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11일 서울 영등포본동주민센터에 투표를 하러 온 시민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가람 기자
1m 거리 두기 외쳤지만 계단서 뒤엉켜
사전투표 사무원들은 방역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1층 입구에서 적외선 체온계를 이마에 대고 발열을 체크했고 열 감지 카메라로 한 번 더 체온을 확인했다. 4층 투표소에서는 시민들에게 비닐장갑을 2장씩 나눠줬다.
그러나 밀려드는 시민들로 주민센터가 인산인해를 이루자 사회적 거리 두기는 무너졌다. 사전투표 사무원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말고 계단으로 올라가 주세요”라고 안내했지만 정작 비좁은 계단에서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들이 서로 뒤엉켰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 사람이 몰리자 좁은 계단에서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들이 서로 뒤엉켰다. 이가람 기자
투표 마친 후엔 봄나들이 떠나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 단위의 투표자도 있었다. 영등포본동주민센터 앞에서 유모차를 끌고 누군가를 기다리던 정모(37)씨는 “지금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서 아내와 교대로 투표를 하고 있다”며 “투표를 마치고 바로 아라뱃길로 드라이브를 갈 예정이라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고 했다.

주말인 11일 봄나들이객들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돗자리를 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가람 기자
벚꽃길 꽃잎 떨어지자 한강 공원으로 몰려
남자친구와 함께 천안에서 왔다는 조모(22)씨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한강에 놀러 오기가 눈치 보여 못 오고 있었다”며 “날씨도 풀리고 사람들도 많이 오길래 큰 걱정 없이 놀러 왔다”고 말했다. 돗자리를 깔고 친구와 함께 간식을 먹고 있던 방모(15)씨는 “코로나가 염려돼 일부러 한강 공원을 찾았다”며 “한강 공원은 탁 틔어 있어서 오히려 더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강 사업본부 관계자는 “한강 공원만 본다면 여긴 신종 코로나와 전혀 무관한 곳처럼 보인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11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올림픽공원과 석촌호수가 부분 폐쇄되자 나들이객이 서울숲으로 모이고 있다. 이우림 기자
한편, 제21대 총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11일 오후 4시 기준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사전투표에서 선거인 총 4399만4247명 중 1032만982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누적 투표율은 23.46%이며 투표는 이날 오후 6시에 종료된다.
이가람ㆍ이우림 기자 lee.garam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