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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펴보라” 쪽지 준 기관장 무죄, 채점 조작 공무원 유죄

청주지법 전경

청주지법 전경

 
청원경찰 채용 과정에서 특정인에게 유리하도록 채점표를 조작한 전·현직 공무원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청원경찰 채점표 조작 전·현직 공무원 4명 벌금형
학력·경력 최저점→만점 특혜, 4명 최종 합격
메모지에 특정인 이름 적어준 기관장은 무죄
법원 "특혜자 외에 다수 응시자에 허위 점수"
"기관장 지시에 의한 조작으로 보기 어려워"

 
 청주지법(부장판사 남성우)은 26일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전 4급 공무원 A씨(64)와 현직 공무원 B씨(58)에게 각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무원 C씨(49)와 D씨(47)에게는 각각 벌금 800만원과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에 근무하면서 2012년 12월과 2014년 1월에 치러진 청원경찰 채용 시험에서 서류전형 배점을 임의로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기준 미달인 지원자 4명이 두 차례 시험에서 최종합격했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해당 기관은 2012년 청원경찰 채용 서류전형 배점을 ‘채용분야와의 적합성(50점)’, ‘학력 및 경력(30점)’, ‘공인무술단증(15점)’, ‘자격증점수(5점)’으로 정했다. 학력은 체육이나 경호·경비학과를 졸업한 사람으로, 경력은 방호 근무경력 보유 유무를 평가하도록 했다. 2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우수(30점), 하나만 만족하면 보통(20점), 둘 다 충족하지 않으면 미흡(10점)으로 평가해야 한다.
 
 하지만 A씨와 B씨 등 채점위원 3명은 2012년 시험에 지원한 이모씨의 학력과 경력 부분을 ‘미흡’으로 채점해야 함에도 ‘보통’으로 기록해 10점을 더줬다. 이씨는 그해 청원경찰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KTX오송역과 보건의료행정타운,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 등이 들어서 오송읍 일원. [중앙포토]

KTX오송역과 보건의료행정타운,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 등이 들어서 오송읍 일원. [중앙포토]

 
 A씨 등 이 기관 직원 4명은 2014년 청원경찰 시험에서도 남모씨 등 지원자 3명의 학력과 경력 부분을 ‘미흡’으로 줘야 하나 ‘우수’로 채점하는 등 20점을 더 부여했다. 특혜를 받은 지원자는 모두 합격했다. 재판부는 “공직자로서 채용 업무에 공정성을 견지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서류 전형 채점표를 허위로 작성해 채용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기관장 E씨(64)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E씨가 두 차례 청원경찰 채용에서 특정 응시자의 서류 점수를 바꾸라고 부하 직원에게 지시한 것으로 봤지만, 재판부는 “E씨의 범행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2016년 10월 진행한 감사원 감사에서 B씨는 2014년 채점표 조작 이유에 대해 “A씨의 지시로 항목별 배점을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2차 조사에서 B씨는 “기관장 E씨가 명단이 적힌 쪽지를 잘 검토해 보라고 했다. 이후 A씨가 ‘기관장의 지시가 있으니 언급한 응시자에게 유리하도록 항목별 배점을 변경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E씨는 감사원 조사와 법정에서 “해당 응시자들에 대해 ‘잘 살펴보라’고 말한 사실이 있을 뿐, 채용기준을 위배하면서까지 합격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E씨의 언급이나 지시와 무관하게 2014년 해당 기관의 청원경찰 채용과정에서 다수의 응시자가 평가 기준에 배치되는 평점을 받았다”며 “부정하게 작성한 채점표가 E씨의 언급으로 인한 특혜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A씨와 B씨가 조사과정에서 특혜를 준 특정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E씨가 사전에 응시자의 자격 요건을 검토하지 않은 것도 무죄 이유로 들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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