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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근한듯 뜨거운 최하림의 시편들

나는 나무가 되고 구름 되어

나는 나무가 되고 구름 되어

나는 나무가 되고 구름 되어
최하림 지음
장석남·박형준·나희덕·
이병률·이원·김민정 엮음
문학과지성사
 
1939년 목포에서 태어나 ‘빈약한 올페의 회상’으로 등단. 20대 초반이던 1960년대 김현·김승옥·김치수 등과 함께 ‘산문시대(散文時代)’ 동인으로 활동. 일곱 권의 시집 출간. 2010년 타계 직전 제자들이 나서서 시전집 출간.
 
간추린 이력만으로는 한 시인의 세계를 알 길이 없다. 10년 전 시전집에 관여했던 제자들도 그 점이 안타까웠던 듯. 시인 최하림의 문학 자장 안에 있었노라고 고백하는 후배 시인 여섯 명이 10주기를 맞아 ‘문학 스승’의 시선집을 꾸몄다. 총 60편을 선정해 시집 발간 순서에 따라 배치하고 회고 글을 보탰다.
 
시선집 제목부터 흐릿하다고 느껴질지 모르겠다. 센 말에 길들여진 스스로를 뉘우치고 잃어버린 여린 마음을 헤아려볼 기회다. 편집에 참여한 이원 시인의 다음 문장도 그 점을 지적한 것 같다.
 
“선생님이 쓰신 이 미지근함이 시가 갈 수 있는 한 절정이었음을 오늘에야 깨닫는다.”
 
그러니까 미지근한 듯한데 어느 순간 그 세계에 빠져버린다는 것. 그게 최하림의 시라는 것.
 
그런 세계를, 생전 최하림 시인이 효용성을 의심했던, 말이나 글로써 속속들이 전달하기는 어렵다.
 
몇 가지 퍼즐 조각을 소개하면, ‘겨울의 사랑’은 예외적으로 강렬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엄혹했던 80년 언저리에 쓰였기 때문일 게다.
 
시인의 예민한 촉수는 겨울이 되면 밤이 오고 눈이 온다는 당연한 자연의 반복 안에서 폭력성을 발견한다. “반복의 강도 속에서/ 원한”을 감지했노라고 말한다. 그럴 때 시인은 “짓밟힌 풀포기 밑에서도 일어나는 바람의 시인”이다.
 
시인의 독특한 언어 사용도 감상 대상이다. “아름다운 사부랑 눈”(‘겨울 우이동시’), “늠실거리는 햇빛”(‘11월에 떨어진 꽃이’) 같은 표현이 그렇다.
 
‘나무가 자라는 집’ ‘서상(書床)’ 같은 작품은 감탄하며 읽게 된다. 당신은?
 
신준봉 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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