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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여권 개입설' 신라젠 전 대표 2명 영장 청구

부산 북구 부산지식산업센터 내 신라젠 본사. 뉴스1

부산 북구 부산지식산업센터 내 신라젠 본사. 뉴스1

제약·바이오기업인 신라젠 주주·임원들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이 신라젠 전 대표인 곽병학·이용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금융당국의 의뢰로 검찰이 신라젠 수사에 착수한 지 8개월여 만으로, 수사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총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여권 인사 개입설’이 나오는 신라젠 관련 강제 수사에 나선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신라젠 주식 '폭망' 전 팔아치워   

검찰은 곽·이 전 대표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면역·항암 치료제로 알려진 ‘펙사벡’의 임상 실험이 중단될 것을 사전에 알고 보유 주식을 미리 팔아 막대한 시세 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곽 전 대표를 비롯해 신라젠의 특별관계자와 임원들이 지난해 8월 펙사벡의 마지막 임상 실험 중단 전 매도한 주식은 총 2515억원(292만765주)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2월 코스닥에 상장된 신라젠은 한동안 1만원대에서 오르내렸지만, 2017년 하반기부터 펙사벡 임상 실험 소식이 전해지며 연일 급등했다. 그 결과 2017년 11월 주가는 13만원선까지 올랐고, 코스닥 종목 중 ‘연간 주가 상승률 1위’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그런데 신라젠 주가가 고공 행진하는 중 임원과 그의 친인척인 특별관계자들이 지분을 대량 매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라젠 주가는 요동쳤고, 지난해 8월 미국에서 펙사벡 임상 시험 중단 권고 발표가 최종적으로 나오며 주가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최근 신라젠 주가는 1만2000원~1만3000원 선이다.  
 
이 때문에 신라젠 소액주주 등은 신라젠 임원 및 특별관계자가 펙사벡 임상 시험 중단 사실을 시장에 공표되기 전에 미리 알고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아치워 손실을 회피하며 막대한 차익을 얻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 역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 성장 배경에는 '다른 힘' 있었나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시스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시스

또 검찰은 신라젠의 ‘여권 인사 개입설’에 대해서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당시 특별한 기술이 없는 신라젠이 기술특례상장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 누군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업계 안팎에서 끊임없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신라젠 상장 전 최대 주주였던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이철 전 대표가 노사모 출신이자 국민참여당의 지역위원장이었다는 점 때문에 의심은 더 짙어졌다. 이 전 대표는 불법 투자금 7000억원을 모은 혐의로 징역 12년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VIK 투자 피해자들은 이 전 대표가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이 전 대표에게 6억2900만원을 받아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검찰은 이 전 대표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VIK는 신라젠 상장 전 최대 주주로, 미상장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장 전 이 전 대표가 금융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장외시장에 보유 지분을 모두 팔았다. 이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앞두고 수사 속도, 검찰 속내 따로 있나  

검찰이 총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강제 수사까지 나선 것에는 최근 MBC가 이 전 대표를 서면 인터뷰해 ‘검·언 유착’을 제기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MBC는 ‘채널A 기자가 윤석열 측근 검사장과 유착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관련 비리를 집요하게 요구했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을 보도했다. 일부 여권의 총선 후보자들은 이 ‘검·언 유착’ 의혹 보도를 이용해 지지 세력을 결집하는 데에도 활용하고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 입장에서 수사 본류가 아닌 다른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나”라며 “검찰을 향한 의혹 제기를 수사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무시하고 ‘나는 내 길을 가겠다. 자꾸 흔들지 말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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