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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포함 5개국 '코로나 0' 선언···이들 공통점은 '언론자유 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현재까지 없다고 발표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8일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를 인용해 전 세계 206개국 중 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예멘·북한·레소토의 5개 국가만이 공식 발표상으로 확진자가 '제로(0)'라고 보도했다. 
북한 평양의 거리에서 이달 1일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북한 평양의 거리에서 이달 1일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영국 BBC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아직 확진 사례가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정부의 공식 통계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런던 위생·열대 의학 대학원의 마틴 맥키 교수는 "투르크메니스탄은 에이즈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수년간 주장해왔으며 이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리적으로 이 국가는 코로나 확진자·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던 중국과 이란 사이에 있다. 따라서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없다는 주장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세계 206곳 중 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예멘·북한·레소토
언론자유도 낮은 독재국가 많아
레소토는 지난달 국경 봉쇄

 
'국경없는 의사회'에 따르면 투르크메니스탄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단어를 공식 문서와 언론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해마다 각종 '세계 언론 자유 지수'에서 북한과 함께 세계 최하위를 기록해오고 있는 국가다. 2006년 취임 후 4번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는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은 "야생 약초를 태우기만 해도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 역시 중국과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감염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타지키스탄은 대통령제 민주주의 국가지만 1994년 이후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이 20여년 넘게 장기 독재 중이다. 타지키스탄은 감염자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최근 축구 리그 경기를 시작했지만, 관중 없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했다.
5일 타지키스탄에서 무관중 축구 경기가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5일 타지키스탄에서 무관중 축구 경기가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예멘의 경우 지난 5년간 내전을 겪었다. 예멘 북부 등 일부 지역을 통치하고 있는 후티 반군은 세계보건기구(WHO)에 감염 현황을 보고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군 측을 지원하는 이란은 자국 내 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관계로 예멘을 지원할 여력이 없다. 따라서 예멘에선 제대로 된 코로나 진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서방 언론들은 분석했다. 
 
오랜 내전으로 예멘의 생산 기반과 의료 체계는 붕괴 직전이다. 국민 대다수가 굶주림, 질병 등에 취약하다는 보고도 있다. 집단발병 시 큰 피해가 우려된다. 경제 상황도 낙후하다. 예멘의 지난해 1인당 GDP는 943달러에 그쳤다. 
 
북한 역시 감염자 '제로'를 주장하고 있다. WHO는 북한이 중국의 지원으로 709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진단검사를 했고, 확진자는 아직 없다는 보고를 했다고 최근 밝혔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의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재까지 2만8000여명을 격리했고, 이 중 509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격리를 해제했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확진자가 보고되지 않은 나라는 소(小)왕국 레소토다. 인구가 214만명에 불과하다. 레소토는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아프리카에 퍼지기 전인 지난달 12일 다른 국가와의 국경 출입을 전부 막는 강경책을 썼다. 또한 지난달 29일~이달 21일까지 국민이 외부 출입을 하지 못하게 막으면서 국가 전체를 봉쇄하고 있다. 
 
레소토는 확진자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자체적으로 검사할 능력도 갖추고 있지 않다. 이에 레소토 정부가 최근 마윈 알리바바 창립자가 보낸 코로나 진단 키트를 받았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예멘인들이 무기를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예멘인들이 무기를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들 국가 중 레소토를 제외하고 세계언론 자유 지수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실상은 '코로나 제로'가 아닌 '질병의 사각지대'인데도 관련 정보를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겉보기에만 '코로나 청정국'일 것이라고 짐작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세계언론 자유 지수에서 타지키스탄 161위, 예멘 168위, 북한 179위, 투르크메니스탄은 180위를 기록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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