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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좋은 ‘허허’ 감독, 성적까지 좋을까

올 시즌 팀 지휘봉을 잡은 허삼영 삼성 감독(왼쪽 사진)과 허문회 롯데 감독. 두 사람은 초보 감독이지만 선수 한 명 한 명까지 신경쓰는 따뜻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정시종·김민규 기자

올 시즌 팀 지휘봉을 잡은 허삼영 삼성 감독(왼쪽 사진)과 허문회 롯데 감독. 두 사람은 초보 감독이지만 선수 한 명 한 명까지 신경쓰는 따뜻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정시종·김민규 기자

국내 성씨 중 허(許)씨는 인구 순위로 30위 안팎이다. 그런데 10개 팀인 프로야구에 허씨 감독이 두 명이다. 허문회(48) 롯데 감독과 허삼영(48) 삼성 감독이다. 두 사람 용인술에는 공통점이 있다. 존중과 배려가 눈에 띌 정도라는 점이다.
 

선수 상실감까지 챙기는 등 세심
서로 다른 길 걸었지만 다정다감
롯데 2위·삼성 9위로 희비쌍곡선

삼성은 개막 엔트리에 27명의 이름을 적어냈다. 올 시즌 28명으로 늘었는데, 일부러 한 자리를 비웠다. 5일 대구 홈 개막전 때 만나 이유를 물었다. 허삼영 감독은 “6일부터 육성 선수를 정식선수로 전환해 등록할 수 있다. 내야수 김성표를 올릴 계획이다. 그런데 경기 엔트리에 누군가를 넣으면 그 선수는 하루 만에 2군으로 가야 한다.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뛰던 2018년, 최지만(현 탬파베이 레이스)은 개막전에서 대타로 나와 2루타를 치고, 결승 득점을 올렸다. 그런데 다음 날 곧장 마이너리그에 내려갔다. 부상에서 돌아온 투수 댄 제닝스를 등록하기 위해서였다. 25명 엔트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최지만의 상실감은 여간 크지 않았다.
 
KBO리그에서도 그런 일은 흔하다. 올해도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이 28명을 꽉 채웠다. 삼성과 LG(26명)만 비웠다. 나중에 등판할 선발투수를 빼고, 대신 그 자리에 불펜투수나 야수를 더 넣는 경우가 흔하다. 팀으로선 그게 효율적이다. 하지만 그렇게 들어간 선수 상당수는 하루 이틀 만에 2군으로 내려간다.
 
롯데는 17일 대전 한화전 선발투수로 3년 차 이승헌(22)을 내세웠다. 아버지 건강 악화로 미국에 다녀와 자가격리 중인 애드리안 샘슨 대신이었다. 롯데 선수들은 16일 경기 중간까지도 다음 날 선발투수를 알지 못했다. 허문회 감독이 이승헌 내정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허문회 감독은 “16일 경기 8회인가 9회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허 감독은 “미리 이승헌이 올라온다고 알리면 누군가 1군 엔트리에서 빠져야 하는 걱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2군에 갈지 모를 ‘27번째, 28번째 선수’에게 압박감과 긴장감을 주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이승헌이 타구에 맞아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지만, 허 감독의 세심함은 새삼스럽게 보였다.
 
두 감독은 비교적 다른 길을 걸어왔다. 허문회 감독은 타자, 허삼영 감독은 투수 출신이다. 은퇴 후 허문회 감독은 코치를 지냈고, 허삼영 감독은 전력분석팀에서 주로 일했다. 허문회 감독은 여러 팀을 옮겨 다녔고, 허삼영 감독은 삼성에서만 30년째다. 다른 길을 걸었어도 같은 지점에서 만났다. 둘 다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을 잘 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전력 분석자료를 제대로 보는 선수가 많지 않았다. 허삼영 감독은 전력분석원 시절 직접 선수에게 다가가, 어떤 점이 문제고, 어떤 점을 고치면 좋을지 짚어줬다. 허 감독은 “모든 선수에게 똑같은 전력 분석이 필요한 건 아니다. 아예 필요 없는 선수도 있다. 선수 성격에 맞춰 자료를 만들고, 대화했다”고 말했다.
 
허문회 감독은 코치 시절에도 자신의 타격 철학을 강조하지 않았다. 이미 프로 1군에서 뛰는 타자라면 ‘자신만의 것’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심리적 안정을 갖게 도왔고, 선수가 힘들어할 때면 원포인트 레슨을 통해 제 자리를 찾게 해줬다. 그 모든 과정은 늘 대화를 통해서였다.
 
시즌 초 두 감독 처지가 사뭇 다르다. 롯데(7승4패)는 위에서 두 번째(2위), 삼성(4승8패)은 아래에서 두 번째(9위)다. 이제 막 팀당 10경기를 넘어섰으니 성적을 말하기는 다소 이르지만, 사람 좋은 두 허 감독이 성적까지 좋을지는 2020년 또 하나의 시즌 관전 포인트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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