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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경고에도…'약장수' 트럼프 한마디에 없어서 못파는 약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유사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으로 강력 추천하고 나서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다. [AP=연합뉴스]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유사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으로 강력 추천하고 나서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으로 거론한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세계 의·과학계에서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의 선물’이라고 극찬했지만, 전문가들은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며, 코로나19 치료제 발견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극명하게 다른 양상은 왜 나왔을까.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트위터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트로마이신을 함께 투입하면 의료역사상 가장 큰 게인 체임저 중 하나가 될 진짜 기회를 갖게 된다"고 썼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미국 내 처방 건수도 폭증했다.  
 
그러나 과학 전문지 네이처는 24일(현지시간) “클로로퀸에 대한 과대 광고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정치 지도자들이 빈약한 근거를 바탕으로 약물에 대한 관심을 부추겼고, 이 때문에 오히려 치료제 발견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처는 일부 환자들이 클로로퀸 계열 약물을 맹신해 다른 치료제 후보군의 임상시험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몇몇 약물은 임상까지 지연되고 있다.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클로로퀸과 관련해 질문하는 기자를 저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클로로퀸과 관련해 질문하는 기자를 저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세이트루이스 워싱턴대학 소속 정신과 전문의 에릭 렌제는 “최근 코로나19의 심각한 면역 반응을 줄일 수 있는 항우울제에 대한 임상을 시작했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다며 참가를 거부했다”고 네이처에 밝혔다. 로렌 사우어 미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원도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와 관련된 임상을 진행할 때 유사한 저항에 부딪혔다고 전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부작용, 심각하면 사망"

 
문제는 클로로퀸이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이들 약물이 오히려 코로나19 병증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난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와 버지니아대학교 공동 연구진이 발표한 미국 재향군인보건국(VHA) 의료센터에 입원한 368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다. 이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약한 환자 97명의 사망률은 27.8%로, 투약하지 않은 환자 158명의 사망률(11.4%)의 두 배가 넘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환자에게 이들 약물을 투여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심실빠른맥(심실에서 발생한 비정상적 신호로 인해 1분에 100회 이상의 심실 수축이 나타나는 증상)이나 심실세동(심실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는 증상) 등이 있으며, 심각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보건당국도 약물 부작용을 이유로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투약에 우려를 표명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록퀸 알약 약통. 이 약을 상비해온 미국 텍사스의 한 요양원에서 촬영했다.[AP=연합뉴스]

하이드록시클로록퀸 알약 약통. 이 약을 상비해온 미국 텍사스의 한 요양원에서 촬영했다.[AP=연합뉴스]

 

"트럼프 극찬 이후 처방 46배 폭증"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해당 약물이 필요한 환자들이 오히려 약을 구하지 못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 약물들은 말라리아뿐 아니라 루푸스ㆍ류머티즘성 관절염 등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도 쓰이고 있다. 네이처는 “클로로퀸 사재기 현상으로 자가면역질환으로 클로로퀸을 꼭 복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약물을 얻기가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NYT)도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약물을 극찬한 이후 전국 소매약국 처방이 46배 증가(평일 평균 기준)했다고 보도했다. NYT가 의료정보 분석업체 IPM.ai에 의뢰해 전국 소매약국들에서 나타난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카먼 캐티존 미국약국경영자협회(NABP) 이사는 “처방 급증 때문에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의존해야 하는 환자들이 위험해진다”고 우려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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