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슬럼가선 "차라리 노숙이 낫다"…코로나로 벼랑 끝 선 빈곤층

브라질 대도시의 빈민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빈민가 골목 풍경. [AP=연합뉴스]

브라질 대도시의 빈민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빈민가 골목 풍경.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빈곤층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22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브라질의 대도시 빈민가에선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한 노숙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빽빽이 들어찬 허름하고 좁은 가옥에 여러 가족이 함께 지내는 것보다 차라리 통풍이 되는 길거리 생활이 낫다는 이유에서다.  
 

◇수도 없는 집에서 대가족 생활  

브라질 빈민가에선 50㎡(약 15평) 정도 크기의 2층 주택에 15명 가까운 대가족이 함께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집안에 소독용 알코올은 물론 비누나 수도가 없는 집도 적지 않다. 이런 환경 탓에 주민들 사이에선 “가족 중 1명이라도 코로나19에 걸리면 그 집은 초상집이 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에선 빈민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검사와 치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치명률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상파울루의 한 빈민가 주민 대표는 “우리 골목에서만 이미 15명의 감염이 확인됐고, 8명은 감염으로 숨졌다”고 신문에 말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최대 빈민가인 파라이소폴리스에 가옥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 생활 환경이 열악해 코로나19 확산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 상파울루의 최대 빈민가인 파라이소폴리스에 가옥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 생활 환경이 열악해 코로나19 확산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브라질의 확진자는 2만8320명, 사망자는 1736명이었다. 그러던 것이 23일 기준 확진자 4만9492명, 사망자 3313명으로 늘었다.  
 
공식 집계만 봐도 확산 세가 무척 빠른 편인데, 전문가들은 실제 감염자는 이보다 12~15배 더 많을 것으로 추산한다. 그만큼 대도시 빈민가 사정이 열악하다는 방증이다.  
 
이런 보건 비상 상황 속에서도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은 태연자약하다. 그는 “사회적 거리 두기는 브라질 경제를 망친다”며 직접 장을 보는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는 등 엉뚱한 언행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오히려 지방정부가 나서서 외출 자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워낙 확산 세가 가팔라 사회 혼란만 깊어지고 있다.  
 

◇유가가 난민 위기 부채질

터키와 이라크에선 수백만 난민이 코로나19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지난달 11일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견된 터키에선 한달 새 감염자가 9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23일 기준 확진자는 9만8674명, 사망자는 2376명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터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과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모든 기업에 3개월간 해고를 금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약 358만 명에 이르는 터키 내 시리아 난민들은 대부분 불법 노동자여서 이런 혜택을 볼 수 없다.  
 
지난달 17일 터키 보건당국 관계자가 시리아 북부의 한 난민 캠프에서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17일 터키 보건당국 관계자가 시리아 북부의 한 난민 캠프에서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했던 시리아 난민들은 실제로 해고 1순위가 됐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스탄불의 한 여행사에서 근무하다가 최근 해고된 한 시리아 남성은 “코로나 사태가 끝나기만을 기도하는 수밖에 없는데, 사실 사태가 종식돼도 달라진다는 보장은 없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극단주의 무장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박해를 피해 이라크 북부 난민캠프에 머무는 야지디족의 사정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이라크 북부 다후크 외곽의 야지디족 난민캠프 입구에서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11일 이라크 북부 다후크 외곽의 야지디족 난민캠프 입구에서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라크 정부가 전국에 외출금지령을 내린 가운데 대부분 구호단체들이 캠프에서 철수하면서다. 이라크 세입의 90%를 차지하는 원유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라크 정부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정부의 식량 배급은 근근이 유지되고 있지만, 소독액과 마스크 지급은 일절 없다. 그래서 “단 한명이라도 감염되면 난민 캠프 전체가 대혼란을 겪을 것”,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