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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덩이 메치는 ‘생활운동의 달인’ 김민종

김민종은 남자 유도대표팀 막내이자, 유일한 대학생 국가대표 1진이다. [사진 IJF]

김민종은 남자 유도대표팀 막내이자, 유일한 대학생 국가대표 1진이다. [사진 IJF]

김민종(왼쪽)이 서울 마장동의 한 유도장에서 초등학교 시절 지도자인 홍대희 관장과 연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김민종(왼쪽)이 서울 마장동의 한 유도장에서 초등학교 시절 지도자인 홍대희 관장과 연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힘을 빼는 순간 메치기 당하는 유도에 비하면 이 정도는 쉽죠. 힘들면 잠시 쉴 수도 있잖아요.”
 

남자 유도 무제한급 20세 기대주
선수촌·학교 문닫아 자구책 마련
아버지 정육점 고기 옮기며 운동
“올림픽 연기 호재, 금메달 딸 것”

13일 서울 마장동 축산물시장에서 만난 유도 남자 100㎏ 이상급(무제한급) 국가대표 김민종(20·용인대)이 자기 덩치만 한 고깃덩이를 들쳐메며 말했다. 키 1m84㎝에 체중 140㎏인 그는 보기만 해도 덩치에 기가 눌려 압도된다. 
 
트럭과 창고를 몇 차례 왕복한 그의 얼굴은 땀범벅이 됐다. 1톤 분량의 돼지고기를 금세 다 옮겼다. 그는 “쉬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해서 시장에 나왔다. 근력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해서 했다”고 말했다.
 
한창 훈련 파트너를 메쳐야 할 김민종이 고깃덩이와 씨름 중인 건 진천선수촌이 휴식기에 들어가서다. 대한체육회는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자 지난달 28일 선수촌 문을 닫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도 작용했다. 휴가는 최대 5주. 
 
대표선수들은 퇴촌 후 소속팀에 합류했다. 그는 그럴 수 없었다. 유일한 대학생 국가대표인 그의 소속팀은 용인대 유도부. 학교 팀이라 코로나19로 해산한 상황. 운동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는 “난 욕심이 많다. 상황이 어렵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순 없었다”고 말했다.
 
아차산 중턱에서 나무에 고무튜브를 걸고 운동하는 김민종. 피주영 기자

아차산 중턱에서 나무에 고무튜브를 걸고 운동하는 김민종. 피주영 기자

 
고민 끝에 자신만의 운동법을 찾았다. 오전엔 집(마장동)에서 가까운 아차산에 오른다. 유산소 운동이다. 하산까지 3시간 코스다. 오후엔 아버지 정육점에서 고기 옮기는 일을 돕는다. 김민종은 “손질한 돼지고기가 45㎏ 정도다. 두 덩이만 들어도 웨이트 트레이닝 이상의 효과다. 전엔 용돈 주실 때만 도와드렸는데, 요즘은 운동 반 효도 반으로 힘 좀 쓴다”며 웃었다. 
 
저녁엔 동네 유도장에 간다. 맞는 상대는 없어도, 도복 깃을 잡으며 감각을 유지한다. 그는 “퇴촌하고 하루 푹 쉬고, 이후 산-가게-유도장이다. 이쯤 되면 ‘생활 운동의 달인’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선수촌이 문을 닫은 뒤 아버지의 정육점에서 고기를 옮기며 운동한다. 김상선 기자

그는 선수촌이 문을 닫은 뒤 아버지의 정육점에서 고기를 옮기며 운동한다. 김상선 기자

 
2000년생 김민종은 19세였던 지난해 국가대표 1진이 됐다. 첫해부터 거침없었다. 2019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깜짝 동메달을 땄다. 프레올림픽이었던 이 대회에는 세계 톱랭커가 총출동했다. 
 
그는 “어리다고 얕보면 ‘큰코다치게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나섰다. 걱정보다 세계 수준이 높지 않아 자신감을 얻었다”고 자랑했다. 세계 80위권에서 1년 만에 6위까지 뛰어올랐다.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컸다.
 
2019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따고 포효하는 김민종. [사진 IJF]

2019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따고 포효하는 김민종. [사진 IJF]

 
무제한급은 체격에서 압도적인 유럽 거구들이 득세하고 있다. 올림픽 2연패(2012, 16년)와 세계선수권 8회 우승의 테디 리네르(31·프랑스)는 키 2m4㎝에 몸무게 140㎏이다. 김민종이 세계선수권 동메달 결정전에서 꺾었던 브라질 하파엘 실바(33·당시 세계 5위)는 키 2m5㎝에 몸무게 155㎏이다. 
 
그의 장점은 타고난 근력과 순발력이다. 서양 선수보다 키는 작아도 체중에서 밀리지 않는다. 낮은 무게중심으로 주특기인 업어치기를 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 그는 “어려서부터 고기로 다진 힘과 체중은 안 밀린다. 무제한급의 매력은 체급을 초월해 작은 선수가 큰 선수를 넘기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김민종이 가장 좋아한다는 배우 마동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민종이 가장 좋아한다는 배우 마동석.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도쿄올림픽 연기는 김민종에게는 행운이다. 이제 20세인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그는 “힘과 스피드는 자신 있다. 성인 무대에서 뛴 지 1년밖에 안돼 경험이 부족했다. 보너스로 주어진 시간에 가능한 한 많은 대회에 나가 경험을 쌓겠다”고 말했다. 
 
액션 영화 마니아인 그가 가장 좋아는 배우는 마동석이다. 그는 “영화에서 마동석 형님은 무적 카리스마다. 나도 절대 지지 않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겠다. 목표는 도쿄올림픽 금메달”이라고 강조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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