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中 사스영웅 중난산 한마디에···1800만 대나무쥐 떼죽음 위기

중국에서 양식하던 대나무쥐 1800만 마리가 떼죽음에 직면했다. 지난 8일 중국 농업농촌부가 고지한 식용 가능한 가축·가금류 31종의 목록에 대나무쥐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중국 농업농촌부, 지난 8일 발표한
식용 가능 야생동물 목록에서 빠져
광시좡족자치구 사육만 1800만 마리
판로 막히며 몰살 위기에 처한 것
중국 야생동물 사육 종사자 1400만
중국 경제에도 엄청난 타격 예상돼

중국 호흡기 질병의 권위자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대나무쥐나 오소리 등이 중간 숙주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 호흡기 질병의 권위자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대나무쥐나 오소리 등이 중간 숙주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터지자 중국 호흡기 질병의 권위자 중난산(鍾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는 지난 1월 20일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하다”며 바이러스의 중간 숙주로 대나무쥐와 오소리 등 야생동물을 꼽았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퇴치의 영웅인 중난산의 발언 영향력은 컸다. 중국 당국은 야생동물을 마구 잡아먹는 중국인의 기상천외 식도락 퇴치를 위해 법제 강화에 즉각 나섰다.
 
중국 광시좡족자치구는 빈곤 타파 차원에서 대나무쥐 양식 산업을 장려해 현재 약 10만 농민이 약 1800만 마리의 대나무쥐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 광시좡족자치구는 빈곤 타파 차원에서 대나무쥐 양식 산업을 장려해 현재 약 10만 농민이 약 1800만 마리의 대나무쥐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의 ‘야생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야생동물은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국가중점보호동물, 두 번째는 지방중점보호동물, 세 번째는 과학연구, 경제적, 사회적 가치가 있는 동물이다. 세 번째 야생동물은 경제적, 사회적, 과학연구와 같은 세 가지 가치를 가진 동물이라고 해서 ‘삼유(三有)동물’로 불린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중국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즉 국가와 지방중점보호동물만 식용을 금지했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지난 8일 식용 가능한 가축가금류 31종을 발표했다. 여기엔 돼지와 소, 닭 등 18종의 전통 가축가금류와 사슴과 꿩 등 특수 가축가금류 13종이 포함됐다. [중국청년보망 캡처]

중국 농업농촌부는 지난 8일 식용 가능한 가축가금류 31종을 발표했다. 여기엔 돼지와 소, 닭 등 18종의 전통 가축가금류와 사슴과 꿩 등 특수 가축가금류 13종이 포함됐다. [중국청년보망 캡처]

 
그러나 중난산의 지적 이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지난 2월 24일 ‘삼유동물’의 교역과 식용을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어떤 동물이 식용 가능한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농업농촌부가 목록을 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 달 반의 검토 끝에 지난 8일 농업농촌부는 ‘국가 가축·가금류 유전자원 목록’을 발표했다. 목록 제작 시 과학적인 측면과 안전성, 민족관습 존중, 국제적 흐름 등 4개 원칙을 고려했다며 개는 반려동물로 분류해 식용에서 제외했다. 이는 중국인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지난 8일 식용 가능의 가축가금류 31종을 발표하면서 개는 반려동물로 식용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 농업농촌부는 지난 8일 식용 가능의 가축가금류 31종을 발표하면서 개는 반려동물로 식용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중국 바이두 캡처]

 
농업농촌부는 식용 가능의 전통 가축·가금류 18종과 특수 가축·가금류 13종을 밝혔는데, 전통 가축·가금엔 돼지, 소, 양, 말, 나귀, 낙타, 토끼, 닭, 오리, 거위, 비둘기 등이 포함됐다. 또 특수 가축·가금류 13종으론 사슴, 꿩, 자고, 타조 등을 꼽았다. 밍크나 여우, 담비 등은 식용이 아닌 모피를 얻기 위한 특수 가축으로 분류했다.
 
문제는 이미 중국 각지에서 광범위하게 양식하던 야생동물인데 이번 발표에서 식용 가능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들이다. 대표적으로 대나무쥐(竹鼠)가 꼽힌다.
 
중국 광지좡족자치구에서 식용으로 사육하던 대나무쥐 1800만 마리가 떼죽음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8일 중국 농업농촌부 발표에서 식용 가능한 야생동물 목록에 들지 못한 것이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 광지좡족자치구에서 식용으로 사육하던 대나무쥐 1800만 마리가 떼죽음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8일 중국 농업농촌부 발표에서 식용 가능한 야생동물 목록에 들지 못한 것이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의 제2대 통신사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가 발행하는 중국신문주간(中國新聞周刊)의 지난 6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많이 대나무쥐를 양식하는 곳은 광시좡족(廣西壯族) 자치구로 이곳에서 사육하는 대나무쥐가 현재 1800만 마리에 달한다.
 
이는 중국 전역에서 양식하는 대나무쥐의 약 70% 정도로 알려진다. 광시자치구에서만 대나무쥐 양식사업에 종사하는 이만 10만 명에 이른다. 이를 통해 창출하는 경제적인 가치는 20억 위안(약 3450억원) 정도라고 한다.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핑러현의 셰푸지에는 자치구 정부의 도움으로 대나무쥐 양식사업을 해 왔으나 대나무쥐가 식용 금지 야생동물로 분류되며 큰 위기에 빠졌다. [중국 핑러핫라인 캡처]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핑러현의 셰푸지에는 자치구 정부의 도움으로 대나무쥐 양식사업을 해 왔으나 대나무쥐가 식용 금지 야생동물로 분류되며 큰 위기에 빠졌다. [중국 핑러핫라인 캡처]

 
지난 2013년부터 대나무쥐를 키워 팔아온 광시좡족 자치구의 셰푸지에(謝富杰)는 당황함을 감추지 못한다. 올해 37세의 그는 “판로가 막힌 2000마리의 대나무쥐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시골에선 심거나 키우거나 둘 중 하나의 일을 해야 하는데 이전에 했던 유자 심기는 실패해 이젠 광시좡족 자치구 정부가 권장한 대나무쥐 키우기로 돈을 버는가 싶었는데 망하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 광시좡족자치국의 핑러현에서 대나무쥐 양식사업을 해온 셰푸지에(오른쪽)가 주민과 함께 대나무쥐를 들어보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국 핑러핫라인 캡처]

중국 광시좡족자치국의 핑러현에서 대나무쥐 양식사업을 해온 셰푸지에(오른쪽)가 주민과 함께 대나무쥐를 들어보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국 핑러핫라인 캡처]

 
광시자치구는 그동안 빈곤 타파를 위해 대나무쥐를 키우는 농가엔 한 마리당 56위안에서 120위안의 보조금까지 지급해왔다. 닭 한 마리당 7~15위안의 보조금보다 더 줘 많은 농가가 대나무쥐 사육에 뛰어들었고 그 결과 광시에서만 1800만 마리를 키우게 됐다.
 
그러나 지난 8일 농업농촌부 발표에서 대나무쥐가 식용 가능 동물에서 제외됨으로써 몰살의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은 8일 발표가 중국 국민의 의견을 청취하는 안(案)이란 점이다.
 
중국 윈난성이나 저장성 등에서 주로 서식하는 중화국두복박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천연 숙주로 꼽히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 윈난성이나 저장성 등에서 주로 서식하는 중화국두복박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천연 숙주로 꼽히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농업농촌부는 5월 8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나무쥐가 식용에 포함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셰푸지에는 다시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그가 하고 싶어하는 양돈장을 만들려면 80만 위안이 든다.
  
한데 과거 대나무쥐 양식업을 위해 대출받은 돈까지 있어 양돈장을 만들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무려 16년이 걸린다고 한다. 빈곤 타파의 꿈을 안고 시작한 사업이 신종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역병을 맞아 좌초하고 있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중국 정부는 야생동물을 마구 잡아먹는 식습관 개선을 위해 과거 식용으로 허용하던 경제적, 사회적, 과학연구 가치가 있는 동물도 앞으로는 먹을 수 없다고 규정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중국 정부는 야생동물을 마구 잡아먹는 식습관 개선을 위해 과거 식용으로 허용하던 경제적, 사회적, 과학연구 가치가 있는 동물도 앞으로는 먹을 수 없다고 규정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문제는 된서리를 맞게 된 대나무쥐 양식도 중국 야생동물 양식산업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에서 양식하는 야생동물 종류만 100여 종에, 종사자는 2016년의 경우 1409만 명이고, 여기에서 창출되는 산업 가치는 1250억 위안이 넘는다고 한다. 야생동물 식용 금지가 중국 경제엔 또 하나의 엄청난 타격이 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