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찬란한 슬픔의 봄…극단적 선택 많아지는 ‘스프링 피크’는 왜

“외출 후 집에 오니 심장이 두근거리고 무기력하네요.”

매년 3~5월 자살자 늘어..5월 최고 많기도
"일조량 변화 영향" "상대적 박탈감 등 작용"

 
최근 인터넷에 이런 감정을 호소하는 이들의 글이 종종 눈에 띈다. “요즘 우울하고 눈물도 나려 한다. 가슴이 두근두근하는데 봄탄다는 건가요”라고 묻는 이도 있다. 
 
이유 없이 무기력하고 감정 기복이 심한 상태가 지속하면 우울증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봄엔 따뜻한 기온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해 우울증을 겪는 환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코로나 블루(우울증)까지 겹쳤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6~2018년)간 한해 자살자 10명 가운데 3명꼴은 봄철(3~5월)에 집중됐다. 중앙포토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6~2018년)간 한해 자살자 10명 가운데 3명꼴은 봄철(3~5월)에 집중됐다. 중앙포토

우울증이 심하면 극단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3~5월에는 연중 극단 선택을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4년(2015~2018년)간 한해 자살자 10명 가운데 3명꼴은 봄철(3~5월)에 집중됐다. 
 
겨울철인 11월~이듬해 2월 자살자는 상대적으로 적다. 1~2월엔 통상 900명대 수준에 머무르다 3월부터 1000명 이상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3~5월이 연중 자살자 수가 많기로 상위에 든다. 2017년에는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는 5월에 극단 선택을 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이 시기의 자살 급증 현상이 ‘스프링 피크(Spring Peak)’로 불리는 이유다.
 
만물이 소생하는 희망의 계절, 스프링 피크가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일반적으로 햇볕은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조량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모순적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고의적 자해(자살) 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고의적 자해(자살) 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치상 증감폭의 차이는 있지만 매해 봄철이면 자살률이 증가한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햇볕과 관련이 많다고 본다. 빛이 뇌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어 빛을 쬐는 사람이 에너지 올라간다고 하는데 개인에 따라 심하게 올라가거나 오히려 불안정해지는 경향이 있다. 100명 중 3명 정도는 '계절성 우울증'을 앓는다”고 말했다. 
 
갑자기 일조량이 변하면서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해 감정 기복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가을과 겨울엔 일조량이 적어 우울하고 무기력지지만 충동성이 줄어 극단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낮다. 
 
그런데 갑자기 햇볕이 강해지면 감정의 진폭이 커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생기와 활력이 상대적 박탈감을 주며 우울감이 더 심해진다는 분석도 있다. 
자살 일러스트. 사건과 관계 없음. 중앙포토

자살 일러스트. 사건과 관계 없음. 중앙포토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조량 영향도 있지만 3~5월은 모든 걸 시작하는 시기다. 연초에 세운 계획대로 안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이런 감정을 정상적으로 극복하는 사람은 동력으로 삼아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고 반전시킬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 우울감이 커진다“며 “만성적 문제를 안고 있다가 극단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봄철 자살 급증은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전 교수는 “한국뿐 아니라 북미·유럽을 비롯한 북반구 전체가 봄철 자살률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며 “남반구인 호주는 봄철인 10월 자살률이 가장 높고 3~5월은 가장 낮다”고 말했다. 
 
전홍진 교수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줄이려면 2~3월부터 미리 햇볕을 쬐면서 빛으로 인한 감정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봄철에 심리·경제적 불평등으로 사람들에게 커지는 상대적 박탈감을 어떻게 줄여나갈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