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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왔나" 외지인 차량테러 ···日 코로나 청정지 '신종 혐오'

'번호판과 달리 이와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이와테(岩手) 현에 등장한 차량용 스티커다. 이와테 현은 일본에서 유일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청정 지역'이다.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지만 최근 골칫거리가 하나 생겼다. 차 번호판에 '이와테' 지역 표시가 없는 차량이 현내를 다니다 ‘보복운전(아오리 운전)’을 당하는 경우가 생기면서다.
   
코로나 감염자 제로인 일본 이와테 현에 거주하고 있지만 차량 번호판은 이와테 현이 아닌 사람들이 '보복 운전'을 당하는 사례가 늘면서 한 간판업자가 '이와테 현 거주자입니다'라고 쓰여진 스티커를 제작해 기증했다. [이와테 일보 트위터]

코로나 감염자 제로인 일본 이와테 현에 거주하고 있지만 차량 번호판은 이와테 현이 아닌 사람들이 '보복 운전'을 당하는 사례가 늘면서 한 간판업자가 '이와테 현 거주자입니다'라고 쓰여진 스티커를 제작해 기증했다. [이와테 일보 트위터]

1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와테 현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여성이 주차하고 가게에 들어가자 점원이 "어디서 왔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 여성이 타고 온 차 번호판은 남편이 쓰던 다른 현 번호판이었다. 일본 차 번호판에는 가장 먼저 지역을 알 수 있는 표기가 들어간다. 
 
아사히신문은 "이와테 현 번호가 아닌 차량이 이와테에서 주행하면 따가운 시선이 쏠린다"면서 "외지 번호판을 가진 차량 운전자가 '아오리 운전'을 당했다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와테 거주자라고 할지라도 자동차 번호판만으로 외지인이라고 판단해 공격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19가 낳은 '신종 혐오'다.  
 
아오리 운전은 일본에서 위협 운전과 난폭 운전을 통칭한다. ▶옆·뒤에서 바짝 붙어 주행 ▶추월한 뒤 급제동 ▶급차선 변경으로 진로 방해 ▶반복적으로 경적을 울리거나 하이빔을 사용해 위협하는 행위 등이다. 최근엔 운전자를 차에서 강제로 끌어내 구타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사히신문은 "이런 일이 있고 난 뒤, 이 여성은 '번호판은 현외(縣外) 넘버입니다만 이와테 현 거주자입니다'라고 쓰인 스티커를 차 뒷유리창에 붙였다"고 전했다. 
 
최근 간판 제작업자가 현외 번호판 차량이어도 운전자는 현내 거주자임을 나타내는 스티커를 만들어 기증했다는 지역 신문의 보도도 있었다. 제작업자는 이와테 일보에 "현외 번호판을 달고 있다 보니 차를 몰고 쇼핑 나가기를 주저하는 이와테 주민이 내 근처에도 있다"면서 "불안한 마음을 해소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테현은 인구밀도가 낮고 다른 현에 비해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편이다. 사진은 이와테현 주민들이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9주기를 맞이해 친척들의 묘에 꽃을 바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이와테현은 인구밀도가 낮고 다른 현에 비해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편이다. 사진은 이와테현 주민들이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9주기를 맞이해 친척들의 묘에 꽃을 바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의 이 지역은 코로나가 없다'는 제목으로 인구가 130만명인데도 '감염 제로'인 이와테 현을 소개했다.
 
이와테 현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이와테 오우 산맥이 '자연적 장벽' 역할을 했다. 인구밀도도 1㎢당 80명 수준으로, 47개 광역단체 중 홋카이도에 이어 2번째로 낮다. 이 때문에 코로나 확산이 일어나기 쉬운 밀집·밀접·밀폐의 '3밀' 조건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와테 현의 검사 건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감염자가 안 나왔다는 반론도 나온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와테 현 거주자 중 코로나 19 감염을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은 사람이 47개 광역단체 중에서 가장 적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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