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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보다 못하나···현무-4 탄도미사일 2발중 1발 불발 굴욕

지난 3월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늘린 신형 현무-4(가칭) 탄도미사일의 첫 시험 발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당시 2발의 미사일 중 1발만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한·미 미사일 지침에 묶여온 한국의 미사일 능력이 북한보다 뒤처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8월 군 당국이 쏜 현무-2C 탄도미사일. 이 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500㎏다. 지난 3월 시험 발사한 현무-4는 사거리가 현무-2C와 똑같은 800㎞이지만 탄두 중량은 2t으로 늘어났다. [사진 국방부]

지난 2017년 8월 군 당국이 쏜 현무-2C 탄도미사일. 이 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500㎏다. 지난 3월 시험 발사한 현무-4는 사거리가 현무-2C와 똑같은 800㎞이지만 탄두 중량은 2t으로 늘어났다. [사진 국방부]

 
7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3월 24일 충남 태안군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 앞바다의 해상 임시 발사장에서 현무-4 탄도미사일이 시험 발사됐다. 이 미사일 중 1발은 목표 수역인 이어도 북쪽 60㎞ 해상에 떨어졌다. 
 
정부 소식통은 “당시 청와대 관계자와 ADD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2발을 쐈는데, 1발은 불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DD는 현재 실패 원인을 분석 중이다.  
 
현무-4는 2017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ㆍ미 미사일 지침(Missile Guideline)의 탄두 중량 제한을 풀기로 합의하면서 탄생했다. 현무-4는 사거리가 800㎞이면서도 탄두 중량은 2t이다.
 
현무-4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현무-4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그동안 미사일 지침에 따라 한국은 최대 사거리가 800㎞를 넘고 탄두 중량이 500㎏ 이상인 탄도미사일을 보유할 수 없었다. 최대 사거리 500㎞와 300㎞의 탄도미사일은 각각 1t과 2t까지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를 줄이면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트레이드 오프(trade-off)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한국군이 현재 보유한 현무-2C는 남부 지방에서 쏴도 북한 전역을 사거리 안에 둔다. 하지만 문제는 탄두 중량이었다. 500㎏짜리 탄두는 위력에 한계가 있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미사일의 위력은 탄두부의 폭탄과 상관이 있지만, 무게와도 비례한다"며 “한국은 사거리 제한이 걸려 있기 때문에 폭발력을 극대화하는 탄두 중량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을 늘리려는 이유는 유사시 북한 지휘부가 머물 지하 벙커를 탄도미사일로 파괴하기 위해서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하는 가운데 탄두 중량이 늘어나면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더라도 파괴력이 커져 한국의 억지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첫 시험 발사의 난관은 사거리였다. 국내에서 쏜 미사일이 800㎞를 날려면 중국이나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진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군 당국과 ADD는 이번 시험 발사에서 정상 각(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했다. 고각 발사는 북한도 많이 사용하는 시험발사 방식이다. 고각 발사는 고도를 높이는 대신 비행거리가 줄어든다. 또 대기권을 살짝 벗어났다가 다시 들어오게 돼 재진입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현무-4가 2발 중 1발만 제대로 날아가면서 ADD의 개발 능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ADD는 그동안 ‘한국은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미사일 지침이라는 족쇄 때문에 발이 묶였다’고 말해왔다”면서 “이번 시험 발사 결과를 놓고 정부 일각에선 ADD가 현무-4를 목표한 일정 안에 개발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군 안팎에선 이미 미사일 고도화에 성공한 북한과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은 탄두 중량 1t에 최대 사거리 1만3000㎞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첫 시험 발사에서 바로 성공을 거둔 후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도 과거 무수단 미사일의 경우 8번을 쏴 7번 실패를 거뒀다”며 “신형 미사일 개발은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과정과 같다”고 해명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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