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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그들 덕분에, 그들 탓에

온몸에 비닐을 뒤집어쓴 채 간호사 엄마를 만나러 간 멕시코 소녀들의 얘기가 가슴을 울린다. 우리도 ‘덕분에 챌린지’를 통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덕분’은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을 뜻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건네는 “그들 덕분에!”란 말처럼 항상 긍정적인 상황에서 쓰인다. ‘덕’도 같은 의미다. “그들 덕에!”로 바꿔 말해도 무방하다.
 
반대로 “그들 탓에!”라는 원망을 들어야 했던 무리도 있었다. ‘탓’은 주로 부정적 현상이 생겨난 까닭이나 원인을 이른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동선을 숨긴 탓에 감염이 확산했다”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도 거리를 활보한 탓에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와 같이 ‘탓’은 부정적인 맥락에서 사용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란 속담은 모순된다. 부정적 상황뿐 아니라 긍정적 상황에서도 ‘탓’을 썼다. 운율을 맞추려다 어휘적 측면은 배제된 채 굳어진 표현으로 보인다. 일상생활에서도 ‘탓’은 종종 본래 의미를 벗어나 사용된다.
 
“눈표범은 야행성인 탓에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와 같은 경우다. 동물의 습성은 부정적 맥락이 아님에도 ‘탓’으로 표현됐다. “눈표범은 야행성이어서~” “눈표범은 야행성이기 때문에~”라고 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
 
어떤 일의 원인이나 까닭을 뜻하는 ‘때문’은 긍정적 맥락에서도, 부정적 맥락에서도 쓸 수 있다. ‘덕분’과 ‘탓’처럼 특정 맥락에 한정되지 않는다. “말투 탓에 외로운 사람, 말투 덕분에 행복한 사람”에서 ‘탓’과 ‘덕분’을 모두 ‘때문’으로 바꿔도 의미가 통한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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