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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3 이태원 나올 수 있다"…엿새 만에 확진자 100명 돌파

12일 서울 성동구 보건소에 이태원을 방문했던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성동구 보건소에 이태원을 방문했던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6일 처음 발생한 이후 엿새 만에 전국적으로 100명을 넘어섰다.  
 

방역당국 "이태원 집단감염 경로, 한 곳이 아닌 여러 곳 가능성"
지역사회 '조용한 전파' 현실화 우려
"고위험시설 방역 완화 시기상조…아쉬운 대목"

1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총 108명이다. 서울 68명, 경기 24명, 인천 7명 등으로 전체 확진자의 91%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그 외 충북 5명, 전북 1명, 부산 2명, 제주 1명 등이다.

 
방역당국은 특히 이번 집단 감염의 경로가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초발환자인 ‘용인 66번 환자’(29세 남성)가 이태원 클럽발 확산을 일으켰다기보다, 그 전부터 지역사회에서 ‘조용한 전파’가 진행되다 황금연휴를 맞아 밀폐된 클럽을 통해 확진자가 폭발했다는 것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용인 66번 환자가 갔던 클럽 외에 각기 다른 클럽을 방문한 두 명도 확진된 것과 관련 “이태원 클럽의 집단감염은 하나의 진앙지로부터 시작된 그런 감염이 아니고, 다양한 진앙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도 그 이전부터 지역사회, 또 어딘가에 조용한 전파가 진행되면서 결국 4월 24일 (이태원 클럽에서) 밀집된 환경이 조성되며 거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입했고, 그럼으로써 환자 발생이 늘어난 상태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월 24일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4월 19일)된 이후 처음 맞는 주말이었다. 방역 당국은 용인 66번 환자가 현재까지 증상 발병일이 가장 빨라 초발환자로 볼 뿐, 무증상 감염자가 이에 앞서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 66번 환자가 방문한 이태원 클럽 3곳(킹·퀸·트렁크) 외에 다른 클럽(소호·힘·더파운틴)과 서대문구 소재 클럽(메이드)을 방문한 이들도 모두 양성으로 확진돼 방역 당국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여기에 이태원 핑크엘리펀트(4월24일)와 피스틸(5월5일)을 방문한 20대 남성도 이날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역학조사 범위를 이태원 유흥시설 전체로 넓혔고, 기간도 지난달 24일~5월 6일로 확대했다.  
 
권 부본부장의 말대로 연휴 이전부터 지역사회에 '조용한 전파'가 진행되고 있었다면 이태원 집단감염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코로나19가 무증상 또는 경미한 증상 때도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라서다. 
용산구 보건소 방역 관계자들이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용산구 보건소 방역 관계자들이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병율 차의과대학 교수는 “제2, 제3의 이태원이 나올 수 있다”며 “지역사회 여기저기에 무증상 감염자들이 활동하고 있고, 확인하지 못한 감염이 어디든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지난 2월 대구 신천지교회 집단감염 때도 '31번 환자'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 증상이 나타난 환자가 여럿 나왔다”며 “우연한 기회에 집단 발병이 터지며 검사를 해보니 확진자가 우르르 발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도 “이태원 뿐 아니라 홍대 등에서도 검사해보면 양성자가 나올 것”이라며 “이렇게 줄줄이 환자가 나오는 건 감염원이 하나는 아니라는 얘기다. 검사를 안 하던 사람이 하니까 우연히 발견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클럽발 관련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12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입구에 마련된 호흡기안심진료소에서 용산구 인근 소속 경찰들이 예방 차원에 전수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이태원 클럽발 관련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12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입구에 마련된 호흡기안심진료소에서 용산구 인근 소속 경찰들이 예방 차원에 전수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신천지 사태 때처럼 비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역학 및 추적조사 환경은 더 열악한 상황이다. 신천지 사태 때는 특정 종교집단이고, 관련자도 신속히 파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명단도 따로 없어 역학조사가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의 조용한 전파 가능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클럽·종교기관·다중밀집시설 등을 완화된 거리두기나 생활방역 카테고리에 너무 빨리 포함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전 교수는 “고위험시설에 대한 방역 완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지나친 부분은 아쉽다”며 “지금이라도 클럽 등 유흥시설에 대한 출입 통제를 무기한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은 특히 무증상 감염자가 많아 자기도 모르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침묵의 전파자’가 될 수 있다”면서다.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중 클럽을 직접 방문해 확진된 경우는 73명이었고, 가족·지인·동료 등으로 전파된 경우는 29명이었다. 2차 감염이 3분1 가량이다. 20대 손자가 80대 할머니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처럼 고령층으로의 2차 감염은 방역당국이 특히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백민정·황수연 기자, 수원=최모란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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