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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의 한반도평화워치] 북·미 협상 먼저 복원해야 남북 관계도 풀 수 있다

총선 이후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우려에도 북한과의 경제 협력에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우려에도 북한과의 경제 협력에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정부로서는 기존 정책을 가속할 동력을 얻었다고 여길만하다. 그러면 비핵 평화 과정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노이 정상회담 이래 북·미 협상은 교착되고 남북 관계는 중단됐다.
 

코로나와 바이든 부상으로 북·미 대화 가능성 생겨나
남북 협력 먼저 하면 북한의 거부로 분위기만 나빠져
북·미 대화 실타래 풀려야 남북 관계도 순조롭게 풀려
비핵 평화과정 복원 위해 정확한 수순과 신속한 대응 필요

전망하기 전에 현황 점검을 해 보자. 남북 관계에서 북한의 대남 태도는 올해 들어서도 냉랭하다. 북한은 우리가 트럼프의 김정은 생일 축하를 전달하자 비아냥거렸고 훈련 중단을 요구하자 원색적인 비방을 했다.
 
북·미 간에는 미묘한 움직임이 관찰된다. 애당초 북한은 미국이 입장을 변경하면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했다. 미국이 불응하자 북한은 지난해 말 이제 자신의 길을 가겠고, 조만간 새 전략무기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도발을 통해 대선을 앞둔 트럼프를 담판으로 견인한다는 전략이다. 그런데 북한은 도발 카드를 아직 안 꺼내고 있다.
 
북한의 게임이 작동하려면 11월 대선 전에 시간 여유를 갖고 도발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후폭풍을 수습한 후 정상회담을 하고 대선으로 가는 일련의 시간표가 만들어진다. 이에 따르면 이미 도발을 해야 했다. 5월이 되도록 시간을 끄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북한이 예고한 도발을 미룬 이유
 
첫째, 코로나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연초 코로나가 중국을 덮치자 북한은 도발할 경우 유일 후견국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할 것이라고 여겼을 수 있다. 중국이 사태를 수습할 즈음 미국이 코로나에 휘말렸다. 곤경에 처한 트럼프를 상대로 도발하면 정상회담은커녕 엉뚱한 대응을 초래할 것을 우려했을 수 있다.
 
둘째, 바이든의 급부상이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 바이든이 예상보다 일찍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로 미국 경제가 침체하고 실업자가 급증하니 바이든이 뜨고 있다. 북한에 바이든 당선은 바람직하지 않다. 트럼프를 선호하는 북한으로서는 재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진 트럼프에 대해 도발 수위를 조절할 필요도 느낄 것이다.
 
트럼프는 코로나 대처에 여념이 없다. 그의 관심사는 하루빨리 사태를 수습하고 경제를 활성화해 어두워져 가는 재선 전망을 반전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이 트럼프를 담판으로 견인할 시간적 여유와 정치적 공간은 닫혀가고 있다.
 
이제 북한의 계산은 복잡할 것이다. 결국 당초 구상보다 시간이 흘러 지금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주요 도발을 미루는 동안 단거리 미사일로 틈을 메웠다.
 
북한의 속내로 미루어 보면 도발을 계속 지연시키면서 북·미 대화를 모색할 틈새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여정이 3월 담화에서 평형과 공정성이 보장되면 대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한 점은 흥미롭다. 미국이 모종의 유연성을 발휘해 도발을 막고 대화를 여는 일이 가능해 보인다.
 
물론 코로나에 매몰된 미국이 그렇게 할지는 회의적이다. 그렇다고 아무런 명분 없이 북한 스스로 도발을 계속 미룰 리도 없다. 그러면 남는 시나리오는 누군가 나서서 북한의 복잡한 심산을 활용할 방안을 내고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다.
 
전망이 이렇다면 한국이 할 일은 드러난다. 궁극적인 목표는 북·미 교착과 남북 중단을 타개해 비핵 평화 과정을 살리는 것이겠으나, 급선무는 도발을 막고 북·미 협상을 복원하는 일이다. 도발이 있으면 북·미 대화든 남북 관계든 전면 중단되기 때문이다. 마침 북한이 도발 시점을 조정하고 트럼프에 대한 도발 수위를 조절할 심산이라면 한·미가 이를 활용해볼 가치가 있다. 미국 스스로 움직이기 어려울 터이니 한국이 나서서 대미 협의를 해봄 직하다.
  
남북 협력 이끌만한 입지 없어
 
2018년 12월 남북 철도 공동 조사 뒤 파주 도라산역에 들어서는 한국의 열차. [중앙포토]

2018년 12월 남북 철도 공동 조사 뒤 파주 도라산역에 들어서는 한국의 열차. [중앙포토]

한국이 나선다면 신속히 해야 한다. 아마도 이미 막후에서 북한이 미국에 나름의 신호를 보냈고 미국이 반응하지 않자 실망한 북한이 도발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을지 모른다. 기회의 창은 오래 열리지 않는다. 과거에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협상 기회를 놓쳤다.
 
그런데 지금 국내에서는 총선 승리 분위기에서 남북 관계 타개를 시도하자는 주문이 나온다. 앞서 살핀 대로 변화 여지가 보이는 북·미 대화는 제쳐 두고 여지가 안 보이는 남북 관계를 먼저 손대는 셈이다. 미국은 제동을 걸 것이다. 미국의 만류를 뿌리치고 제안을 해도 북한이 거부할 것이다. 그러면 남북 간 분위기만 악화한다.
 
총선으로 한국 정부의 국내 입지가 강화되고 코로나 조기 극복으로 국제 입지가 좋아진 것도 맞다. 그러나 남북 협력을 성사시킬 입지가 강화된 것은 아니다. 북한이 그렇게 보지 않기 때문이다. 한반도 분쟁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북·미를 위시한 주요국 간의 실타래가 풀려야 남북 관계가 풀리는 구도다. 북한이 철두철미 그런 인식으로 게임을 한다.
 
요컨대 코로나와 바이든은 비핵 평화 과정을 되살릴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남·북·미가 이를 계기로 국면 전환을 할 수 있느냐다. 그중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이 이 계기를 살려 한반도의 큰 구도를 긴장 완화와 협상으로 바꾸면서 남북 관계 진전도 모색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비핵 평화 과정을 복원하기 바란다. 정확한 수순과 신속한 대응이 요망된다. 
 
남한에 여전히 적대적인 북한의 메시지
북한은 지난해 말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공표한 이래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를 시험 발사하는 등 저강도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 일부 발사는 김정은이 직접 지도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과 몇 차례 정상 친서를 교환했다. 올 1월 김정은 생일을 계기로 트럼프와 김정은은 서한을 교환했다. 이후 트럼프가 다시 친서를 보내 코로나 관련 방역 협력을 제안했으나, 북한은 호응하지 않았다.
 
또 북한은 미국과의 정상 친서를 교환하면서 몇 차례 담화를 내놓았다. 1월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담화, 3월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 뒤이어 외무성 대미협상국장의 담화가 그것이다. 이들 담화에는 미국이 입장을 변경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일관된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특히 김여정의 담화가 가장 상세하게 북한의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김여정은 공정성과 균형이 보장되지 않고 (미국이) 일방적이고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 두 나라 관계는 악화일로로 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계가 좋아질 날을 소원하지만, 그때까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스스로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담화 중에는 대북 제재 압박을 거론하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대한 맹비난도 있었다. 그러나 북한의 담화는 트럼프에 대한 비판은 삼가고, 김정은과 트럼프 사이의 특별한 관계와 신의를 강조했다.
 
남한에 대한 북한의 적대적 메시지는 여전했다. 1월 우리가 트럼프의 김정일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자, 김계관은 속된 표현을 써가며 남한을 비아냥거렸다. 3월에는 김여정이 청와대의 화력 전투훈련 중단 요구를 걸어 ‘저능한 사고’ ‘강도적’ 운운하며 맹비난했다.
 
그러나 김여정의 비난 담화 직후에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 사태에 대한 위로를 전한 것은 북한의 대남 적대적 기류 속에서 이례적인 행보였다. 문 대통령이 이에 답신을 보냈다. 오랜만에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이 이루어졌다.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리셋 코리아 외교안보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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