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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야구노트] 오디오로 중계된 비디오 판독의 허술함

김태형 두산 감독은 14일 롯데전에서 비디오 판독 결과에 불복하다 퇴장당했다. 사진은 지난해 김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 [뉴스1]

김태형 두산 감독은 14일 롯데전에서 비디오 판독 결과에 불복하다 퇴장당했다. 사진은 지난해 김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 [뉴스1]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롯데전 심판 판정을 리플레이한다. 두산이 0-2로 앞선 2회 초, 무사 1루에서 두산 최주환이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스윙했다. 오훈규 주심은 스윙 아웃을 선언했다. 그리고는 롯데 포수 정보근에게 뭔가를 묻는 듯했다.
 

팬 서비스로 도입한 심판 마이크
심판과 포수 황당한 대화 전달돼
비디오 판독 규정 명확히 고쳐야

김태형 두산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화면 각도에 따라 최주환의 배트에 공이 스친 것(파울) 같기도 하고, 아닌 것(스윙) 같기도 했다. 판독 결과 발표 후 방송사가 내보낸 화면에서는 배트에 공이 스친 듯 보였다. 김 감독은 판독 결과에 불복했고, 자동 퇴장(KBO리그규정 제28조 11항③) 당했다.
 
비디오 판독도 100% 정확한 건 아니다. 이 장면은 화면으로만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비디오에 오디오를 더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주심은 정보근에게 “바운드야?”라고 물었다. 정보근은 “노바운드”라고 대답했다. 같은 말이 오가다가, 주심은 “맞은 것은 맞는데. 오케이”라며 아웃 판정을 재확인했다.
 
올 시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중계사와 합의해 심판에게 마이크를 채웠다. 일종의 ‘음성 지원 서비스’ 개념이다. 팬 서비스를 하려다 자칫 거친 욕설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엉뚱한 사고가 터졌다. 심판과 포수의 황당한 대화가 팬에게 그대로 전달된 것이다.
 
파울-스윙 상황은 순식간에 벌어진다. 심판도 자신의 판정을 확신하지 못할 수 있다. 스윙이라고 판단했으면 바운드 여부를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파울로 의심됐다고 해도 이해당사자인 포수에게 물어서는 안 된다. 이 대화를 들은 팬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오디오 변수도 있었다. 김 감독이 판독 결과에 불복한 건 파울 소리를 들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돼 벤치까지 소리가 전해진 것이다.
 
이 장면에서 ‘팍, 팍’ 소리가 들렸다. 파울이 맞다면 파울 소리, 공이 바운드되는 소리, 공이 미트에 들어가는 소리가 들려야 한다. 소리를 아무리 분석해도 두 번밖에 들리지 않았다. 물론 세 번째 소리가 있다고 해도 다른 소리에 묻혔을 가능성은 있다. 요컨대 오디오 정보가 정확할 순 없다는 거다.
 
KBO는 ‘불확실한 판정과 미숙한 운영으로 혼란을 초래했다’며 오 심판을 퓨처스(2군) 리그로 내려보냈다. 이 기회에 정리할 문제는 분명히 있다. 먼저 경기장 음성을 판독 범위에 넣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는 관례로 소리도 듣고 있다는데, 명확한 규정이 없다.
 
또 하나, 비디오 판독 규정을 정확하게 알고 실행해야 한다. 김 감독은 손짓으로 네모를 그리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대상은 명확히 하지 않았다. 판독센터는 파울-헛스윙에 대해 검증했고, 원심(헛스윙)을 유지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파울 소리는 분명히 들었다. 내가 요청한 건 포구 판독”이라고 주장했다. 노바운드로 잡았다면 파울팁 아웃이고, 원바운드로 잡았다면 파울이다. 느린 그림을 보면 정보근은 원바운드로 포구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감독이 판독 대상을 명확하게 지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심판이 감독에게 되물어 확인해야 한다. 앞으로는 이 원칙을 잘 지켜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비되지 않은 제도와 낯선 ‘음성 지원 서비스’가 초유의 해프닝을 낳았다.
 
김식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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