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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오판…세계는 왜 일제히 중국을 비난하는가?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의료진이 파견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과 함께 ‘시 형제 감사합니다’ 문구를 쓴 전광판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코로나19 의료진이 파견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과 함께 ‘시 형제 감사합니다’ 문구를 쓴 전광판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화살은 중국을 향한다. 사라진 듯 보였던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의 적극적인 '코로나 원조', '코로나 외교'도 소용없다. 급속도로 불어나는 희생자와 감염자, 경제적 충격에 세계 각국은 이번 사건의 근원을 생각했고, 중국을 떠올렸다.

중국, 너희들이 책임져! 

미국에서 시작돼 유럽, 일본, 심지어 중국이 공들이는 아프리카까지 중국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고 있다.

코로나 원조에도 중국 책임론 부상
시진핑 보건 실크로드 구상 어긋나
中 원조 물품 품질 불량 사례 속출
우방 아프리카 차별 논란에 발목
코로나19 발생국 원죄 못 벗어나

지난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산시성 상뤄시의 친링산을 방문한 모습. [신화=연합뉴스]

지난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산시성 상뤄시의 친링산을 방문한 모습. [신화=연합뉴스]

시 주석의 의도는 분명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기회로 바꾸려 했다. 코로나19 혼란으로 국내에서 정치적 위기에 휩싸였던 그였다. 하지만 긴급한 '봉쇄령'으로 상황을 안정시켰다. 그러자 국외로 눈을 돌렸다. 마스크를 비롯한 의료장비를 전 세계에 원조했다.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나라들에 손을 내밀었다.
 
'중국몽' 실현의 루트였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는 ‘보건 실크로드’로 포장됐다. 중국은 방역 마스크와 진단키트 등 방역제품을 일대일로에 실어 보냈다. "우리가 미국을 대신해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공공재를 제공하겠다". 미국이 갖고 있던 글로벌 거버넌스에 도전한 것이다.
 
미국의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중국의 '코로나 외교'는 먹혀들어가는 듯했다. '코로나19 발현국'에서 ‘글로벌 방역의 리더’로 이미지를 바꾸려는 한판 뒤집기 였다. 인민들에게 '강한 영도자' 이미지를 심는 것도 시진핑이 노린 정치적 속셈이었다.
[빌트 홈페이지 캡처]

[빌트 홈페이지 캡처]

그런 시 주석의 의도. 잘 통하지 않고 있다. 몇 주 전만 해도 중국의 원조를 반기던 유럽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독일 일간 빌트지 편집장은 17일 공개서한을 통해 시 주석에게 “코로나19는 중국의 최대 수출품. 중국은 세계 경제에 끼친 막대한 손실을 보상할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코로나가 조만간 당신의 정치적 멸망을 초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까지 비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 문제를 잘 해결했다고 말할 만큼 천진난만하게 굴지 말자”고 지적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도 "중국과 관련, 바이러스 발생 등을 포함한 내용을 매우 깊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주 프랑스와 영국 외에도 아프리카 20여 개국이 '시 주석의 중국이 위선과 자만심과 함께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을 모호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입장을 내놨다”고 전했다. 미국과 영국에선 중국 정부에 수십억 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됐다.
 
시 주석의 계획이 틀어진 이유, 뭘까.

유럽으로 향한 '가짜' 원조 물품, 분노 촉발의 직접적 이유 

지난달 17일 이라크 바그다드에 간 중국 의료진이 코로나19 방역 마스크를 쓰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지난달 17일 이라크 바그다드에 간 중국 의료진이 코로나19 방역 마스크를 쓰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이 보낸 마스크와 진단키트 품질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마스크는 얼굴에 밀착되지 않거나 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진단 키트는 정확도가 30%에 미치지 못한다고 알려졌다. 이에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체코 등이 중국이 준 구호 물품을 돌려주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난 6일 아프리카 가나 수도 아크라 국제공항에서 중국이 보내온 코로나19 관련 방역물품이 옮겨지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지난 6일 아프리카 가나 수도 아크라 국제공항에서 중국이 보내온 코로나19 관련 방역물품이 옮겨지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유럽에 중국 원조에 대한 회의가 커졌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중국 의료장비와 물품에 결함이 있다는 보도는 유럽의 분노를 촉발했다”며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를 넘어 안보 우려를 근거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부각됐다”고 전했다.

코로나를 틈타 지정학적 문제 야기

지난달 21 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공항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왼쪽)이 중국에서 온 의료 전문가 그룹과 인사를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달 21 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공항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왼쪽)이 중국에서 온 의료 전문가 그룹과 인사를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시 주석의 ‘코로나 원조’는 중국을 경쟁상대로 봤던 유럽엔 껄끄러운 행동이었다. 디플로맷은 “유럽 엘리트와 대중에게 중국의 부상은 정치 경제적으로 큰 우려를 낳고 있었다”며 “코로나 원조로 더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지난달 “중국이 의료 물자를 베푸는 ‘관용의 정치학’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을 유럽 각국이 주의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중국은 미국도 자극했다. 최근 중국 항공모함 전단이 대만해협 일대에서 해상 훈련을 한 것이다. 코로나 여파로 미 항공모함이 태평양 일대 항구에 발이 묶인 틈을 타 벌인 행동이다. 이런 행동은 미국과 유럽에게 코로나를 틈타 중국이 국익을 추구한다는 의심을 심어줬다. 한 때 '중국이 대응을 잘 하고 있다'던 트럼프는 지금 연일 중국을 맹비난하고 있다.

'아시아 혐오' 반대 중국, '외국인 혐오' 스스로 일으켜

지난 7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아프리카인 2명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7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아프리카인 2명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프리카가 대표적이다. 최근 광둥성 광저우시 등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차별 논란 때문이다. 아프리카인이 다수 거주하는 광저우에서 흑인이 집주인으로부터 쫓겨나거나 맥도날드 등 상점에서 입장이 거부당했다.
 
아프리카는 중국이 각종 원조를 통해 오랜 세월 공을 들인 지역이다. 중국의 코로나 원조 지역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이번 일로 가나, 케냐, 나이지리아 국민의 중국 비난이 쇄도했다. 주중 아프리카 대사들이 앞다퉈 중국 정부에 항의했다.
 
NYT는 “중국 정부는 이번 일은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중국인에게도 똑같은 원칙을 적용한다지만 코로나19 이후 중국 내 외국인 혐오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중국은 코로나 초창기 해외에서 발생한 아시아인들에 대한 무분별한 차별을 비판했지만 이제는 중국이 외국인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발생국' 헤어나기 어려운 원죄

지난 16일 영국 멘체스터의 한 컨벤션 센터에 차려진 코로나19관련 나이팅게일 병원에서 의료진이 장갑을 끼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 16일 영국 멘체스터의 한 컨벤션 센터에 차려진 코로나19관련 나이팅게일 병원에서 의료진이 장갑을 끼고 있다.[AP=연합뉴스]

코로나19의 확산과 감염 정도가 너무도 강하다. 초기엔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해 주는 중국이 내민 손길이 반가웠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바이러스의 준동(蠢動)은 그칠 줄 모른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에 각국은 자신들의 방역 부실에 대한 반성보다 “누가 바이러스를 퍼뜨렸나”를 더 생각하게 됐다. 이들의 시선은 중국으로 향했다.
 
디플로맷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의 어수선한 상황이 지나자 유럽은 공통적인 인식을 형성했다”며 “중국이 유럽의 조력자라는 생각이 부정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선 코로나 원조를 하면서 사진 촬영을 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잘못된 정보를 선전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난 13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한 여성이 마스크를 쓴 채 차를 운전해 중국 국기 옆을 지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 13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한 여성이 마스크를 쓴 채 차를 운전해 중국 국기 옆을 지나고 있다.[AP=연합뉴스]

애초 시진핑의 '코로나 원조'는 국내 정치용이었다. NYT는 "국가적 자긍심을 부각하는 건 공산당 권력을 공고히 하는 도구가 된 지 오래"라며 "시진핑은 정치권력 강화를 위해 코로나 팬데믹을 이용했다"고 봤다. 하지만 그것이 도리어 부메랑으로 돌아와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시진핑은 과연 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차이나랩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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