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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발랄 대신 걸크러시에 칼군무...(여자)아이들이 보여주는 걸그룹 새 성공공식

'(여자)아이들'의 'Oh, my god' 음반 표지

'(여자)아이들'의 'Oh, my god' 음반 표지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기세가 뜨겁다.
세 번째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Oh, my god’로 컴백한 이들은 17일 KBS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MBC '쇼! 음악중심'(18일), SBS '인기가요'(19일)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지상파 3사의 음악프로그램을 모두 석권했다. ‘Oh, my god’의 뮤직비디오는 20일 만에 조회수가 7727만건에 달해 1억건 도달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18년 5월 (여자)아이들이 데뷔했을 때만 해도 실력파 걸그룹이 나올 것이라는 가요계의 기대는 있었지만, 이 정도로 성공할 거라는 기대는 많지 않았다. 소속사가 SMㆍJYPㆍYG등 대형기획사가 아니고, 남성팬에게 인기를 끌기 어려운 걸크러시 계열이라는 점도 약점으로 꼽혔다. 또, 당시까지 최단시간 1위 기록(14일)을 세운 YG의 블랙핑크나 JYP의 있지(ITZY) 사이에서 묻힐 가능성도 크다는 의견이 적잖았다. 
 
하지만 이제 가요계에서 (여자)아이들은 블랙핑크, 있지(ITZY)와 함께 걸그룹 시장을 3등분하는 하나의 축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자)아이들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가요계와 전문가들은 (여자)아이들의 무기를 크게 4가지로 꼽고 있다.
 

①걸크러시의 주류화

'퀸덤'에 출연 중인 (여자)아이들

'퀸덤'에 출연 중인 (여자)아이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걸그룹의 데뷔공식은 청순ㆍ발랄한 이미지를 내세우는 것이었다. 소녀시대, 에이핑크, 트와이스 등이 이런 공식을 성공적으로 대입한 걸그룹으로 꼽힌다. 그런데 2010년대 후반기부터 분위기가 달려졌다. 여성의 주체성이나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걸그룹에도 영향을 끼쳤다. 2016년 데뷔한 블랙핑크는 청순발랄함보다는 당당한 걸크러시 느낌을 부각해 성공했고, 마마무처럼 실력을 바탕으로 한 걸그룹이 두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중문화마케터 김일겸씨는 "(여자)아이들은 2020년대 2NE1과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당시엔 걸크러시가 걸그룹 계에서 하나의 양념 정도의 장르였다면 지금은 메인메뉴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수진, 미연, 우기, 전소연, 민니, 슈화. [뉴스1]

왼쪽부터 수진, 미연, 우기, 전소연, 민니, 슈화. [뉴스1]

(여자)아이들은 이성에 어필하는 청순발랄보다는 스모키한 화장이나 강렬한 퍼포먼스 등을 내세워 성공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이들의 팀명에도 이런 철학이 잘 배어있다. 멤버 각각을 개인을 의미하는 ‘아이(I)’로 놓고 여기에 우리말로 복수를 의미하는 ‘들’을 붙여 ‘여섯 명의 개성이 모인 팀’이라는 의미다.  
 
가사에도 이성에 대한 어필보다는 자아를 강조하는 경향이 짙다. 청순발랄함으로 데뷔한 소녀시대의 초기 노래와 비교하면 이같은 차이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장난스런 너의 키스에 기분이 좋아. 귀엽게 새침한 표정 지어도 어느 샌가 나는 숙녀처럼 내 입술은 사근사근 그대 이름 부르죠." (소녀시대 'KISSING YOU') 
“눈부신 하늘에 시선을 가린 채 네 품 안에 안기네, 흐르는 음악에 정신을 뺏긴 채 그대로 빨려 드네” ((여자)아이들 ‘Oh, my god’)
 
전소연의 팬이라는 최지나(28·대학원생)씨는 “(여자)아이들의 가사를 보면 여성이 직접 우리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공감되고 좋다”고 말했다. 
 

②전소연, 알파걸의 성장

'언프리티 랩스타3'에 출연한 전소연 [중앙포토]

'언프리티 랩스타3'에 출연한 전소연 [중앙포토]

‘알파걸’이라는 단어는 미국 하버드대 교수인 댄 킨들런이 2006년 낸『새로운 여자의 탄생-알파걸』이라는 저서에서 처음 등장했다. 저돌적 도전정신을 지니고, 능력을 바탕으로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엘리트 여성을 가리킨다. 당시 한국에선 중·고교에서 남학생보다 학업성적이 우수한 여학생이 집중 조명되면서 알파걸의 시대를 예견하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여자) 아이들의 리더 전소연은 알파걸의 성장 버전으로 꼽힌다. 1998년생으로 올해 22세지만 랩과 보컬, 댄스는 물론 작사·작곡·편곡이 가능한 만능돌이다. 실제로도 (여자)아이들 노래의 작사·작곡에 랩과 안무에 참여한다. 데뷔 전 '프로듀스 101' 시즌1과 '언프리티 랩스타 3'에서 가능성을 선보였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전소연이라는 존재는 소속사에서 찍어내는 걸그룹과 다르다는 대중적 이미지를 확보했다"며 "덕분에 (여자)아이들은 외모나 예능감이 아니라 순전히 실력으로 정상으로 올라간 걸그룹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능력을 강조하는 전소연이 10~20대 여성들에게 '워너비'처럼 인식되며 인기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실제로 남성 팬덤보다 여성 팬덤이 더 강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③에스닉(Ethnic)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원은 "(여자)아이들은 걸그룹 중 독특하게 동유럽 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독보적으로 에스닉(Ethnic)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며 "뮤직비디오에서도 검은색과 촛불, 베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요소가 새로움 찾는 대중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소녀시대가 '소원을 말해봐' 등을 통해 북유럽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였지만, 미국이나 일본 음악과 달리 유럽 스타일 음악은 여전히 한국 시장에선 생소한 편이다. 
(여자) 아이들은 멤버 여섯명 중 절반인 3명이 외국 출신이다. 슈화는 대만, 우기는 중국, 민니는 태국이다.
(여자)아이들의 우기, 슈화, 민니(왼쪽부터) [중앙포토[

(여자)아이들의 우기, 슈화, 민니(왼쪽부터) [중앙포토[

 

④화려한 퍼포먼스

걸크러시 계열 걸그룹은 화려한 군무나 무대로 시선을 압도하는 경향이 강했다. 과거 2NE1을 비롯해 애프터스쿨, 포미닛 등이 대표적이다. (여자) 아이들은 지금껏 나온 걸그룹 중에서도 완성도 높은 무대 연출력과 칼군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 멜론 뮤직 어워드의 무대도 압도적인 스케일과 퍼포먼스로 ”시상식 무대로는 아까울 정도“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여자)아이들의 팬이라는 이재중(39·회계사)씨는 “(여자)아이들의 뮤직비디오나 공연무대는 한 편의 짧은 뮤지컬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라며 ”많은 신경을 쓴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진우 수석연구원은 “(여자)아이들의 성공은 달라진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당분간 가요계에서는 이런 모델을 염두에 둔 걸그룹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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