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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코로나 직격탄···A380 조종사 143명 자격 날아갈 판

아시아나항공이 26일부터 인천-시드니 노선에 투입하는 A380 항공기. A380은 다른 비행기와 함께 있으면 동체가 고래처럼 커 보인다는 의미에서 '고래 제트기(whale jet)'로 불린다.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이 26일부터 인천-시드니 노선에 투입하는 A380 항공기. A380은 다른 비행기와 함께 있으면 동체가 고래처럼 커 보인다는 의미에서 '고래 제트기(whale jet)'로 불린다.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현존하는 최대 여객기인 A380이 운항이 재개되더라도 하늘을 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A380을 조종할 조종사의 운항 자격이 중지될 위기에 처하면서다.
 
아시아나 항공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등 비상 경영 체제다. 운항률은 10%가 채 안 된다. 사실상 셧다운 상태다.

아시아나 A380 조종사 전원 운항 자격 상실 위기

이 와중에 경영 사정과 별개로 6대의 A380(495석) 조종사의 운항 자격이 상실될 위기에 몰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43명의 A380 조종사가 다음 달 말이면 전원 운항 자격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운항 사정이 좋아지더라도 A380을 세워둘 수밖에 없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하늘길을 봉쇄하면서 항공기를 몰고 갈 곳이 없어졌다.
 
이게 조종사들의 운항 자격을 빼앗는 복병으로 등장했다. 운항자격을 유지하려면 90일 동안 세 차례 이상 이·착륙을 하고, 6개월 단위로 시뮬레이터(모의 비행 장치)로 비상 상황의 대응훈련을 실시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채워야 한다. 그러나 항공기 운항이 중지되면서 모든 조종사가 이 요건을 채울 수 없게 됐다.
아시아나 항공 직원들이 A380기에 화물을 싣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 직원들이 A380기에 화물을 싣고 있다.

비행 못 하고 모의훈련장치도 없어 자격 유지 난망

이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회사의 조종사 노조 등은 국토교통부에 운항 자격 유예 조치를 요청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비상상황을 고려해 시뮬레이터 훈련만으로 운항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실제 비행을 통해 자격을 검증하는 제도를 일시 중지한 셈이다. 이 조치로 조종사들의 운항 자격은 하늘길이 정상화될 때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A380 조종사는 사정이 다르다. 이들은 여전히 운항 자격을 잃을 위기다. 아시아나항공이 A380 시뮬레이터를 갖고 있지 않아서다.

모의비행장치는 대한항공이 한 대 보유…자체 훈련 수요 감당도 벅차 

국내에 A380 시뮬레이터는 딱 한 대다. 대한항공이 갖고 있다. 한데 대한항공도 10대의 A380을 조종할 218명을 훈련하느라 아시아나항공에 대여할 수 없는 형편이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A380 조종사들이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없는 셈이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은 태국이 보유한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훈련해왔다. 그러나 태국은 국경 봉쇄 조치를 내린 상태다. 내년 초까지 이 같은 비상상황을 유지한다는 발표도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으로선 태국에서의 훈련 길도 막힌 셈이다.
모의비행장치 내부는 항공기 조종석과 동일하다. 함종선 기자

모의비행장치 내부는 항공기 조종석과 동일하다. 함종선 기자

아시아나, 외교부 통해 모의비행장치 보유한 태국에 조종사 입국제한 해제 요청 중

아시아나항공은 결국 외교부에 긴급 구조 요청을 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만이라도 태국 입국을 허용토록 외교적 조치를 취해달라는 내용이다. 외교부가 태국과 입국 제한 조치의 제한적 해제를 위해 접촉 중이지만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이마저도 좌초하면 아시아나항공은 하늘길이 열려도 A380을 운항할 수 없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태국 길마저 막히면 다음 달 중으로 A380을 빈 비행기로 제주와 인천(김포)를 운항토록 하며 비행훈련을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며 "이 경우에도 시뮬레이터를 통한 비상상황 운항 훈련을 할 수 없어 자격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태국 훈련 길 열려도 격리기간 감안하면 A380은 상당기간 운항 못 해

자격을 잃는다고 조종사가 영구적으로 조종간을 놓는 것은 아니다. 재자격훈련을 거치면 가능하다. 8일 동안 이론교육과 실제 비행시험, 시뮬레이터 훈련 등을 거치게 된다. 이 경우에도 문제가 생긴다. 태국이 시뮬레이터를 아시아나항공에 개방하지 않으면 재자격 훈련조차 막힐 수 있다.
 
설령 태국이 시뮬레이터 빗장을 열어도 태국에 입국하자마자 14일 동안 격리되고, 훈련 뒤 귀국해도 다시 14일간 격리된다. 한 달 이상 A380은 공항 주기장에 서 있게 되는 셈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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