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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0원인데···여행사 95%, 정부 무담보 대출 외면한 속내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업이 직격탄을 입었다. 비행기가 뜨지 못하고 사람들은 봄나들이조차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썰렁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의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업이 직격탄을 입었다. 비행기가 뜨지 못하고 사람들은 봄나들이조차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썰렁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의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입은 관광업계에 문화체육관광부가 긴급 지원에 나선 지 두 달이 지났다. 문체부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융자 지원을 차질 없이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문체부 코로나 특별 지원 두달 실적 공개
2만개 여행사 중 1105개사만 대출 신청
절차 길고 복잡해 여행사 대부분 외면
3월5일 신청 업체 “40일째 깜깜무소식”

이를테면 대출 총액 1000억원을 마련했다는 무담보 특별융자의 경우 전체 여행사의 약 5%만 대출을 신청했다. 무담보, 최대 2억원 대출, 이자 1%(변동 금리), 3년 거치 후 3년 상환 등 파격 조건을 내건 정부의 대표 지원정책이 사실상 외면당한 것이다.
 

 577개 여행사 293억원 대출 

문체부가 14일 발표한 무담보 특별융자 지원 실적을 살펴보자. 융자 지원을 시작한 2월 19일부터 51일이 지난 4월 10일 현재, 모두 1421개 관광사업체가 828억5000만원을 대출 신청했다. 실제 집행 실적은 신청 규모의 절반에 못 미친다. 702개 업체에 378억5000만원이 지급됐다. 문체부는 “특별융자는 주로 여행업계가 혜택을 받았다”며 “577개 여행사에 293억원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융자는 여행업, 관광숙박업을 포함한 관광분야의 34개 업종을 지원 대상으로 했다. 2019년 관광사업체 통계(한국문화관광연구원)를 보면, 전체 사업체 수는 3만7288개에 달한다. 이중 문체부의 특별 융자를 신청한 업체는 3.81%였다. 여행사(2만2609곳) 중에는 4.88%에 달하는 1105개 업체만 대출을 신청했다.  
 

 “대출 신청 40일째 감감무소식” 

문체부 융자 지원이 시작(2월 19일)하자마자 상담을 신청한 T여행사. 서울 중구에 자리한 T여행사는 차례를 기다린 끝에 3월 5일에서야 농협을 통해 1억원 대출을 신청했다. 다시 기다린 끝에 3월 23일 신용보증재단에서 전산 접수를 완료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대출 신청 18일 만에 심사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4월 14일 현재, 대출금이 지급되기는커녕 진행 상황조차 깜깜무소식이다. T여행사 A대표는 “서류가 부족하다거나 신청액보다 실제 지급액이 깎였다는 연락이라도 왔으면 좋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문체부는 “융자 신청 건수가 예년보다 4배 이상 늘어 처리가 늦어졌다”며 “4월 9일 신용보증재단 인력이 보강된 만큼 융자금 지급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특별 융자는 늦어도 5월 중순에 모두 지급될 것”이라며 “추가 고용 대책 등 보다 강도 높은 지원책을 기재부와 논의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
 

 특단의 조처도 검토해야

여행업계가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큰 폭으로 줄었지만 전 세계가 언제 팬데믹 공포에서 벗어날지 까마득한 상황이다. [중앙포토]

여행업계가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큰 폭으로 줄었지만 전 세계가 언제 팬데믹 공포에서 벗어날지 까마득한 상황이다. [중앙포토]

문체부 특별융자의 문제는 여행사의 95%가 대출을 지레 포기했다는 사실이다. 담보가 필요 없는 대출이지만, 신용을 깐깐히 따지는 데다 지급까지 오래 기다려야 해서다. 여행사 입장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사실상 0원인 데다 언제 이 사태가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빚을 떠안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고 한다. 

 
대출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3월 31일 서울시가 발표한 ‘여행업 위기극복 프로젝트’를 참고할 만하다. 여행사가 새 상품을 만들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심사를 통해 1000개 여행사에 500만원씩 지원할 방침이다. 전문가 컨설팅까지 지원해 여행업체가 자생하도록 돕는다. 일본인 유치 전문 여행사인 ‘한나라관광’ 안근배 사장은 “관광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만큼 대출 지원도 좋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움을 줬으면 한다”며 “상품 개발비, 경영 컨설팅비 같은 방식으로 직접 지원을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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