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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멘붕…등교하자마자 학평·모평·중간고사 등 시험만 5개

11일 오후 대전 중구 충남여자고등학교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책상 사이를 띄어 놓고 있다. 뉴스1

11일 오후 대전 중구 충남여자고등학교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책상 사이를 띄어 놓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남구의 한 일반고에 재학 중인 3학년 김모(18)양은 11일 등교가 또 한 차례 미뤄졌다는 소식을 듣고 한숨이 나왔다. 김양은 최근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다시 확산돼 등교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었다.
 
하지만 대입 수능이 6개월 남은 상황에서 집에서 적어도 일주일 더 원격수업을 하는 것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김양은 “집에서 공부가 잘 안 돼 학교 갈 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날짜가 또 바뀌니 혼란스럽다”며 “마음 편히 공부에 집중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 유·초·중·고 등교 일주일 연기

이날 교육부는 서울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태에 따라 13일 고3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등교를 유치원과 초·중·고 모두 일주일씩 늦추기로 했다. 
 
당장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학교에 가야 했던 고3 학생·학부모는 물론, 감염에 취약한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도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일주일 후에도 누그러들지 않을 수 있어 불안감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개학이 재차 연기된 고3은 학사일정이 한층 빠듯해져 대입 준비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등교수업 일주일 재연기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등교수업 일주일 재연기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3 자녀를 둔 학부모와 교사들 대체로 등교 연기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고3 딸을 키우는 박모(48·서울 강남구)씨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줄어 등교개학을 결정한 것처럼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등교를 미루는 게 당연한 것 같다”며 “대입도 중요하지만, 아이 건강만큼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자사고 교사는 “대입 일정 때문에 아이들을 위험한 상황으로 내모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겠냐”고 했다.
 

14일 예정 학평도 등교 이후로 미뤄져

하지만 등교가 또 한 차례 미뤄지면서 학사일정도 한층 꼬였다. 대부분 고교에서는 중간고사를 이달 말에서 6월 초에 치를 예정이었다. 원격수업으로 개학은 이뤄졌지만, 현장 수업을 3~4주 정도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등교 연기로 중간고사 일정이 미뤄질 경우 ‘6월 모평’이라 불리는 수능 모의평가(한국교육과정평가원) 기간과 겹칠 가능성도 있다. 경기도의 한 일반고 교장은 “중간고사를 그냥 치르자니 학생들이 배운 내용이 적고, 미루자니 모평 일정을 피하기 어렵고 기말고사까지 조정해야 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2020학년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지는 지난달 2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광덕고등학교에서 교사가 문제지를 배부하기 앞서 3학년 학생의 체온을 재고 있다. 뉴스1

2020학년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지는 지난달 2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광덕고등학교에서 교사가 문제지를 배부하기 앞서 3학년 학생의 체온을 재고 있다. 뉴스1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일정도 또 한 번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교육청 주관 학평은 당초 고3 등교 다음날인 14일 치러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등교가 연기되면서 학평도 20일 이후에 시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학평 일정과 관련해 “경기도교육청과 각 시·도교육청 교육국장들이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3 "일정 빠듯. 매일 밤새야 하나"

수험생의 학업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서울의 한 여고에 재학 중인 김모(18·서울 동작구)양은 “등교 후 남은 1학기 동안 봐야 하는 시험이 모평·학평·중간고사 등 5개인데, 등교연기로 일정이 더 촘촘해졌다”며 “등교 후 이들 시험 준비와 수행평가, 학생부종합전형 비교과 활동까지 준비하려면 매일 밤을 새워도 부족할 판”이라며 답답해했다.
전국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 총 312만여명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신동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에서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 총 312만여명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신동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에서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고3 아들을 키우는 윤모(50·서울 양천구)씨는 “일주일 사이에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확 줄어들진 않을 것 같다”며 “학교에서는 방역을 철저하게 해도 대중교통으로 이동 중에 아이가 감염될까 무섭다”고 걱정했다. 윤씨는 이어 “현재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걸리면 올해 대입은 정말 포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등교 연기로 돌봄 부담 길어져

등교 연기를 원했던 초등 저학년 학생들의 부모들도 연기 결정에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초2 아들을 키우는 이모(40·경기도 광명시)씨는 “이태원 클럽 감염 확산으로 변수가 생긴 만큼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등교를 미루는 게 맞다”며 “일주일 뒤에도 신규 확진자가 줄지 않으면 초등 1~2학년은 1학기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 등을 중심으로 돌봄 부담에 걱정이 커졌다. 초3 자녀를 키우는 김모(38‧서울 관악구)씨는 “친정 부모님이 아이 돌봄에 지친 상황이라 학교 갈 때까지만 부탁드리기로 했는데, 등교가 일주일 더 미뤄져 난감하다”며 “감염병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등교를 안 하는 게 맞긴 하지만 아이 맡길 곳이 없는 나같은 맞벌이 부부는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전민희·남궁민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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