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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홍춘욱 EAR 대표가 건네는 코로나19 시대의 투자 전략

코로나19 신약 타이밍에 따라 반등 모양 결정… 신자유주의 끝나고 수정자본주의 시대로
환경은 후순위로 밀리고 IT와 바이오가 회복 이끌 것… 불확실성 커질수록 달러 추천

특별기획 - 파워 인터뷰
“머니 무브(money move), 부동산보다 주식이 싸다”

홍춘욱 EAR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각국 정부가 재정·통화정책을 총동원해 경제 시스템을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춘욱 EAR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각국 정부가 재정·통화정책을 총동원해 경제 시스템을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 앞에 장사 없다. 레이 달리오도, 워런 버핏도 돈을 잃고 있다. 1월 22일, 2267.25를 찍었던 코스피 지수는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은 3월 19일, 1457.64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다시 한 달도 안 된 4월 14일, 1857.08로 올라갔다. 현기증 나는 변동성을 겪는 시장 참여자들은 ‘도박판이 따로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호재와 악재가 뒤섞이면서 전 세계 주식시장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요동친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쏟아지고, 경제가 스톱됐는데 증시는 상승하는 기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제껏 경험한 적 없는 자본주의의 대변동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광풍에 중산층, 서민도 예외일 수 없다. ‘어떻게 피와 땀이 담긴 내 돈을 지킬 수 있을까’라는 실존적 물음과 마주하고 있다.
 
홍춘욱 EAR 리서치 대표는 이에 관해 하나의 시점(view)을 제공할 만한 권위를 지닌 사람 중 한 명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을 거쳐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을 지냈다. 블로그 ‘홍춘욱의 시장을 보는 눈’은 누적 방문자 수 1300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홍춘욱의 경제강의노트’를 개설했다. 4월 13일 월간중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그의 생각을 제시했다. 다만 그는 단 한 가지만 빼곤 무엇도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에 서 있다.”
 
 

얼마나 저렴하게 사느냐

2007~2008년 펀드 붐 당시, 인사이트 펀드를 사기 위해 미래에셋에 사람들이 몰렸다.

2007~2008년 펀드 붐 당시, 인사이트 펀드를 사기 위해 미래에셋에 사람들이 몰렸다.

머니 무브(money move)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정 자산에 쏠려 있던 돈이 다른 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머니 무브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는 2002~2006년 부동산 시장이다. IMF 외환위기 이전은 (예금만 해도 고금리가 보장됐으니) 좋았던 시절이다. 이후 (IMF로 위축된 경기를 억지로 띄우려다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카드 대란’을 겪고, (역대 최장기간 소비위축에 직면하자) 2002년 무렵부터 저금리가 출현했다. 돈이 주택시장으로 갔다. 두 번째 머니 무브는 2007~2008년의 펀드 붐이었다. ‘3억 만들기 펀드’, ‘브릭스 펀드’, ‘인사이트 펀드’ 등이 있었다. 끝이 안 좋았다.(웃음) 두 번째 머니 무브가 실망으로 끝나고, 주식은 ‘잃어버린 10년’을 기록했다. 최근 다시 세 번째 머니 무브는 부동산으로 왔다. 지금(주식 붐)이 네 번째일 수 있다.”
 
 
펀드 붐 당시와 지금은 여러모로 다르지 않나?
“아직 모르겠다. 다만 이제야 바닥에서 살 만한 가격이라고(사람들이) 생각한 듯하다. 자금 흐름 측면에서 2007~2008년의 펀드 붐 때보다는 (가격 급락 후 저가 매수라는 점에서) 끝은 좋지 않았지만, 1997~1998년 ‘바이코리아’ 펀드 붐과 비슷하다.”
 
 
가격이 내려갔을 때 우량주를 사서 장기 보유하면 개미 투자자들도 이길 수 있는 것 아닐까?
“저가 매수 흐름은 긍정적일 수 있다. 아무도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가격 급등과 각종 규제로) 부동산 투자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주식 외에) 대안이 없다. 그리고 자본시장에서 참여자를 가장 안심시키는 요소는 가격이다. 얼마나 저렴하게 사느냐가 핵심이다.”
 
 
일각에서는 (한 번 더 주가가 바닥을 찍는) 더블딥을 우려한다.
“가능성은 30~40% 정도 있다. 5월쯤 주요국들이 록다운(Lockdown, 이동 제한)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처럼 (록다운 해제 후 2차 확진) 되면 다시 록다운에 들어갈 수 있다. 우리는 V자 반등을 기대하고 있는데 W자(2중 침체 후 회복)가 될 수 있다. 시장은 끝났다고 느꼈는데, 그게 아니었을 때 공포감으로 쌍바닥 혹은 오른쪽 어깨가 낮은 그래프가 나올 수 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에도 빠르게 회복된 줄 알았는데, ‘엔론 쇼크’로 저점이 무너졌던 경험이 있다. V자 반등의 조건은 신약이다.”
 
 
백신·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현시점에서, 각국의 돈을 쏟아붓는 재정·통화 정책은 코로나19가 진정되기까지의 시간 벌기라고 볼 수 있다.
“시간 벌기이기도 하고, 일종의 시그널이다. ‘우리 정부는 눈 폭풍이 그칠 때까지 국민 여러분을 버리지 않을 겁니다. 저기 불빛이 보이지 않습니까. 정부를 믿어주세요’,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실패할 수 있지만, 실패하면 결과는 정해져 있다. 디플레이션과 연쇄적 기업 도산, 구조조정과 마주할 것이다.”
 
만약 코로나19가 길어진다면, 각국 정부들이 계속 무한대로 돈을 찍어내는 게 가능할까? 이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 중이다. ‘국가 부채는 결국 성장률을 저하시킨다’며 균형재정을 중시하는 주류 학파는 우려한다. 특히 한국처럼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는 더 위험하다는 쪽이다. 반면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현 정부 경제팀은 ‘저금리·저물가 상황에서는 재정정책의 승수효과가 확대된다’, ‘국채이자율이 명목 경제성장률보다 낮을 경우, 부채 부담이 감소해서 재정 정책을 구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는 학설을 지지하는 쪽이다. 이에 관해 홍춘욱 대표의 개인적 견해는 후자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홍 대표는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 만에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지금은 평상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스피 2200까지 시간 걸릴 것”

바이오는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 사진:수원대

바이오는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 사진:수원대

코로나19가 언젠가 종식되면, 반등 폭은 어떻게 될까?
“(종식된다는 전제에서) V자 반등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 시점이 2분기(4~6월)인지, 3분기(7~9월)인지 모른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지 않으면, U자 형태로 본다. 이러면 상승 시점은 아마 2021년이 될 것이다.”
 
 
정부가 돈을 풀어 부실기업, 좀비기업까지 살리다가 완벽한 V자 반등이 안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급박한 경기침체가 왔을 때, 은행을 괴롭히며 구조조정을 하라는 것이 올바른 정책인가? 좀비기업이라는 표현은 시원하지만, 그 잣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어려워진 회사가) 지급불능 상태인지, 유동성 위기 상태인지를 칼같이 구분할 수 없다.”
 
 
그렇다면 홍 대표는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에서 회사채를 사주는 것에 찬성이겠다.
“그렇다. 유휴설비가 남아돌고, 공장가동률이 낮아지면 강력한 디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는 것이다. 굉장히 깊은 재고의 산이 생긴 것이다. 이런 상황이 굳어진다면, 일본과 같은 디플레 사회로 갈 것이다. 아베노믹스 때, 일본 기업의 경상이윤은 70% 늘었다. 그런데 임금은 5%만 올랐다. 그 사이 소비세는 두 번 인상했다. 그 결과 아베노믹스 기간 일본의 실질 소비지출은 -4%였다.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문제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재정정책도 써야 한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알던 자본주의가 아닌 것 같다.
“인정해야 한다. 신자유주의는 끝난 것이다. ‘레짐 시프트’라고 보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사람들이 세상을 차지하고, 패배한 사람들은 지는 체제다. 지옥 없는 종교가 존재하지 않듯, 파산 없는 자본주의도 없다는 관점이다. 평상시는 이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평시가 아니다. (코로나19를 트리거로) 수정자본주의가 탄생한 것이다.”
 
 
희망적으로 봐도 경제의 선반영인 증시가 코로나19 직전의 전고점을 찾아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코스피 2200선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가장 낙관적 시나리오가 1987년 블랙 먼데이다. 2년 만에 회복했다. 9·11 테러는 주가 회복에 40개월 이상이 걸렸다.”
 
 
코스피를 2200선으로 돌려놓을 산업 분야로 무엇을 꼽나?
“IT와 바이오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게임이 가장 수혜를 봤다. 온라인 판매와 SNS 이용률도 폭발했다. 국제 교류가 증가하고, 세계화가 이뤄진 시장에서 전염병에 대한 공공보건이 중요해지고 있다. 예전 ‘그린 뉴딜’처럼 ‘바이오 뉴딜’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주요국 정부로부터) 어마어마한 예산이 증액될 것이다. 최악의 피해를 보는 쪽은 여행·항공·숙박·면세점 등이 될 것이다.”
 
 

“부동산은 폭락이 아니라 조정”

홍춘욱 EAR 대표는 인플레보다 디플레 가능성을 경계한다.

홍춘욱 EAR 대표는 인플레보다 디플레 가능성을 경계한다.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코로나19 이후 ‘장벽의 시대’를 말했다.
“첫째, 인적 교류가 줄어들면서 여행 비중이 높은 나라들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관광이 GDP의 15%를 차지하는 이탈리아 같은 나라는 정말 큰일났다. 그런 나라들을 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재정정책, 통화완화 정책들이 나올 것이다. 둘째, 국가마다 인종차별, 포퓰리즘이 고개를 들고, 국가 간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솅겐 협정의 무력화가 펼쳐질 것이다. 이것은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떨어뜨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민 감소로 인적자본이 낮은 노동시장의 일자리 경쟁이 약화함에 따라) 주요국 내부의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
 
 
환경 이슈는 후순위로 밀리는 듯하다. 전기차 분야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가가 20달러다. 굳이 전기차를 사야 하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사람이 먼저 살고 나서 그다음에 환경이다.(웃음) 그린 뉴딜 관련 분야는 지금 당장 효과가 없다. 전기차 충전 문제와 값비싼 가격 문제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시장보다 미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분야를 바꿔서 부동산에 대해 얘기해보자.
“서울 등 수도권 핵심지역의 부동산이 오르고, 주변으로 확산되는 게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패턴이었다. 현재와 같은 규제가 유지되는 전제라면, 강남 부동산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한국은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관광 대국이 될 뻔했다. 이게 무너지면, 관련 업종 종사자들과 주주들이 타격을 입는데 이들은 서울 사람들이다.(산업이 힘겨워지면, 부동산 투자 여력이 줄어든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리고 부동산은 경계라인에 있는 계층이 가격을 움직인다. 가령 영혼을 끌어 서울에 부동산을 산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가 자기 사업이 어려워지면 부동산을 급매로 내놓을 수 있다.”
 
 
막상 시중에서는 ‘도대체 어디가 가격이 내려갔느냐’는 소리도 들린다.
“시간이 아직 반영 안 된 지역들이 있을 것이다. 지금 같은 불황에 가격 상승이 계속된다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9억원 이하나 비규제 지역처럼) 레버리지가 유용한 곳이 있다. 금리가 낮기 때문에 버티면 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런 지역들도) 비싸게 보일 수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느릴 것이다.”
 
 
부동산 상승론자들은 ‘시중에 돈이 이리 많이 풀리니 집값이 내려갈 수 없다. 코로나19만 잡히면 또 급등’이라고 주장한다.
“그분들은 수요를 너무 안 본다. 부동산은 가격, 금리, 소득 전망에 따라 움직인다. 향후 1~2년의 소득 전망은 악화할 여지가 생겼다. 또 사회보장제도가 잘된 나라일수록 경제성장률이 둔화된다. 최저임금 받고 일하는 것보다 실업수당 받는 것이 훨씬 낫다는 식이다. 게다가 선진국 소비 시장의 충격이 시차를 두고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 시기는 2, 3분기가 될 것이다.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이 잘 나왔지만, 이는 유럽과 미국의 록다운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수도권 핵심지 부동산은 우상향하는 안전자산’이라는 믿음은 여전히 견고하다.
“하우스푸어 사태를 잊으면 안 된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경기가 좋지 않았고, 보금자리 주택 공급이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3기 신도시 개발을 정부가 담당하고 있다. 좋은 입지라고 생각한다. 물론 서울의 재건축이 힘들어진 상황이고, 입주절벽이 곧 올 것이다. 2022년 1만 호 이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3기 신도시로) 2024~2025년에는 공급과잉이 될 수 있다. 먼 미래는 모른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폭락이 아니다. 탄력의 상승 강도가 약해지고, 조정 가능성이 생겼다는 정도로 봐줬으면 한다.”
 
 

진짜 안전자산은 달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해도, 화폐가치 하락으로 자산(주식, 부동산 등)의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지 않나?
“그럴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주식이 좋다고 하지 않았나? 왜냐하면 주가가 많이 하락했으니까. 결국 가격이 제일 중요하다.”
 
 
자칫 풀었던 돈을 적시에 회수하지 못하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지 않나?
“그러면 긴축재정을 펴면 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다 안다. 신호를 기다린다.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겠다는) 정부의 시그널이 나오면, 물가는 잡힌다.”
 
 
정부가 돈을 많이 풀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산가치가 무조건 오른다고 볼 수 없다는 뜻으로 들린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해야 가능하다. 실물자산의 대표가 금이다. 3월에 국제 금값이 폭락했었다. 실물자산은 인플레를 기대하는 자산이다. 실질 GDP 성장률이 잠재 GDP 성장률보다 못한 상황(우리 경제가 기초체력만큼의 실력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플레는 오지 않는다.”
 
홍춘욱 대표는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학력과 경력을 결합해 쓴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는 그가 가장 아끼는 책이다. ‘시장의 다수 뒤에 서지 말라’가 그의 투자 철학이다. 이런 그가 2019년 10월 말, 책 [밀레니얼 이코노미]를 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1~1996년 사이에 태어난 젊은 계층을 포괄한다. 이 세대는 IT와 세계화의 세례를 받았지만, 저성장·저금리 환경과 마주하고 있다. 게다가 기술의 발전은 이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기성세대가 이들에게 고용 기회를 양보할 상황도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요지의 부동산은 범접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버렸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에 버거운 조건이다. 이들에게 활로를 제시하자는 의도에서 책이 나왔다. 여기서 홍 대표는 “20·30세대의 실업률이 10%에 육박하고, 200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매년 공무원과 공사 시험에 몰두하는 상황은 당신들(밀레니얼 세대)의 잘못으로 생긴 게 아니다”고 했다. 이들의 취업난은 수요 쪽의 문제뿐만 아니라 공급 사이드의 문제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는 논지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재테크 수단으로 달러를 추천했다.
“달러로 재테크를 해야 한다. 달러를 많이 발행하는 이유는 경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폭락하는 것을 봤을 것이다. 수영장에서 물이 빠져야 수영팬티 안 입고 수영하는 사람이 드러난다. 마찬가지로 경제가 어려울 때, 진정한 안전자산을 알 수 있다. 이번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달러와 엔화였다. 열심히 일한 근로소득의 상당 부분을 달러 자산에 넣어야 한다. 나머지 반반은 채권과 주식으로 넣으면 좋은 전략이 될 것이다.”
 
 
달러의 수익률이 월등할 것 같진 않은데….
“언제 위기가 올지 모른다. 이번에 주식이 박살 나기 전까지 아무도 몰랐다. 한 달 만에 폭락할 수 있는 곳이 시장이다. 이런 시장에서 살아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서지지 않는(anti-fragile) 자산을 갖는 것이다. 경제가 나빠져도 좋아지는 자산은 두 가지다. 달러와 엔이다. 엔이 투자하기 힘들면, 달러만 가지고 있어도 좋다.(그의 달러 예찬은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잃지 않고 안전하게 버는 데 방점을 찍는 의견으로 들렸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달러를 ‘가짜 화폐’라고 칭한다. 그는 금을 안전자산으로 추천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기요사키도 수영팬티 안 입고 수영하는 것 같다. 금이라는 자산에 매혹되는 것은 알겠는데, 금을 가지면 발생하는 리스크가 두 가지 있다. 과거 10년 그래프를 보면 금은 안정적이지 않았다. 또 코로나19나 미·중 무역 전쟁에서 금은 폭락했었다. (이후 금이 많이 올랐지만) 폭락장에서 어떤 자산이 강한지가 중요하다.”
 
 

“벤처·중소기업을 좀비로 만들지 말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지식경제 국가로 핀란드와 이스라엘이 꼽힌다. 이들 나라에 비해 한국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일단 공통점은 인적 자원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또 정부 차원에서 연구개발(R&D) 관련 예산을 많이 투자한다. 끝으로 나라는 작지만, 큰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이스라엘은 그 기업들을 판다. 핀란드는 큰 기업이 있었다가 없어지기도 한다. 이 나라들은 인구도 적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어서) 언어 접근성도 좋지 않다. 그럼에도 이 세 나라가 상대적으로 잘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핀란드는 유로 시장 접근이 쉽다. 훨씬 큰 시장이 있다는 것이다. 핀란드는 EU의 벤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 이스라엘은 유대인 커넥션이 있다. 대표적으로 인텔의 연구소가 이스라엘에 있다. 천재 과학자들이 연구소를 끌고 가고 있다. 한국은 이런 부문에서 두 국가보다는 뒤처진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의 지원 정책이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좀비 기업은 벤처나 중소기업 중에 있다고 생각한다. ‘피터팬신드롬’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지원금에 의존하는 벤처·중소기업이 많다. 정부가 벤처·중소기업을 지원하는 펀드를 만들고 투자하는 방식은 후진적 정책이다. 폐지까지 힘들다면, 줄여야 한다. 민간에서 벤처·중소기업에 투자하면, 세액공제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이어야 한다.”
 
코로나19로 자본주의도 변형되고 있다. 본진인 미국부터 틀을 파괴하고 있다. ‘중앙집권적 자본주의’라는, 이제껏 본적 없는 시스템이 현실화하고 있다. 분명한 점은 코로나19 이후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고, 이를 선점한 국가로 돈이 흐를 것이다. 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동력은 결국 자본주의적 정신이다. 홍춘욱 박사는 “자본주의는 애국심이나 동정심보다 부자가 되려는 욕망으로 움직인다”고 정리했다. 결국 니체의 통찰대로 인간은 ‘푸줏간 앞의 개’다. 푸줏간 주인의 몽둥이(공포)보다 푸줏간의 고기(욕망)가 더 탐날 때, 돌진한다. 그 결말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글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 사진 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 녹취 정리 심민규 월간중앙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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