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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이 뭐길래…가격 인상 전, 연차 쓰고 부산 매장 원정 갔다

“아침 10시 백화점 앞에 도착했을 땐 40여 명밖에 없었는데 30분 뒤 문이 열리자마자 샤넬 매장으로 뛰어갔더니 대기 번호가 115번이더라고요. 결국 5시간 기다려서 가방을 샀어요.”

샤넬 가격 인상 마지막 날, 매장 들어가는 데만 5시간
고객들 "해외 여행 못 가니, 지금 사는 게 낫다"
연차 쓰고, 서울엔 물건 없어 부산까지 '샤넬 원정'

13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만난 이진주씨의 말이다. 그는 내일(14일) 샤넬 가격 인상 소식에 오늘 아침 10시부터 어머니와 함께 백화점 매장을 찾았지만 결국 오후 3시가 다 돼서야 매장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고 평소 갖고 싶었던 가방 하나를 사는 데 성공했다.  
13일 오후 3시, 가격 인상을 하루 앞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샤넬 매장 앞. 많은 고객들이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모여 들었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윤경희 기자

13일 오후 3시, 가격 인상을 하루 앞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샤넬 매장 앞. 많은 고객들이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모여 들었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윤경희 기자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샤넬 사재기’가 오늘 정점을 찍었다. 가격 인상 예정일은 14일. 인상 전 가격으로 샤넬 제품을 살 수 있는 마지막 날이 오늘(13일)이기 때문이다. 샤넬 매장이 입점한 주요 백화점마다 개점과 동시에 달리기 경주를 하듯 실내로 고객들이 몰려드는 '오픈런'(매장문이 열리자마자 물건을 사기 위해 뛰어가는 행위)이 이어졌다.  
특히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앞에는 오전 8시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100m 이상 늘어섰다. 아예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시부터 250명 이상이 줄은 안 섰지만 매장 주변을 맴돌며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직원은 “앞으로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만약 지금 입장을 신청했다면 오늘 안에 입장 콜을 못 받을 확률이 높다”고 안내했다.
한 여성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태블릿에 입장 신청을 하고 있다. 테블릿 화면에는 현재 대기중 인원이 150명이라고 적혀 있다. 윤경희 기자

한 여성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태블릿에 입장 신청을 하고 있다. 테블릿 화면에는 현재 대기중 인원이 150명이라고 적혀 있다. 윤경희 기자

그나마 대기팀 수가 적은 신세계 강남점 샤넬 매장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오후 3시경 기자가 받은 입장 대기 번호는 152번. 직원은 “매장에 들어가려면 앞으로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이상은 기다려야한다”며 “입장 차례가 되면 카카오톡 메시지로 입장 순서가 됐음을 알려줄 텐데 10분 안에 매장에 도착하지 못하면 입장할 수 없다”는 주의 사항을 친절하게 알려줬다.  
실제로 이후 샤넬 매장에 입장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시간 40분. 오후 6시에 가까워서야 겨우 매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매장 안에서 손님을 맞는 직원은 약 50여 명. 비슷한 수의 손님들이 열심히 살 물건을 찾고 있었다. 인기 제품인 '클래식백'(플립백)은 아예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직원은 "플립백은 올해 새로 나온 '19플립백' 베이지와 초록색 제품이 각각 한 개씩 남아 있다"고 안내했다. 직원과 손님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좁은 매장 안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 끊임없이 제품을 찾고 답하는 상황이라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비슷한 시각 가방과 귀걸이를 사서 나온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여기 오려고 오늘 연차를 냈다”며 “프랑스로 여행 가면 사려고 했던 것들을 오늘 샀다. 내일이면 100만원이 비싸지는 건데, 그 정도 차액이면 면세점이나 해외에서 사는 것과 비슷하고 또 어차피 코로나19로 해외를 못 가니 가격이 조금이라도 싼 지금 사는 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아예 서울에서의 구매를 포기하고 지방으로 ‘샤넬 원정’을 떠난 사람도 있다. 지난 12일 부산의 백화점을 방문해 샤넬 가방을 샀다는 김모씨는 “서울 매장에선 인기 있는 검정 가방을 구할 수 없어 아예 부산에 다녀왔다”고 했다.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점 역시 며칠째 개점과 동시에 샤넬 매장으로 뛰어들어가는 고객들의 오픈런이 이어졌다.   
 
샤넬 매장이 입점한 백화점들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백화점 매출이 빠진 상황에서 샤넬로 인해 매출이 증가하는 건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생활 속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사람이 몰리는 게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오픈런을 하는 고객들에게 안전을 위해 ‘뛰지 말아 달라’ ‘마스크 착용을 부탁한다’ 아무리 부탁해도 한계가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문제가 생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샤넬 직원 외에 백화점 직원들이 백화점 통로 등에서 샤넬 매장으로 고객들을 안내하기 위한 특별 근무를 서기도 했다.    
 
샤넬의 가격 인상은 이달 7일(현지 시간) 본사가 있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11일엔 유럽 전역에서 시행됐다. 한국은 내일(14일) 아침부터 적용된다. 샤넬 측이 공식적으로 인상 폭을 밝히진 않았지만, 유럽의 인상 폭을 고려했을 때 최소 4%, 최대 17~25%까지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 매체 WWD에 따르면, 유럽 기준으로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클래식백’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클래식 플립백’이다. ‘클래식 미니 스퀘어 플랩백’의 가격은 25%, ‘클래식 스몰 플립백’은 20.8%가 올랐다. 샤넬은 지난 2019년 11월에도 3~13%의 가격 인상을 한 바 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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