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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과의 50년 인연이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가 되었다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1913~1974)의 작품 ‘우주(Universe 5-IV-71 #200)’.[사진 갤러리현대]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1913~1974)의 작품 ‘우주(Universe 5-IV-71 #200)’.[사진 갤러리현대]

캔버스 전면이 온통 푸른 점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가 아는 색채 '블루'의 깊이를 이토록 깊이 있게 담아낸 그림이 또 있을까. 우주의 별처럼 알알이 박힌 푸른 점들은 동심원을 그리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깊고 깊은 심연으로 빠져들게 한다. 가로 127, 세로 254cm 크기의 캔버스 2개로 이뤄진 이 그림은 지난해 11월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132억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우주'다 . 
 

갤러리현대 개관 50주년 특별전
한국미술 최고가 132억원 김환기
특별한 인연 이중섭,천경자,박수근
1부 한국 대표작가 40인 작품 쟁쟁
온라인 선공개, 5월12일부터 관람

지난해 11월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132억원에 낙찰된 이 그림이 5월부터 국내에서 전시된다. 갤러리현대는 다음 달 12일부터 일반 관람을 시작하는 갤러리현대의 개관 50주년 기념 특별전 '현대 HYUNDAI 50'에서 김환기의 '우주'를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최고가 기록을 낸 이후에 대중에게는 처음 보여지는 자리다. 
 
올해 만약 단 하나의 전시만 봐야 한다면 갤러리현대의'현대 HYUNDAI 50'을 꼽아야 할 듯하다. 김환기의 '우주' 그림 때문만은 아니다. 이중섭과 박수근, 천경자의 대표작을 포함해 국내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한 자리에 모인 블록버스터급 전시여서다. 
 

온라인 선공개, 현장 관람 5월 12일부터    

이번 특별전은 5월 12일부터 1, 2부로 나누어 2개월에 걸쳐 연다. 먼저 5월 31일까지 열리는 1부에선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40명의 70여 점을 공개한다. 작가들 면면만 봐도 1970년 서울 인사동에서 시작한 한국 미술사와 궤를 같이해온 갤러리의 무게를 보여준다. 
 
갤러리현대가 처음 문을 연 것은 1970년 4월 4일. 당시 인사동엔 서화, 골동품, 표구사 등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현대미술을 다루는 갤러리는 없던 시절이었다. 개관전엔 동양화가 김기창, 서세옥, 서양화가 도상봉, 문학진, 조각가 전뢰진과 이종각, 서예가 김충현과 손재형 등 중견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당시 천경자 화백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개막식에 참석했으며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에게 자신이 그림 '하와이 가는 길'을 깜짝 선물로 건넸다. 이번 전시에서 이 그림도 볼 수 있다.  
 

'인연'으로 조명한 근현대 작가 40인 

천경자의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Ink and color on paper, 130 x 162 cm. [사진 갤러리현대]

천경자의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Ink and color on paper, 130 x 162 cm. [사진 갤러리현대]

1부 전시의 모든 출품작은 개관전을 비롯해 많은 개인전과 기획전을 통해 소개된 작가들과의 각별한 ‘인연’을 보여준다. 천경자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도 그중 하나다. 천경자가 아프리카 대륙을 횡단하고 돌아와 1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다. 초원의 평화로운 풍경을 뒤로하고 코끼리 등에 올라 몸을 웅크리고 있는 나체 여인의 모습이 담겼는데, 천경자는 생전에 "작품 속 나체 여인이 바로 나 자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소정 변관식의 '단발령'도 이번 전시에서 빛나는 작품 중 하나다. 1974년 현대화랑은 변관식의 개인전을 기획하며 작가가 창작에 전념할 수 있게 정릉의 한 절에 작업실을 마련해줬다고 한다. 금강산 풍경을 담은 '단발령'은 이때 탄생한 그림 중 하나로, 74년에 열린 전시는 작가의 생전 마지막 개인전이 됐다. 
 

'이중섭 신화'를 이룬 화랑 

이중섭의 '황소'.Oil on paper, 29 x 41.5 cm. [사진 갤러리현대]

이중섭의 '황소'.Oil on paper, 29 x 41.5 cm. [사진 갤러리현대]

1972년 현대화랑은 이중섭의 유작전을 열며 '이중섭 붐'을 일으켰다. 당시 곳곳에 흩어져 있던 이중섭의 주요 작품을 모아 40대에 요절한 '천재 화가' 이중섭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했는데, 갤러리는 이중섭의 그림을 보려는 관객들로 붐볐다. 갤러리현대는 이후1999년, 2015년에도 이중섭 전시를 열었다. 이번 전시에는 이중섭을 상징하는 '황소'(1953-1954), '통영 앞바다'(1950년대), '닭과 가족'(1954-55) 등이 다시 걸렸다.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은 "1972년 이중섭 유작전 당시 관람객들이 몇십 미터로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면서 "우리 화랑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각인된 때가 그때부터였다. 그런데 이중섭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졌다. 1999년 회고전을 열었을 때도 관람객이 9만명에 달했다. 무엇보다 이중섭 신화를 이룩한 화랑으로 작가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게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박수근의 '골목길', Oil on canvas, 80.3 x 53 cm. [사진 갤러리현대]

박수근의 '골목길', Oil on canvas, 80.3 x 53 cm. [사진 갤러리현대]

 도상봉, 정물, Oil on canvas, 72.7 x 90.9 cm.[사진 갤러리현대]

도상봉, 정물, Oil on canvas, 72.7 x 90.9 cm.[사진 갤러리현대]

박수근과는 1970년 유작 소품전을 통해 인연을 맺었으며 1985년 '박수근의 20주기 회고전'을 통해 그의 향토적이고 소박한 작품세계를 널리 알렸다. 이번 전시에는 박수근 회화의 대표작 '골목 안'(1950년대), '두 여인'(1960년대)이 나왔다.  
 
시대를 앞선 예술가 백남준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갤러리현대는 백남준의 한국 전속화랑으로 1988년 '99서울올림픽 기념 백남준 판화전'을 열며 올림픽을 주제로 한 백남준 작품과 ‘로봇 가족’ 연작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1990년 7월 갤러리현대 뒷마당에서 굿 형식의 퍼포먼스 '늑대 걸음으로'를 펼쳤다. 이후에도 1992년, 1995년, 2016년 전시를 통해 백남준의 작품세계를 지속적으로 조명했다. 이번 전시엔 백남준이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선보였던 대형 TV 조각 '마르코 폴로'가 설치됐다.  
 
이밖에도 도상봉, 이대원, 김기창, 김상유, 임진순, 이성자, 김창열, 이우환, 박서보, 윤형근, 정상화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아카이브 대거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품들만큼 흥미진진한 것은 갤러리가 소장한 아카이브 자료들이다. 미술계 인사들의 모습과 전시장 풍경이 담긴 사진과 전시의 팸플릿, 방명록, 초대장 등도 공개한다. 
 
박 회장은 "지난 50년 동안 작가 한 분 한 분, 작품 한 점 한 점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한국의 주요 작가들과 함께 성장해왔다는 점에 감사할 따름"이라면서 "좋은 화랑은 그 시대의 좋은 작품을 많이 전시·판매하고 그것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됐느냐로 가름이 된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노력하고 도전하는 화랑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갤러리가 1990년대 이후 국제화 시대를 맞이하며 작품을 선보인 국내외 작가 40여 명을 소개하는 2부 전시는 6월 12일부터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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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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