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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르포]미스터 강원도 이광재vs원주의 자존심 박정하 대결…바람 어디로 불까

'미스터 강원도' 대 '원주의 자존심'
 
원주갑에서 맞붙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정하 미래통합당 후보가 각각 강조하는 홍보 문구다. 여기엔 두 후보의 서로 다른 총선 전략이 담겨 있다. 민주당의 강원권역 선대위원장을 맡은 이 후보는 대선주자급의 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처음으로 총선 본선에 나선 박 후보는 상대의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을 비판하며 깨끗한 지역 일꾼이란 점을 내세우고 있다.
원주갑 누가 맞붙나. 그래픽=신재민 기자

원주갑 누가 맞붙나. 그래픽=신재민 기자

 
강원도는 보수세가 강하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이 전체 9석을 석권했고, 20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1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수도권과 가까운 원주의 사정은 다르다. 16대 총선에선 민주당계 후보가, 17ㆍ18대 때는 통합당계가 이겼고 재보궐 선거에선 다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후 김기선 새누리당 후보가 20대 총선에서 이기며 재선에 성공했지만, 표 차이는 134표였다.
 
대부분의 여론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앞서 나가고 있지만, 두 후보 모두 “최종 결과는 알 수 없다. 강원도는 바람을 타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번 바람은 어디로 불까. 중앙일보 취재진이 9일 선거 운동 현장을 찾아가 봤다.
 

"정치 반성해야…여야 머리 맞대 갈 길 찾겠다"

오전 7시 30분, 이 후보는 출근 인사를 위해 원주시 단계동 자오기사거리로 나섰다. 차를 향해 90도로 인사를 하는 도중에도 시민들이 지나가면 적극적으로 다가가 명함을 건넸다. 이 후보를 발견하고 “응원합니다”라고 말하는 유권자도 있었지만, 일부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바쁜 걸음으로 지나쳐갔다. 그때에도 이 후보는 웃음을 잃지 않고 “안녕하세요. 제가 이광재입니다”라고 인사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오전 출근 중인 시민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오전 출근 중인 시민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이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오랜만에 하는 선거운동이라 처음엔 후보도 어색해했고, 젊은 세대에선 못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 걱정했다”며 “몇주가 지나니 이젠 선거운동도 꽤 익숙해지고 주민들 반응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011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도지사직과 피선거권을 상실했지만, 지난해 말 특별사면됐다. 10년 만에 복귀해 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긴 기간 정치 일선을 떠났음에도 여전히 그는 잠룡으로 꼽힌다. ‘미스터 원주’ 대신 ‘미스터 강원도’를 내세운 것도 강원 출신 대통령의 꿈을 이룰 거물 정치인, 지역 발전을 끌어낼 힘을 가진 후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시민들의 이런 점을 기대했다. 원주 토박이라는 라영애(51)씨는 “사람이 똑똑하고 경력도 화려해 정무 능력이 있을 것 같다”며 “원주는 발전의 밑그림을 그릴 게 아니라 다듬고 마무리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이 후보가 그런 희망을 갖게끔 해준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이런 점 때문에 복귀와 동시에 중책을 맡겼다. 다만 이 후보는 “기대치가 자꾸 올라가는 게 걱정”이라며 “통합당이 이전 선거처럼 압승을 할 순 없겠지만, 우리가 몇석이나 가져갈지는 도저히 모르겠다. 겸손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강원도 원주시 태장동 일대에서 유세차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강원도 원주시 태장동 일대에서 유세차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정치 현안이나 선거 이후에 대해 말할 때도 그는 겸손과 반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로 상대의 허물을 찾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젠 내 허물을 봐야겠단 생각이 든다”며 “‘정치인 너희만 잘하면 걱정이 없다’는 국민 말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당선되면 여야를 넘어 의미 있는 분들과 함께 공부 모임을 만들고 권력과 정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겠다”고 덧붙였다.
 
출근 인사 뒤엔 곧장 유세차에 올라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를 누비며 지역 관련 공약을 알렸다. 특히 강조한 것은 교육이었다. 이 후보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클린턴 대통령은 어린 시절 케네디 미국 대통령과 악수한 뒤 UN에 가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꿨다”며 “혁신도시의 박사들이 아이들을 돕도록 해 우리 아이들이 위대한 꿈을 꿀 수 있는 최고의 교육환경을 갖추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깨끗한 후보…경제 살릴 수 있게 도와 달라"

박 후보도 오전 7시 30분 원주 학성동 단계사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했다.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인사를 하다가도 길 건너편에 행인이 보이자 곧장 달려가서 명함을 건넸다. 캠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시민들을 만나기가 힘든 데다, 후보가 돼 치르는 본선 승부는 처음인 만큼 발로 뛰면서 단 한명이라도 얼굴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정하 미래통합당 후보가 9일 오전 시민들을 만나 인사를 건네고 있다. 우상조 기자

박정하 미래통합당 후보가 9일 오전 시민들을 만나 인사를 건네고 있다. 우상조 기자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과 춘추관장을 역임했다. 이후엔 원희룡 제주지사 아래서 정무부지사를 지냈고,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을 맡으며 ‘개혁 보수’의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았다. 하지만 상대 후보보다 인지도와 경험 측면에선 다소 부족하다. 이 때문에 박 후보 측은 “정치적인 흠집이 없고 깨끗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박 후보는 “상대 후보가 훌륭하지만, 현행법 위반 범죄 등 흠결도 많다”며 “시민들도 그런 부분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후보에게 미래를 맡길 수 있느냐’는 걱정들을 많이 한다”고 주장했다. 6일 박 후보를 지원하러 온 유승민 의원 역시 “정치 20년을 하며 별별 사람을 만나봤지만, 박 후보만큼 깨끗하고 반듯한 사람은 못 봤다”며 “불법과 부정부패를 저지르면 다시는 정치권에 발을 못 붙이도록 하는 게 대한민국 정치가 갈 길”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역 주민들을 만났을 때도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원주중앙시장에서 만난 박모(83)씨는 “이 후보가 교도소를 다녀온 데다, 군 복무를 회피했다는 의혹까지 있으니 박 후보에게 훨씬 마음이 간다”며 “경제 문제 같은 정부의 실정도 많지만, 후보의 인성 문제가 더 크다”고 말했다.
 
박정하 미래통합당 후보가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사무소 인근의 유세차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00409

박정하 미래통합당 후보가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사무소 인근의 유세차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00409

출근 인사를 마친 박 후보는 아파트 상가와 시장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시민들이 많이 없고 가게들도 텅 비었지만, 최대한 돌아다니면서 고충을 듣고 있다”고 했다. 한 식당 주인은 박 후보를 보자 “여기 다 조용해요. 힘들어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 후보는 “경제 살릴 수 있게 꼭 좀 도와주세요”라고 답했다.
 
지역의 당면 과제도 경제를 꼽았다. 그는 “원주는 대기업이 거의 없고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대부분인데, 이분들이 버티기 어렵다는 말씀을 너무 많이 한다”며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국가 정책 기조가 혁신성장개념으로 바뀌어야지, 그게 없이 지역별로 현란한 공약을 내봐야 소용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현 정치권에 대한 평가는 이 후보와 비슷했다. 박 후보는 “‘우리는 하루도 버티기 힘든데 정치권은 늘 싸우기만 한다’는 말이 가장 뼈아팠다”며 “그럴 때는 한표 달라고 하는 게 너무 송구하고 또 속상했다”고 말했다.  
 
윤정민ㆍ정희윤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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