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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빌려주고 수백% 이자 착취, 온라인개학 ‘디지털 학폭’ 비상

[연합뉴스]

[연합뉴스]

 "온라인 개학을 해서 학교 전담경찰관은 노는 거 아니냐고요? 천만에요."

 
어느 경찰 관계자의 말이다. 전국 초·중·고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 개학을 했지만 일선 학교 전담경찰관(SPO)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등교하지는 않아도 SNS 등을 이용한 '디지털 학교폭력'의 가능성은 줄지 않기 때문이다. n번방 사건의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에도 10대가 포함된 사실도 알려지면서 디지털 학폭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빵셔틀'에서 '데이터셔틀'로…진화하는 학폭

디지털 학교폭력 유형. 그래픽=신재민 기자

디지털 학교폭력 유형. 그래픽=신재민 기자

청소년 사이에 나타나는 디지털 학폭엔 '카톡 왕따', '대리 입금' 등이 있다. 카톡 왕따는 카카오톡 메신저에 특정학생을 초대해 단체로 욕설 등을 퍼붓는 행위다. 채팅방을 나가도 끊임없이 초대해 '카톡 감옥'이라고도 불린다. 
 
대리 입금은 SNS에서 돈을 빌려주고 수고비·지각비라는 명목으로 수십~수백%의 이자를 요구하는 걸 말한다. 청소년끼리의 고리대금업인 셈이다. 휴대폰 데이터, 기프티콘을 보내라고 협박하는 '데이터 셔틀', '기프티콘 셔틀'도 나타난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9년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보면 '사이버 괴롭힘'(8.9%)은 학교폭력의 유형 중 3위를 차지했다. '언어폭력'(35.6%), '집단따돌림'(23.2%) 뒤를 이었다. 집단따돌림을 당한 학생 중 14.7%, 언어폭력을 당한 학생의 12.8%은 사이버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했다.
 
과거 학폭은 폭행, 금품 갈취 등 대면으로만 이뤄지었지만,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도 학교폭력이 발생하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교실에 있던 '빵 셔틀'이 '데이터 셔틀'로 바뀐 것과 마찬가지"라며 "디지털 폭력과 물리적 폭력 모두 피해자가 받는 고통은 크고 디지털 폭력은 어른들이 눈치채기도 더 어렵다.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맞아 학교폭력 대응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폭력 피해 유형별 비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학교폭력 피해 유형별 비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학교 닫혔어도 SNS로 소통, 온라인 강의도"

SPO들도 '디지털 학교폭력 퇴치'에 나섰다. 경찰청은 통상적으로 새 학기가 시작되는 3~4월을 '학교폭력 집중 관리기간'으로 지정한다. 올해는 온라인 개학에 발맞춰 4월 9일부터 6월 3일까지를 학교폭력집중 관리기간으로 정했다.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2015년부터 운영해온 청소년 이동상담소 '런닝폴'은 지난 2월부터 잠정적으로 닫았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SPO들이 페이스북에 대리입금 피해 시 대책방안을 올리고 학생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 강의에서도 디지털폭력을 막기 위한 팝업창을 띄우고 있다"고 밝혔다. 한 일선 SPO는 "온라인 강의에 출연해 학교폭력 방지 교육을 할 예정이다. 학교는 닫았어도 메신저 및 화상통화로 청소년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온라인 개학을 하기 전 교사들 사이에선 화상화면에 뜬 친구 얼굴을 캡쳐해 '딥페이크(deep fake)'로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며 "디지털상에서 이뤄지는 청소년들의 일탈은 사전예방과 감시가 어려운 만큼 경찰과 교사가 함께 디지털 폭력도 물리적 폭력과 같고, 처벌 수위도 높다는 걸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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