페이스 원승환 관장은 "이날 독립예술영화관의 어려움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진 못했다"고 토로했다. [뉴스1]

오영우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를 방문해 코로나19 관련 방역체계 및 대응상황 점검에 앞서 영화관 입구에서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인디스페이스 원승환 관장은 "이날 독립예술영화관의 어려움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진 못했다"고 토로했다. [뉴스1]

 
서울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원승환 관장은 19일 본지와 통화에서 “영화관별로 할인권이 몇장씩 나오는 건지 전혀 얘기된 게 없다”고 토로했다. 
 
예술영화관 아트나인 주희 이사도 “영진위로부터 할인권 배정에 대해 아무 연락도 못 받았다”면서 “영진위에서 독립‧예술영화관을 위해 실질적으로 나온 게 손제정제밖에 없다”고 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예정돼있던 지원사업과 중소 영화관을 위한 기획전 사업으로 코로나19 지원을 뭉뚱그려서 한다는데 사실상 기획전은 영진위가 극장을 대관하는 개념이다. 경영이 어려워 휴관한 곳은 기획전조차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답답해했다.
 

중소 극장 방역 지원? 일회성…

영진위 방역인증 마크인 ‘클린존’에 대해서도 독립‧예술영화관은 금시초문이란 반응. 영진위가 코로나19 지원책으로 가장 내세웠던 방역‧소독지원도 일회성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인디스페이스 원승환 관장은 “코로나19 특별사업인데 스크린 8개관 이하 영화관은 1년에 한 번 방역에 대한 지원금만 준다. 극장 자체 예산으로 방역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 동작구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을 찾아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 동작구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을 찾아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이에 영진위 김혜준 본부장은 “클린존에 대해 개별 현장에서 모르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제 책임이다. 서둘러 안내하고 배포할 것”이라 말했다. 멀티플렉스를 제외한 비계열 극장 할인권에 대해선 “독립예술영화관을 포함해 전국 39곳에 배포할 예정”이라며 “작년 관객동원 비중에 따라 지원금액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많이 받는 대한극장 8100만원부터 적게는 한 극장당 61만원까지 책정됐다”면서 “전체 공개하고 싶지만, 해당 영화관의 영업비밀이어서 못 했다”며 “당사자에겐 곧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멀티플렉스보다 비싼 독립·예술영화관?

[사진 영화진흥위원회]

[사진 영화진흥위원회]

영진위의 이번 할인권 발급 방식도 멀티플렉스 위주란 지적이 나온다. 할인방식은 현장 적용이 아닌 사전에 극장이 가입 회원에게 쿠폰을 매달 선착순 발급해 어떤 영화를 보든 예매 시 사용하도록 하는 형태다. 회원 관리 시스템이 미비한 영세 극장의 경우엔 운영하기 어렵다.
 
이에 김혜준 본부장은 “제일 문제가 되는 건 극장 회원 대상으로 쿠폰을 쏴줄 수 있느냐다. 그럴 수 없는 경우는 종이로 (할인권을) 만들어주든지 해야 한다”면서 이런 공정으로 인해 “메이저 영화관과 (할인권 적용에) 시간차가 날 수 있다”고 했다.
멀티플렉스들이 6000원 할인권을 먼저 시행할 경우 같은 영화를 정가에 상영하는 독립‧예술영화관은 관객들이 더 비싸다고 여겨 외면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트나인 주희 이사는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포스트 봉준호’를 말하며 영화적 다양성을 강조했으면서, 문화 토양을 만들고 있는 예술영화관 지원엔 아무런 대책도 없다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배우 김혜수가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독립예술영화관 지지 챌린지(#SaveOurCinema)에 동참했다. 동료 배우 엄정화의 추천으로 참여한 그는 독립예술영화관 응원, 지지 글과 함께 영화 ‘미성년’ ‘소공녀’ ‘여배우는오늘도’ ‘용순’ ‘우리들’, ‘한공주’를 언급했다. 다음 타자로 지목된 배우 한지민도 챌린지를 이어갔다.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김혜수가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독립예술영화관 지지 챌린지(#SaveOurCinema)에 동참했다. 동료 배우 엄정화의 추천으로 참여한 그는 독립예술영화관 응원, 지지 글과 함께 영화 ‘미성년’ ‘소공녀’ ‘여배우는오늘도’ ‘용순’ ‘우리들’, ‘한공주’를 언급했다. 다음 타자로 지목된 배우 한지민도 챌린지를 이어갔다.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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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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