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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날개 다는 ‘테크핀’…떨고있는 금융·증권 ‘핀테크’

지난 달 18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토스준비법인의 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의결했다. 지난해 말 설립된 이 법인의 최대주주는 1600만 회원을 확보한 모바일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다. 이로써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승인받은 데 이어 증권업 진출까지 눈앞에 두게 됐다. 본인가만 나면 올 하반기 영업에 나설 수 있다.  
 

규제 완화 계기로 진출 경쟁 가속
카카오 증권 계좌 한달 새 50만 건
비바리퍼블리카도 하반기에 진출

2030 신규 고객 확보 잠재력 커
금융·증권사와 생존 다툼 치열

박재민 토스준비법인 대표는 “첫 투자 고객도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새로운 증권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 설립된 비바리퍼블리카는 불과 5년 만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이 됐을 만큼 급성장했다.
  
#이뿐 아니다. 모바일 간편결제·송금·청구서 등의 서비스로 3000만 회원을 보유한 카카오페이(카카오 자회사)도 최근 증권업에 뛰어들었다. 카카오페이는 2018년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결정하고 지난해 지분 60%를 취득하면서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 올 2월 금융위의 인수자격 심사를 통과했다. 직후 카카오페이증권이라는 새 이름으로 증권 계좌 유치에 나섰다. 한 달 만인 지난 달 25일 계좌 개설 건수가 50만건을 넘어섰다.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매출은 1411억원으로 전년(695억원) 대비 배 이상으로 늘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비바리퍼블리카·카카오페이 같은 테크핀(TechFin) 기업이 약진하고 있다. 일반 금융업에 이어 증권업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테크핀은 핀테크(FinTech)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개념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금융 서비스라는 점에선 동일하지만 핀테크는 주로 금융사가 서비스의 주체인 경우다. 기존 금융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되 ICT 인프라는 아웃소싱으로 구축한 경우가 많다. 시중은행의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이 대표적이다. 이와 달리 테크핀은 ICT 기업이 주도하는 금융 서비스다. ICT 인프라를 자체 보유하고 플랫폼 이용자 대상의 서비스를 추구해 핀테크와는 차이가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주 마윈 전 회장이 2016년 처음 정의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테크핀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대표주자다. 삼성전자는 2015년 미국 스타트업 루프페이를 인수, 이 회사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2015년 ‘갤럭시S6’를 시작으로 이후에 나온 삼성전자 스마트폰 대부분에 기본 탑재했다. 지난해 누적 결제액 40조원을 넘어섰다. 이 외에도 ‘네이버페이’의 네이버와 ‘페이코’의 NHN페이코, ‘스마일페이’의 이베이코리아 등이 이용자 급증에 따른 매출 증가세를 누리고 있다. 성장성을 확인한 다른 ICT 스타트업도 후발주자로 테크핀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ICT 업계는 최근 테크핀 기업의 증권업 진입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를 계기로 이들 간 진출 경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본다. 증권업으로 더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수익선을 갖출 수 있어서다. 대기업이면서 수익선이 다양한 삼성전자가 아닌 테크핀 전문 업체들은 주로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결제·광고 수수료로 대부분의 수익을 얻는다.  
 
그러나 수년간 급격히 커진 몸집과, 비례해서 매년 늘고 있는 각종 비용 부담에 비해 마진이 덜 남는 장사였다. 실제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는 예년에 이어 지난해도 적자(영업손실)를 면치 못했다.  
 
증권업을 하면 수수료 수익 외에도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직접적인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로 수익 증대, 플랫폼 내 자금 유입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이동훈 KB증권 연구원은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드는 결제·송금 등 저(低)마진 사업 비중이 줄면서 손익 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게다가 테크핀 기업은 20~30대를 주식 투자의 세계로 유인해 신규 수요로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이 기성 증권사들보다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 주식 투자 인구가 500만 명 수준인데 그중 20~30대 비중은 25%가량에 불과하다. 테크핀은 플랫폼 이용자 다수가 스마트폰 등 ICT 활용에 능하고 관심 많은 20~30대라 틈새시장 개척이 상대적으로 쉽다. 카카오페이의 50만 계좌를 개설 분석한 결과 20~30대가 전체의 68.4%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테크핀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금융·증권업 판도 역시 요동칠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들이 인공지능·블록체인처럼 테크핀에 유용하게 접목할 수 있는 최신 ICT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기술력을 쌓는 한편, 금융 노하우도 축적하고 있어 수요의 중심축이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거꾸로 금융·증권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ICT 기업들의 (테크핀에 대한) 잇단 투자와 영역 확대 이면에서 금융·증권사들은 더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내몰렸다는 고민을 안게 됐다”며 “지금껏 핀테크 관련 신사업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면 해외 사례 벤치마킹 등을 통한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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