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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천지보다 어려운 이태원 감염 추적…‘맞춤 방역’ 필요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의 파장이 커지면서 자칫 ‘제2의 대구 신천지’ 사태까지 우려된다. 무엇보다 감염자 역학조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2차 폭발의 경고도 나온다.
 

이태원 클럽 방문 3000여 명 전화 연락 안 돼
기존 생활방역 수칙 손질해 탄력적 대응해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그제 신규 확진자는 35명이었다. 황금연휴가 끝난 지난 6일 저점(2명)을 찍더니 8일부터 줄곧 두 자릿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국내 확진자는 60일 만에 격리해제자 수를 추월했다. 이태원 클럽과 주변 주점 감염자에게서 시작된 2차 감염자도 속속 발생하고 있다. 클럽에 다녀온 30대 손자에게 80대 할머니가 감염되는 등 가족·친지·동료에 의한 2차 감염은 이미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특히 병원·백화점·콜센터·피부관리사 등 다중 접촉 근로자들이 감염되면서 2, 3차 감염 위험이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태원 클럽 방문객의 전체 연락처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신속한 검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대목이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 방문객 5517명(중복 제외) 중 3112명이 연락 두절 상태다. 이에 따라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정보 등을 활용해 신원을 파악하고 강제 추적을 통한 역학조사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신천지 사태의 경우 방역당국이 전체 신도 명단을 확보해 그나마 전수조사가 이뤄졌지만, 이태원 클럽은 정확한 전체 명단이 없어 역학조사에 한계가 예상된다. 이태원이 신천지보다 대응이 까다롭다는 얘기다. 이태원 클럽 출입객 중에는 성 소수자와 외국인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자칫 차별과 혐오 시비마저 우려된다. 특히 불법체류 외국인은 강제 추방을 우려해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린다.
 
이런 집단의 특성을 고려하면 방역 정책도 매뉴얼에 집착하기보다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게 대응해야 한다. 방문객들이 자발적으로 검사에 응하도록 유도하되, 사생활 보호에도 신경써야 한다. 물론 기회를 줬는데도 방역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엄중하게 사후 조치하면 된다.
 
경기도의 발 빠른 대응은 참고할 만하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태원 클럽과 서울 강남 ‘블랙 수면방’(속칭 찜방) 출입자를 대상으로 17일까지 의무 감염검사 명령을 발동하고 클럽 출입일로부터 2주간 대인접촉 금지 명령도 발동했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과 최고 2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런 조치는 전국으로 확대해 볼 만하다.
 
‘스텔스 바이러스’에 의한 코로나19의 특성상 섣불리 방역 성공을 꺼내기는 어렵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 방역) 차원에서 짠 방역 정책과 지침을 이태원 클럽 사태를 계기로 대폭 손질해야 마땅하다. 획일적 지침보다는 시설과 집단의 디테일과 특성을 반영한 ‘맞춤 방역’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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