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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시제품제작은 즐거운 창업여정, 실패 두려워 말자

기자
김진상 사진 김진상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73)

꿈속에 그리던 아이디어를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첫 순간이 시제품 출시다. 시제품 제작이야말로 사업 여정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이다. 그 이유는 창업가가 꿈꿨던 수많은 아이디어를 온갖 창의적이고 뚱딴지같은 방법을 동원해 직접 눈앞에서 조물조물 살펴가며 실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의 사업화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시제품 제작이다.
 
시제품의 바람직한 결과물은 어때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 오로지 내가 추구하는 목표와 보유한 가용 재원 및 자원에 따라 어떻게 제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지 결정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조잡하고 미숙해도 내 손으로 일단 직접 시제품을 만들어 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창업가가 추구하는 기능을 실현할 수 있다면 빈 우유갑으로라도 만들 수 있는 것이 시제품이다. 물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시제품도 가능한 보기 좋게 만들 필요는 있다. 하지만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상황에 맞게 지나친 무리는 피해야 한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여러 조건을 사전에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는 이점 외에 시제품 제작이 어떤 목적과 이점을 갖는지 살펴보자.
 
머릿속에만 있던 기능을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으려면 먼저 육안상 물리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성공한 스타트업 중 제품 기능을 공개적으로 말할 때까지 수많은 오류와 실수를 경험하지 않은 곳은 한 단 한 군데도 없다. 시제품은 창업 성공의 테스트를 위해 존재한다. 테스트는 수많은 오류와 실패가 있기 때문에 테스트라고 부른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정하자. 시제품을 제작해야 마음고생을 덜 하고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다. 창업가의 사업아이디어가 제품 기능과 구성의 현실화 가능성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시제품 제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리고 반복적 테스트를 통해 창업가가 구현하고자 했던 기능이 어떤 구체적 의미로 정립돼야 하는지도 알게 된다.
 
이론과 생각이 넘치는 학자와는 달리 창업가에게는 외관상으로는 초라해 보일지언정 당장 시장을 흥분하게 만들 수 있는 기능의 시제품이 필요하다. [사진 Pixabay]

이론과 생각이 넘치는 학자와는 달리 창업가에게는 외관상으로는 초라해 보일지언정 당장 시장을 흥분하게 만들 수 있는 기능의 시제품이 필요하다. [사진 Pixabay]

 
시제품 제작을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적 고려사항이 필요하며, 제품 제작 및 생산 과정을 거칠 때 어떤 기술적 선택이 가장 우리에게 적합한지 판단할 수 있게 함으로써 본격적인 제품 생산과 출시 시기에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줄이고 작업 효율성을 향상할 수 있다. 개발 언어, 개발 방법, 재료 선택, 공정 종류 등에 대한 다양한 기술적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제품 노하우를 얻게 된다.
 
시제품을 제작하면서 제품은 물론 사업 개념이 구체적으로 정립되기 때문에 내부 구성원 및 외부 이해관계인과 아이디어 단계에 머물러 있을 때보다 더 효과적인 소통과 협력이 가능하다. 결국 사업도 보다 발전적 단계로 진입하게 해 창업가의 진정성도 강화한다. 시제품 제작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람은 최고급 호텔에서 사업 설명을 하더라도 어딘지 모르게 부족하고 미심쩍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디어 단계에서는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다”며 길바닥 돌멩이 취급하던 잠재적 고객과 투자자가 필수 기능이 작동하는 시제품을 보는 순간, 창업가를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그만큼 논문, 특허, 아이디어 단계에 머물러 있을 때는 답답한 행보를 보이던 사람이 시제품 완성과 함께 진지한 태도로 창업가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론과 생각이 넘치는 학자와는 달리 창업가에게는 외관상으로는 초라해 보일지언정 당장 시장을 흥분하게 만들 수 있는 기능의 시제품이 필요할 뿐이다. 굳이 제품의 관점에서 창업을 표현한다면 창업은 시제품이 있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시제품이 창업에 대해 갖는 의미는 크고 중요하다.
 
이번 주제에서는 시제품 제작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비용을 아끼고, 창업팀워크를 다질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제품의 성공적 출시를 더욱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함께 공유했다. 시제품 없이 성공적 제품 출시를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으나 안타깝게도 그런 창업은 내가 아는 한 없다.
 
그럼 어떻게 시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시제품을 만들 때 지켜야 할 수칙은 ‘실패와 실수에 관대한 마음을 유지하면서 일단 직접 한번 해본다’ 뿐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현재 시점에서 나에게 가용한 지식과 자원을 활용해 시제품 제작에 뛰어들어 본다. 디자인적 요소가 중요한 하드웨어라면 주변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골판지를 이용해 만들어보는 식이다. 플라스틱 사출물로 완제품을 만들고자 한다면 폴리모르프(Polymorph)와 같은 제품을 사용해 시제품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폴리모르프는 가격도 저렴하고 제작도 상당히 용이한 재료다.
 
 
아이디어 기획 단계에서 사용하기로 한 기술과 재료에 집착하지 말고 ‘꼭 이 방법밖에 없는 걸까? 다른 방법으로 하면 안 되는 합리적 근거는 무엇이지’라는 생각을 늘 하며 열린 자세로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기를 추천한다. 시제품 제작 초기 단계에서 더 많이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시도와 실수를 해야 우리에게 가장 맞는 최적의 노하우를 제품에 녹여낼 수 있게 된다. 열린 사고를 갖지 않고 고집과 자존심으로 제품 개발을 밀어붙이다가 제품 출시 직전에 치명적인 오류나 더 좋은 대안을 찾게 된다면 시제품 제작 초기 단계에서 똑같은 상황을 경험할 때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비용과 혼란을 야기한다.
 
‘만약 이렇다면 어떨까’라는 수많은 가정과 의문을 즐겁고 풍성하게 쏟아내는 실험의 단계가 시제품 제작 단계임을 꼭 기억하자. 여러 실험을 거쳤음에도 결국 초기에 설정한 방법과 기술로 회귀하게 되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실험을 통해 스타트업이 선택한 방법과 기술이 최선이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특히 초보 창업가의 경우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회사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실패를 반복하며 배우는 시제품 제작을 통해 얻게 되는 자기 확신과 자신감은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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