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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같이 뛰었으면 훈이는 상 못 받지" 허재-허훈 동반 인터뷰

20일 프로농구 MVP를 수상한 허훈(왼쪽)과 그의 아버지 허재. 김상선 기자

20일 프로농구 MVP를 수상한 허훈(왼쪽)과 그의 아버지 허재. 김상선 기자

 
‘농구대통령’ 허재(55)는 특유의 말투로 “집안의 경사지~”라며 웃었다. 차남 허훈(25·부산 KT)이 대를 이어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허훈은 20일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김종규(원주 DB)를 제치고 정규리그 MVP가 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허훈은 63표, 김종규는 47표를 각각 받았다.

프로농구 최초 MVP 대물림 수상
허재 "맞붙었어도 내가 더 무게감"
허훈 "안돼도 승부욕으로 붙을 것"
부자 한목소리로 "연속 수상 욕심"

 
허재는 기아에서 뛰던 1998년 플레이오프 MVP였다. 정규리그 MVP는 ‘허씨 가문’에서 허훈이 처음이다. 올 시즌 소속팀 KT는 6위에 머물렀지만, 허훈의 임팩트는 엄청났다. 어시스트 1위(7.2개), 3점 슛 9개 연속 성공, 프로농구 첫 ‘20득점-2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일 ‘허씨 부자’를 만났다. 
 
20일 프로농구 MVP를 수상한 허훈(왼쪽)과 그의 아버지 허재. 김상선 기자

20일 프로농구 MVP를 수상한 허훈(왼쪽)과 그의 아버지 허재. 김상선 기자

 
-소감은.
허재: 난 아마추어 농구대잔치 시절 MVP는 많이 받아봤고, 프로에서는 챔프전 준우승하며 받아봤다. 그런데 나도 못받았던 정규리그 MVP를 훈이가 받았다. 집안의 경사다. 내 아들로서 주위의 시선을 이겨내고 가장 큰 상을 받아 대견하다.
허훈: 큰 상을 받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 부자지간에 함께 받아 더 뜻깊은 것 같다. 앞으로 농구인생이 남았기 때문에 한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연이은 MVP도 욕심이 난다. 참, 친한 동생 프로야구 이정후(키움)도 언젠가 아버지(이종범)에 이어 MVP를 받았으면 한다.

 
-6위팀에서 MVP를 수상했다.
허재: 난 챔프전 준우승하며 MVP를 받아봤지만, 6위팀에서 MVP가 나왔다는건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 같다. (훈이가) 연이은 MVP를 받고 싶다고 했는데, 아버지로서도 욕심이 생긴다. 올해보다 더 인정받고 기량이 발전해서 또 받았으면 좋겠다.
 
-허훈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어떤 점이 좋아졌나.

허재: 작년에는 주춤한 플레이가 좀 있었다. 올해는 어느 단계에서 자신감이 확 올라온 것처럼 보였다. 슛하고, 돌파하고, 팀을 이끌어가는 능력도 발전됐다.
허훈: 자신감은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 비시즌 때 팀에서 스킬 트레이닝을 보내줬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 가서도 좋은 경험을 했다.
 
-허훈이 3점슛을 9개 연속 성공했고, 20점-20어시스트도 기록했다.
허재: 9개를 연속 성공한다는건 대단한 거지. 기록지 봤을때 3점슛 9개는 있을 수 있는데, 연속해서 9개 성공시켰다는건. 과거에 하승진이 리바운드 20개를 했지만, 20점-20어시스트도 너무나 어려운 건데. 앞으로 어떤 선수가 기록을 깰지 모르겠지만 한동안 기록이 남지 않을까.   
 
-기록을 세웠을 때, 아빠에게 자랑을 좀 했나.
허훈: 하도 자랑하니깐, 그만 좀 하라고 하더라(웃음).
 
 
-아버지 허재가 그랬듯, 아들 허훈도 자기 시대의 ‘최고’가 됐다. 만약 부자가 동시대에 뛰었다면, 누가 더 위대한 선수가 됐을까.  
허훈: 포지션이 다르다. 아빠는 슈팅가드, 난 포인트가드다. 아버지는 워낙 몸이 좋고. 내가 농구로는 안 됐을 것 같다. 그래도 아버지를 막겠다는 승부욕으로 한 번 해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허재: 훈이가 나랑 같은 시대에 뛰었으면 MVP는 못 받는 거지~(웃음). 농담이고. 그런데 승부욕 만큼은 나도 안 뒤진다. 훈이 만큼 화려하지 않아도 내가 더 무게감 있는 플레이를 하지 않았겠나.
 
-만약 허훈이 과거로 가서 ‘허재 시대’에 뛰었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허훈: 강동희 선배님을 상대해보고 싶다. 정통 포인트가드로, 패스도 잘하고 빠르고 슛도 좋았다.
허재: 훈이라면 그 시대에 맞게 자기 플레이를 잘했을 것 같다.
 
-반대로 허재가 지금 뛴다면 어떨까.
허재: 훈이랑 같이 뛰어보고 싶다. 센스랑 시야가 좋고, 자신감은 나랑 비슷하다. 같은 팀에서 뛰었다면 ‘허동택 트리오’(기아 시절 허재-강동희-김유택)처럼 ‘허허 듀오’로 불리지 않았을까. 
 
-함께 뛰고 싶은 상대방 시대의 멤버를 꼽아본다면.
허훈: 서장훈, 현주엽 선배님도 아빠랑 동시대인가요. 그게 아니면 강동희, 김유택, 이충희, 외국인 맥도웰. 이 정도 멤버면 바로 통합우승이죠.
허재: (김)종규에, 이정현(KCC), 워니(SK), 그리고 나랑 포지션은 같지만, 큰아들 허웅(DB). 맞붙으면 막상막하겠네. 참 (김)종규는 내가 좋아하는 선수다. 이번에 MVP 경합을 하다가 못 받았지만 받을만한 선수다.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성실하다. 훈이와도 친한데, 서로 격려하며 내년에 더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한다.
 
-상대팀 감독(허재)과 선수(허훈)로 내일 챔피언결정전 최종전에서 만난다면?
허재: 훈이가 돌파와 2대2 플레이를 잘한다. 다 막을 수 없다면, 한 달간의 기록을 뽑아서 슛, 패스, 체력 중 약점을 잡아내 공략할 것 같다.
허훈: 아빠라도 벤치에 있으면 감독일 뿐이다. 선수는 죽기 살기로 할 수밖에 없다.
 
20일 프로농구 MVP를 수상한 허훈(왼쪽)과 그의 아버지 허재. 김상선 기자

20일 프로농구 MVP를 수상한 허훈(왼쪽)과 그의 아버지 허재. 김상선 기자

 
-허재는 2018년 아시안게임 농구대표팀 감독으로 두 아들을 뽑았는데, 동메달에 그쳤다. ‘혈연농구’ 논란 속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허훈이 그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입증한 것 같다.
허재: 그 당시 부자지간이 아시안게임을 가니깐 안좋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었다. 아들이라서 국가대표에 뽑은 게 아니고 그 포지션에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뽑은 거다. 지금은 대표팀에서 물러났지만 그 때 결정을 후회한 적은 없다. 지금은 ‘훈이가 잘했구나’ 인정해주셔서 감사하다.
 
-장남 허웅은 인기상을 받았다. 올 시즌 SK전에서 35점을 몰아치기도 했다. 
허재: 올 시즌 중에 약간 부상이 있었지만 인기상을 받았다. 인기상은 또 하나의 MVP급 상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는 부상없이 MVP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2017년 허훈 휴대폰 메신저ㅔ 적힌 문구. [사진 허훈]

2017년 허훈 휴대폰 메신저ㅔ 적힌 문구. [사진 허훈]

 
-2017년 허훈 휴대전화 메신저에는 ‘인생에서 가장 큰 즐거움은 사람들이 '넌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 일들을 해내는 겁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프로 데뷔 3년 만에 MVP가 됐다.  
허훈: 그 당시 힘들었지만 이겨냈다. 그리고 많은 분에게 인정받아 기쁘다. 농구 인생이 많이 남았다. 더 노력하겠다. 
허재: 아버지 그늘 탓에 힘들었을 텐데 대견하다. 아마 다른사람보다 두배의 노력을 했을 거다. 앞으로 아버지보다 잘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아버지로서 뒤에서 응원하겠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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