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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포럼] 조상 찾게 해준 고마운 분들

조강수 사회에디터

조강수 사회에디터

아는 분들 가운데 보학과 인맥에 능한 이가 두엇 있다. 삼국·고려·조선 시대 인물까지는 아니더라도 동시대의 유명인이나 교분 있는 인사들은 이름만 대도 가족 관계, 조상, 문중, 출신 지역, 대학 학번, 사시 동기, 절친, 사돈의 팔촌까지 줄줄이 기억 속에서 소환해 현출한다. 보학에 둔감한 기자는 마냥 신기할 따름이다. 본관이 ‘한양 조씨’라는 것만 아는 수준이다. 그런데 어렴풋하던 조상을 이번에 확실히 찾게 됐다. 조국과 친(親)조국 인사들 덕이 가장 컸다.
 

황희석 “조국 보면 조광조 떠올라”
한양조씨 “피의자와 동급?” 분개
“망나니” “칼춤” 격한 말 이젠 그만

1등 도우미는 황희석(전 법무부 인권국장)이다. 지난 4·15 총선에서 아류 위성정당인 열린민주당 비례 후보가 된 그는 연일 검찰을 향해 초강경 발언을 내놨다. 조국 가족 비리 수사를 “검찰의 쿠데타”라고 규정한 것은 그나마 낫다. 최강욱(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인턴증명서 위조 혐의로 전격 기소되자 “검찰의 쿠데타”라고 반발한 것과 맥이 통한다. 황희석은 한 발 더 나가 페이스북에 “‘조’를 생각하면 중종 때 개혁을 추진하다 모함을 당해 기묘사화의 피해자가 된 조광조 선생이 떠오르고, ‘대윤’ ‘소윤’ 하면 말 그대로 권력을 남용하며 세도를 부리던 윤임·윤원형이 생각난다”고 썼다. 조국을 조광조에, 윤석열 검찰총장과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역적’ ‘간신’에 빗댄 것이다. 쿠데타 세력 명단이라며 14명의 검사 이름도 공개했다. 논리 없이 어설프게 갖다 붙인 것이라 사달이 날 듯싶었다.
 
최·황 콤비의 트레이드 마크는 격한 언어다. “망나니” “칼춤” “공수처 1호 수사대상” 등의 표현은 섬찟하다. 말의 품격은 이미 수직 낙하했다. 이후가 더 무섭다. “인간의 말이 나름의 귀소본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돌고 돌아 어느새 말을 내뱉은 사람의 귀와 몸으로 다시 스며든다.”(이기주의 『말의 품격』 중)
 
조국을 조광조에 빗댄 비유에 대해선 가당치 않다는 반응이 먼저 나왔다. 일부 언론은 둘이 닮았다고 분석했다. 외모와 언변, 과도할 정도의 자기 의견 방출이 첫째로 꼽혔다. 내가 옳고 너는 틀렸다는 의식이 강하다는 게 둘째였다. 내로남불의 측면에서 닮았다는 거였다. 과거제 개혁을 명분으로 시험 성적보다 면접을 중시한 ‘현량과’를 도입하고도 정실인사로 귀결된 점도 비슷한 과오로 지적됐다.
 
서소문 포럼 4/28

서소문 포럼 4/28

양쪽에 다 격분한 건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1482~1519) 선생의 후손들이었다. 한양조씨대종회는 정치적 악용을 우려한다는 비난 성명서를 냈다. 핵심은 이랬다. “한양조씨 시조의 10대손 조광조 선생은 조선 시대 개혁 정치가다. 동방 5현으로 추앙받는다. 역사에 대한 평가와 표현과 착각은 자유다. 하지만 어느 정도껏 해야지 정암 선생을 조국(曺國)과 동급 인물로 매도한 데 대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분개한다. 표리부동한 행위로 피의자가 된 조국을 개혁을 위해 목숨까지 버린 정암에 비유하는 것도 격에 맞지 않을뿐더러, 역사적 사실을 왜곡·폄하해 매도하는 행위는 더욱더 용납할 수 없다.”
 
5년 전 성완종씨는 세상을 뜨기 직전, 창녕 성씨와 창녕 조씨가 한 조상에서 나왔다는 점을 내게 알려줬다. 2015년 3월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 압수수색이 있고 하루 뒤 통화에서였다.
 
“저 성완종입니다. 바쁘시죠. 어디 조씨세요? ” 일면식도 없는 휴대폰 너머 기자와의 개인적 간격을 좁히려는 의도로 이해했다. ‘한양 조씨’라고 답하자 “창녕 조씨라면 우리 창녕 성씨랑 같은 본이라 결혼도 못 하는데”라고 아쉬운 듯 되뇌었다. 그때만 해도 창녕 조씨와 한양 조씨의 한자가 각각 조(曺)와 조(趙)로 다른 줄도 몰랐다. 지난해 여름,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에 임명 강행되면서 빚어진 진영 싸움의 대혼돈 국면에서야 구분이 갔다. 지난 24일 조연행 한양조씨대종회 부회장과 통화해 심경을 물었다.
 
조국을 조광조 선생에 비유했는데
“급이 다르다. 현실 정치인들이 조국을 끌어올리려고 갖다 붙인 것이다. 양측에 항의해 정식 사과를 받았다.”
 
이런 일은 처음인가.
“그렇다. 망발이다.”
 
그는 한양조씨 종중회원은 6개파 35만명이고 정암 선생은 양절공파라고 했다. 요샌 ‘n번방 사건’ 주범, 심지어 조선 좀비 드라마 ‘킹덤’의 간신까지 ‘혜원 조씨’라서 ‘조씨 전성시대 같다’고 눙쳤더니 이런 답이 왔다.
 
“조씨라고 다 같은 조씨인가요?”
 
추신. 당일 가족묘에 참배하러 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묘비명에 ‘양절공파’라는 글귀가 뚜렷했다. 내가 조광조의 직계 후손임을 이번에야 알았다.
 
조강수 사회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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