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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맞선 미·일 경제동맹…일본, 504억달러 미 국채 샀다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본 아베 신조 총리, 중국 시진핑 주석(왼쪽부터). [AFP=연합뉴스]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본 아베 신조 총리, 중국 시진핑 주석(왼쪽부터). [AFP=연합뉴스]

미국에 믿을 건 역시 일본뿐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휘청이는 미국 경제의 지원군으로 일본이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뚜렷한 움직임은 국채 매입에서 감지된다. 일본은행(日銀)은 15일 일본 투자자들이 지난 3월 사들인 미국 국채 및 정부 보증 모기지 채권 액수가 504억 달러(약 62조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관련 액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미국 국채 최대보유국 중국 견제
5G 등 첨단기술도 공동 관리키로

트럼프, 대선까지 긴장 몰고갈 듯
양회 앞둔 시진핑과 ‘강대강’ 대결

코로나19로 인한 양적완화(QE) 등 경기부양책으로 재정 적자가 불어나면서 미국 국채가 쏟아지는 가운데, 일본이 앞장서 미국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이는 미국 내부 일각에서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이 효과는 적은 데 재정 적자만 늘리고 있다”는 요지의 주장을 무력화할 수 있다.
 
미국 국채를 둘러싼 움직임엔 국제정치적 함의도 녹아있다. 미 국채 보유국 1위는 중국, 2위가 일본이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국면에서 중국이 미국에 압박 카드로 쓸 수 있는 게 미국 국채 매각이다. 실제로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황치판(黃奇帆) 부이사장은 지난 7일 “미국은 자국 국채를 가진 세계 다른 나라에 채무 상환 의무를 지고 있다”며 “미국의 신용이 먼저 파산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 경우, 미국이 기댈 곳은 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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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은 반중 전선에서 한 배를 탄지 오래다. 코로나19 이전엔 국제정치에서 그 양상이 뚜렷했으나 이젠 경제에서도 미·일 동맹의 선명도는 높아졌다. 미·일 양국은 내친김에 경제안전보장 관련 이슈를 다루기 위한 별도 정부 간 대화 채널까지 만들기로 합의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 16일 보도에 따르면 이 협의체는 군사전용이 가능한 첨단기술의 미·일 공동 관리 및 5G(5세대 이동통신) 등의 안전한 통신 네트워크 확보 등과 관련한 대책 협의가 목표다. 양국 정부가 경제안보 관련 주제에 대한 포괄적인 대화 틀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빠르면 연내에 첫 회의가 열릴 전망이라고 한다.
 
미국과 일본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견제의 일환이다. 요미우리는 “미국과 일본은 군사전용이 가능한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연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 국내 직접 투자에 대한 감시 강화, 대학과 연구기관 내 외국인 유학생 관리, 안전한 통신망 구축 등도 대화의 의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 관계는 점입가경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우리는 (중국과) 모든 관계를 단절할 수도 있다”는 폭탄 발언을 한 데 이어 15일엔 미·중 무역합의의 파기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엔 날짜 하나가 깊게 박혀 있다. 11월 3일, 자신의 재선이 걸린 대통령 선거일이다. 코로나19로 그가 자랑하던 경제 업적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돼버렸다. 이 상황에서 선거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3분기의 경제 반등이 그에겐 중요하다. 코로나19의 발원이 중국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나아가 경제 추락의 책임도 중국에 돌리는 모양새다. 실제로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 주석으로서도 물러설 정치적 여지는 없다. 중국은 21일부터 이틀간, 최대 국가 이벤트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연다. 양회는 시 주석에게 권력의 정점을 상징하는 이벤트다. 2018년 양회에선 장기집권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내총생산(GDP) 목표와 경기부양책 등 주요 핵심 경제 정책도 발표한다.
 
매년 3월에 열어왔지만 코로나19로 약 2개월 미룬 양회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체면을 구기는 것은 시 주석에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정치 드잡이가 경제로 영역을 확장해 당분간, 적어도 11월 초까지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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